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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농촌에서 겪고 있는 구매난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사용됩니다.
명절 대비 금요일 이동장터입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회관에 붙일 안내지를 챙겨서 이동장터 출발합니다.
9시 20분,
차를 주차할려던 찰나, 윗집 어르신이 말씀하십니다.
"야야.. 너 욕먹지 말고 차 쫌만 앞으로 빼, 여기 얼음판이라 미끌러지겠어." 하십니다.
위치를 확인하고 차를 앞으로 좀 더 빼서 햇볕을 쐬시면서 구매하고, 얼음판이 없는 곳에 설 수 있도록 위치를 다시 잡습니다.
명절 전주라 그런지 오늘은 윗집 어르신도 나오셨습니다.
하지만 구매하신 물건은 다른 물건들.
아마도 민생회복지원금을 신청하셔서 다른것들도 사러 오신듯 싶었습니다.
평소에 현금으로 거래하시던 어르신들도 모두 다 카드로 거래 하십니다.
동락점빵사회적협동조합은 카드 거래도 모두 가능합니다.
간혹 어르신들이 카드 거래가 안되는 것으로 오해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어르신은
"울 집은 갖다 줘야하는데~" 하시며 말씀하길래,
당연히 갖다 드릴 수 있다고 말씀드리니,
"물 조그만한거 한 묶음하고, 잎새주 한 박스, 그리고 만두국에 넣는 만두 하나 갖다 줘" 하십니다.
배달이 될 땐 구매하는 품목들이 조금 달라집니다.
차에 없지만 매장에 있는 것이 주문이 가능합니다.
다른 어르신은,
"요 팥라면이..참 맛난데 양은 적고 비싸기만 하단말이야..." 하며 고민하시다가
그리고 카드로 하나 또 사십니다.
9시 40분,
회관에 들리니 이웃근처에 계신 어르신들 오십니다.
"청주 있나?"
항상 청주 2개를 사시는 어르신.
다음주에 사셔도 된다고 하니, 어르신께서
"돈 미리 줘?" 하시길래,
다음주에 놓치지 않고 갖고 오겠다고 말씀드려봅니다.
다른 어르신들은 계란을 많이 사십니다.
전을 부칠 때도 계란이 많이 필요합니다. 다들 계란 한~ 두판씩 사십니다.
작년이고, 재작년이고 동락점빵 계란은 30알 한 판 8500원.
변함 없습니다.
10시,
마당에서 빨래 널고 계시는 어르신.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맞이하는 첫 명절입니다.
자식들이 많이 오는지, 어딜가시는지 여쭤봤습니다.
"울 딸들이 다 해갖고 온대~ 그래서 기다리고 있어~" 하시는 어르신.
지난번 어르신 생일 준비에 이어, 명절까지 다 한 번씩은 보내셔야
마음이 후련하실것 같았습니다. 어르신의 첫 명절, 잘 보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손 잡아드렸습니다.
10시 15분,
지나가는 길, 멀리 토방에 앉아계시는 어르신을 봤습니다. 무언가 사시겠다 싶었습니다.
윗마을 갔다가 오는길, 어르신 내려와 계십니다.
"계란 한판하고, 라면 하나, 그리고 소주 6개짜리 줘." 하시는 어르신.
"이 밀차가 턱이 있어서 여까지 오기가 힘들어." 하십니다.
어르신께서는
"공병도 있는데, 갖고 갈텨?" 하시길래,
다음에 갖고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음주엔 떡살도 갖고 온다고 하니,
2키로 꼭 갖고오라고 하시며 고맙다고 하십니다.
항상 하시는 말씀에,
"이 동네에 나 밖에 안사~" 하며 점빵을 돕는 일에 매우 큰 자부심을 갖는 어르신.
이번에도 물건 사주셔서 고맙습니다.
10시 40분,
어르신 집에가니 오늘은 전기세 봐달라고 합니다.
농업용전기, 주택용전기. 각각 15,000원, 20,000원입니다.
어르신께서는 커피 100개짜리 하나 달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카드를 주셨지만, 결제는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충전이 안되었던듯 싶습니다. 가볍게 외상으로 적고 이동합니다.
11시 10분,
요양보호사가 왔다가 간듯 싶습니다.
어르신 집에가니 안방에 계십니다. 어르신께서는 명절 물건 사야한다고 하십니다.
다음주에 숙주와 전감등을 갖고오니, 아직 이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 알겠다고 하시며, 다음주에 꼭 들리라고 하십니다.
11시 15분,
어르신 댁에 아무도 안계십니다.
지난주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아버님 수술이후, 어머님도 수술하셨는데 그 이후 몸 컨디션이 계속 좋지 않으신것 같았습니다.
별 일이 없으시길 바래봅니다.
11시 30분,
회관에가니 모두 식사 준비를 하시는듯 싶었습니다.
어르신들도 한 분 두분 오고 계십니다.
회관 안쪽에는 조합원 아닌 분께서
"아니, 지난번 공병 갖고가라니깐 왜 안갖고 갔어~" 하시길래
"집을 정확하게 잘 모르겠어서, 막 찾고 다니기 어려웠어요." 말씀드렸습니다.
아버님, 저를 데리고 가시더니 병 위치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냥 다 갖고가도되니, 바로 갖고가~" 하시길래 명절 이후에 갖고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11시 40분,
회관에 도착하니 어르신들 돼지껍데기를 고추장 양념에 비비고 계셨습니다.
지난번에도 맛있게 먹었던 돼지 껍데기.
회관에서 당장 써야하는 부탄가스가 없어서,
어르신께서는 농협카드를 제게 주며 조회가 가능하냐고 여쭤보십니다.
은행에서 조회를 해야하는데,
어르신들은 간혹 이렇게 여쭤보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외상으로 해드렸습니다.
아직 부식비가 지원되지 않았을 시기라 생각했습니다.
밥먹고 가라는 어르신들 말씀에,
명절 납품 연락이 오던 터라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며 나섰습니다.
13시 30분,
언제 떨어뜨렸는지는 모르겠으나,
짚단을 싣고 가던차가 저희 매장 옆 도로 방지턱을 넘다가 떨어뜨렸나봅니다.
하필 길을 딱 막고 있어서... 일단 기다려보기로 합니다.
13시 45분,
오늘도 건강체조를 즐겁게 마무리하신 어르신들.
어르신들하고 한참이 이야기나누며 양념들을 팔고 있던 찰나, 뒤에서 낯선 사람들이 옵니다.
알고보니 떡살을 판매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떻게 해야하나 하다가 가만히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떡을 무려 40키로나 파셨습니다.
어르신들도
"원래 우리 자주 거래하던 사람들이야~ 미안해~" 하십니다.
장사꾼 2곳이 같은 시간에 겹쳐버리니, 서로 민망합니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서로 은연중에 기싸움을 하다가,
양념장을 갖고온거 보시더니,
"이 크기에 이 가격이면 싸게 파는거 맞네요~" 하시며 말씀 건네 주십니다.
그러고 떡만 팔고 가실줄 알았는데, 다른것 더 갖고 오셔서,
더는 안되겠다 싶어서
"이제 저도 어르신하고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리니,
"굴어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낼려고 하네~" 하시며 웃으면서 가십니다.
저도 욕심이 나던터라.. 너무 장사티를 내지 않고 싶었지만 어쩔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르신들은 양념장을 더 많이 사주셨습니다.
어르신들에게 참 여러모로 죄송하면서도 부담드렸던 시간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한 어르신은
"울집에 술 갖다 놓으면서 떡살좀 갖다놔줄수 있어?" 하십니다.
"지비한테 사지도 못했는데, 배달만 시켜서 미안혀~" 하시는 어르신.
어쩌겠습니까. 해드려야지요~
14시,
쉼터를 방문하니 오늘도 네명정도 계셨습니다.
우리 우유를 꾸준하게 사시던 94세 어르신은 머리를 파마하셨습니다.
다음주 떡살 갖고 온다하니, 하나 산다고 하십니다.
다른 분들은 필요한거 있으면 골라사시겠다고 하여 홍보지만 붙이고 나왔습니다.
15시,
방문하는 시간이 너무 늦어졌습니다.
원래 이곳은 두시 반쯤엔 왔었는데, 요즘들어 3시가까이 오고 있습니다.
회관에 어르신들은 건강체조 끝나고 집에가셨나 싶었는데 얼마뒤 전 부녀회장님 오십니다.
"초상난거 알어?" 하시는 회장님
알고보니, 당산나무 뒷집 어르신, 병원에 입원해있다가 항생재 과다투여로 돌아가셨다고합니다.
폐렴으로 입원했는데, 치료받는과정에 돌아가시다니.. 황망합니다.
그렇게 바로 돌아가실 어르신이 아니셨는데 말이지요.
겨울철에 돌아가시는 어르신들 소식이 자주 들립니다.
맘이 쓰라리네요.
우리 윗집 어르신은 꾸준하게 또 주문하셨습니다.
"눈오면 또 못사니깐 미리 사야지." 하시는 어르신.
하지만 이번엔 지난번 외상값까지 있어서 10만원이 넘었습니다.
어르신 결제하기에 부담스러우셨는데, 다행히 어르신 맥주병 공병값이 무려 30,000원이나 되었습니다
어르신께 말씀드려서 공병값으로 할인해드리니 좋아하십니다. 다행이었습니다.
15시 15분,
매주 두부받던 어르신은 오늘은 콩나물까지 함께 달라고 하십니다.
과자를 찾다가.. 원하는 과자가 없으셨는지 산도 하나 챙겨 가십니다.
뭐라도 구체적으로 보여주면 갖다 놓는데, 비닐도 안보여주고 설명만 하시니 참 맞추기 어렵습니다.
15시 20분,
회관에 가니 어르신들이 집에서 나오십니다.
오늘은 부침가루가 많이 나가는 날인가 싶습니다.
어르신들의 명절준비는 빠릅니다.
지난번 손주를 챙겨주시던 어르신은
이번에도 손주 주신다며 쌈장과 화장지를 또사십니다.
그 손주의 부모님은 무엇을 하고 계실지 급 궁금해집니다.
골목에 계시는 어르신은,
"오늘은 나 살거 없지?" 하시길래
담주 명절에 사세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은 알겠다며, 담주에 보자고 하십니다.
15시 50분,
마지막 마을,
조용히 가나 싶었지만 천천히 걸어나오는 어르신.
지난주에 못봤다며 아쉬웠다고 하십니다.
오늘은 보리쌀 두개랑, 두부2개, 콩나물 2개 사십니다.
고맙다고 항상 웃으며 인사해주십니다.
회관에 들려 홍보지 붙이니,
우리 전 이사장님 계십니다.
항상 만날 때마다 두부 2모씩 사주셨는데,
오늘은 완판되어 없다고 하니 아쉬워하십니다.
언젠가 또 뵐지 모르니 두부 2모는 남겨놔야하나? 생각해봅니다.
내려가는길, 지난번 외상하셨던 어르신,
집 마당서 작업하시다가 외상값 주신다고 합니다.
만원 주시며,
"800원은 지비 가져~" 하시는 어르신.
정산 안맞아서 안된다고 하며 돌려드렸습니다.
다음주 떡살 갖고온다고하니 2키로 산다고 말씀해주시는 어르신.
어르신 몫 챙겨서 오겠다고 말씀드리며 장터를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