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연수 중 동갑 네명이 자주 어울렸다.
날 방장님이라 아끼고 좋아해준 전주의 강선생님께는 항상 죄송한 마음으로 연락을 못한다.
지난 여름 고흥 모임에 이어 군산에서 박경태가 안내를 하기로 한다.
난 군산 간 김에 선유도에서 하루 잠자겠다고 준비를 한다.
월요일 아침 출근하는 바보는 김치와 된장을 챙겨주며 잘 다녀 오란다.
전날의 음주에 져서 느리작거리다 한 시간 늦춰 10시 반차를 탄다.
차는 전주와 익산 대야에서는 거의 사람을 태우지 않고 2시간이 안 되어
군산터미널에 내려준다.
12시가 막 지나 점심을 먹으려 하며 관광안내도를 보니 짬뽕특화거리가 있다.
대충 보고 서쪽으로 걷는데 계속 큰길에 바다가 나타난다.
배낭이 조금 무거워져 식당을 찾는데 얼른 보이지 않는다.
해군 함정인지 해경 함정인지 큰 배와 비행기 등이 전시된 곳을 지나 저 앞에
군산근대역사관이 보이는 듯한 곳에 갈비탕집이 보인다.
항구에 와서 갈비탕을 먹다니, 무슨 상관이랴.
섬사람들은 삼겹살을 좋아한다던가?
박대인지가 한마리 나오고 게장도 있어 바닷가 음식답다.
갈비는 가위질을 안하고 젓가락으로도 잘 뜯긴다.
1,4,000원을 주고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대게의 버스들이 터미널로 가는데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항구쪽으로 가다가 택시를 타고 만다.
배낭을 호텔 계단에 벗어놓고 보니 다른 친구들도 와 있댄다.
시위 준비 중인 시청을 걷고 돌아오는 길에 앞서가는 강희용과 김인환을 만난다.
박교장이 숙소로 올라오란다.
박경태의 차를 타고 청암산으로 간다.
숲속길은 어제의 비에 씻겨 번지도 없이 청량하다.
산과 물가 모두 숲길이다. 왕버드나무가 많고 시누대 대나무숲도 운치가 있다.
군산시민들은 복 받았다.
2층 나무 정자에서 막거리를 나만 찾는다.
구비 끝의 작은 가게는 문이 닫혔다.
2시간 가까이 저수지를 돌고 전국에 없는 군산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으러 너른 간척지를 드라이브 한다.
조금 이른 시각에 노방촌이라는 한적한 시골 마을을 찾아 술을 마신다.
목마른 난 시작도 전에 막걸리를 두잔 마시니 취기가 온다.
껍질을 벗기고 뼈째 구워먹는 오리고기는 산비둘기나 참새를 구워먹는 맛이다.
인환이 운전해 숙소로 돌아와 경태가 가져 온 한산소곡주를 마신다.
난 어느 새 술이 취해 내가 한말을 잊었다.
강희용과 난 침대에 자고 있는 걸 경태가 찍어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