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희망
이 희 영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봄은 새로운 희망을 잉태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기지개와 함께 날려버리고 꽃소식을 앞세운 봄을 맞이한다. 우리 집에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전령사는 바로 영춘화이다. 꽃샘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병아리 색 꽃망울을 터트리며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오늘도 영춘화에게 입맞춤을 하듯 미소로 아침인사를 하고 출근길에 나선다. 어머님을 혼자 집에 계시게 하는 일이 늘 마음에 걸리지만 그래도 날이 따뜻해져서 참 다행이다. 추운 겨울에는 꼼짝도 못하고 방안에만 계셔서 답답하셨겠지만 이제는 밖에 나오셔서 따뜻한 봄바람도 쏘이고 꽃들과 대화도 하고 풀들과의 전쟁도 하실 수 있으니 말이다.
차를 달려 20여분, 도착한 곳은 ‘농협홍삼 한삼인 내포 신도시점’이다. 25년을 농부에 아내로 살아왔고, 농사일을 그만 두게 되면서 전업주부로 생활하다가 새로운 일을 찾아 고향땅인 내포에 둥지를 틀었다. 도착해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청소를 한다. 오늘은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갱년기 우울증도 잊고 살 만큼 행복한 시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면역력이 약해서 감기가 잘 걸린다며 홍삼을 사다주던 남편에 권유로 홍삼과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이 나이에 뭘 할 수 있을까?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남편과 아이들에 응원을 무기삼아 도전을 해 보기로 했다.
‘한삼인’ 무슨 뜻일까? 궁금했지만 농협홍삼 본사를 방문해 본부장님에 설명을 듣고 금방 이해 할 수 있었다.
‘대한(韓)민국에 고려 홍삼(蔘)을 세계에 각인(印) 시키다’
이처럼 농협한삼인은 인삼경작인의 실익증진과 인삼산업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농협중앙회가 위생적인 제조관리를 통하여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홍삼제품을 제조· 유통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임을 알았다.
인삼은 문헌적으로 2천여 년의 역사가 있으며 특히 동양에서는 진귀한 약재로 이용되고 있는 숙근성 식물로 오가피 과 인삼 속 (panax genus)에 속하는 식물이라고 말한다. 인삼은 우리나라에서만 재배되는 것은 아니고 인삼 속(panax genus)에 속하는 식물이 세계적으로 10여종이 분포되어 있지만, 이중에서도 오랜 역사와 명약으로 알려진 인삼은 Panax ginseng C.A. Meyer로, 우리나라에서 주로 재배되는 ‘고려인삼’의 재배종이라고 한다.
‘고려 인삼’이 최고인 것을 뒷받침 해주는 이유로 약리활성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우수한 약리활성을 가지는 이유는 식물학적 특성과 연관이 있고 재배적지에 관한 선택성이 강한 작물로 기후나 토질 등 자연 환경이 여름철 평균기온이 비교적 서늘하고 강수량이 너무 많지 않으면서 겨울철 강설량은 비교적 적은 지역이 좋으며 토층구분이 명료하고 오염되지 않은 지역이 좋은 인삼의 재배환경이라고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는 인삼생산에 천혜적인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 세계적으로 질 좋은 인삼을 생산하는 인삼 종주국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한다.
한의학에서의 고려 인삼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徑)에서는 오장의 양기를 돋아주는 주약으로 사용하고 위장의 기를 열어주며 광란, 구토, 갈증을 멎게 하고 혈맥을 잘 통하게 하며 오래 복용하면 몸이 장수한다고 한다. 약물의 효능위주로 상약, 중약, 하약 3가지로 분류 하는데 인삼은 이중 상약(생명을 보호하는 약)에 분류된다. 상약은 아무리 오랫동안 먹어도 해가 없는 약이라고 하였다.
또한 중초약학(中草藥學) 에서는 원기를 보하고 폐를 튼튼히 하며 비장을 좋게 하고 심장을 편하게 해준다고 하며 본초강목(本草綱目) 에서는 허증, 신체허약을 회복시키며 오장육부의 기능을 강화한고 한다.
인삼의 종류를 보면 4종류로 구분되는데 수삼은 밭에서 캔 생삼을 말하고 백삼은 수삼을 세척하여 표피를 벗기거나 그대로 말린 삼, 태극삼은 수삼을 뜨거운 물에 데쳐 말린 삼, 홍삼은 수삼을 증기로 쪄서 말린 삼을 말한다. 특히 홍삼은 보관성과 저장성이 우수하고 소화흡수율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식품의약안전처가 인증한 홍삼의 효능을 살펴보면 면역력 증진과 피로개선, 혈소판 응집억제를 통한 혈액흐름을 좋게 하고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였다.
청소를 마치고 여유 있게 모닝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손님 한분이 매장 문을 열고 들어오신다. “홍삼을 달여도 주나요?” 하신다. “네 그럼요, 어느 분이 드실 건가요?” 했더니, 홍삼을 달여서 아들을 주겠다고 하신다.
홍삼제품은 연세 드신 분들이 복용하시고 당연히 자식들이 부모님을 위해서 준비하는 건강기능 식품이라고 생각하게 마련인데. 이분은 몸이 약한 아들을 위해 손수 이곳을 찾아오셨다.
48시간 정성을 다해 달인 홍삼을 전해 드리면서 “잘 챙겨 드시고 건강해 지셨으면 좋겠네요.” 말씀드렸더니 “제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하시면서 주름진 얼굴에 미소를 지으신다. 부모님에 사랑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 백발에 허리 굽어진 촌부의 뒷모습에서 아버지라는 이름만으로도 눈물이 날 만큼 보고 싶은 우리 아버지의 모습을 보았다. 아침이면 길조심해라 차 조심해라 걱정하시는 구순의 어머님 마음이 이러 하시리라.
서산에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다. 내 직장에서의 하루 일과는 여기까지이다.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들, 나를 찾아와 주시는 고객들의 건강을 생각하며 홍삼향기 속에서 홍삼을 배우는 기쁨으로 하루를 보낸다. 집으로 향하는 내 두 손에는 어머님께 드릴 홍삼정과가 들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