暮春聞鶯[모춘문앵]-서하(西河)임춘(林椿)
暮春聞鸎 (모춘문앵)
늦봄에 꾀꼬리 울음소리를 듣다.
저자 林 椿 (임 춘)
고려 仁宗(인종, 재위 1122~1146) 때
문인, 본관 西河(서하), 자 : 耆之(기지)
田家三月麥初稠 전가삼월맥초조
綠樹初聞黃栗留 녹수초문황률류
似識洛陽花下客 사식낙양화하객
殷勤百囀未能休 은근백전미능휴
시골집 삼월에 보리가 익어 가는데,
푸른 나무숲에서 때때로 들려오는
꾀꼬리 소리.
꽃 아래서 풍류놀이 즐기는
서울 손님임을 안다는 듯,
그칠 줄 모르고 은근하게 자꾸
지저귀네..
어구(語句)
暮春 : 늦은 봄. 晩春(만춘). 殘春(잔춘).
稠 : 빽빽하다. 많다. 진하다.
黃栗 : 누런 밤송이. ‘꾀꼬리’를 비유해
쓴 말임.
花下客 : 봄철에 꽃구경을 하며 꽃나무
아래에서 즐기는 사람.
囀 : 새 지저귀다.
未能 : ~하지 않음.
감상(鑑賞)
산뜻하여 당 나라 시인들의 시를 연상하게
하는 작품이다. 오디도 익어 따 먹을 만하고
보리도 누렇게 익어가는 늦봄이다.
노란 꾀꼬리는 녹음 속에 숨어
꾀꼴꾀꼴 하고 지저귄다.
마치 ‘당신은 서울에서 武臣(무신)들에게
쫓겨 이 농촌으로 숨어든 풍류 선비가 아니오?’
하는 듯 울기를 그치지 않으니,
그 놈이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편으로는 야속하고 또 한편으로는 정겹다.
원문=西河先生集卷第三 / 古律詩 五十
暮春聞鶯
田家三月麥初稠。綠樹初聞黃栗留。
似識洛陽花下客。殷勤百囀未能休。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0
원문=역옹패설 후집 2(櫟翁稗說 後集二)
임서하 춘(林西河椿)이 꾀꼬리 울음을 듣고 시를 지었는데 다음과 같다.
농가에 오디 익고 보리는 마르려 하는데 / 田家椹熟麥將稠
푸른 숲에 꾀꼬리 소리 처음 듣겠네 / 綠樹初聞黃栗留
낙양에서 꽃 아래 노닐던 사람 제 아는 듯이 / 似識洛陽花下客
은근히 울어울어 그치지 않는구나 / 慇懃百囀未能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