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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00대 명산의 산방 원문보기 글쓴이: 사계
황정산 959m 충북 단양군 대강면 황정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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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산 사계절 개방에 코스 선택 자유로워 인기있는 산
황정산은 재미있는 등산코스의 인기가 좋은 산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황정산에는 천년고찰 원통암(圓通庵)을 비롯해서 볼수록 기경인 신단양8경의 하나인 칠성암, 남근석, 모자(母子)바위, 손가락바위, 누에바위 등 볼거리가 많고, 암릉 곳곳에 한 폭 그림 같은 비경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 확실한 입산을 위해서 관할 면사무소에 입산 여부를 확인하십시요.
♣ 충북 단양군 대강면과 경북 예천군 상리면 경계를 이루는 저수령에서 서진하는 백두대간이 벌재에 이르기 전 살짝 들어올린 산이 옥녀봉(1,076m)이다. 이 옥녀봉에서 백두대간을 이탈하여 북서쪽으로 가지를 치는 산줄기가 있다.
이 산줄기가 장구재에서 잠시 가라 앉았다가 선미봉(1,080m)을 들어올린 다음, 계속 북서로 달아나며 아름다운 바위봉을 빚어놓은 산이 수리봉(1,019m)과 황정상(959m)이다.
황정산에서 더 가지를 쳐서 이어지는 능선은 직치(빗재)에서 가라앉은 다음, 도락산(964m) - 덕절산(780m) - 두악산(732m)을 들어올린 다음, 그 여맥을 남한강에 모두 가라앉힌다.
수리봉에서 황정산으로 이어지는 산릉은 서쪽의 단양천과 동쪽의 대흥사계곡을 갈라놓고 있다. 단양천 방면에는 산전체가 화강암 덩어리나 다름없는 도락산 줄기가 단양8경에 드는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등을 거느리고 있다. 그리고 수리봉과 황정산 동쪽인 대흥사 계곡에도 신단양 8경인 칠성암과 단양 8경인 사인암 등이 절묘한 풍광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수리봉과 황정산 산자락에 인접하고 있는 대흥사계곡 주변은 깊은 골짜기와 암릉지대가 유별나게 아름다운 곳이다.
바로 이 지역 안에 석화봉, 박달뎅이산, 주치박골산, 올산 등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암봉들이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수리봉과 황정산에 오르면 이 아름다운 바위산들이 한눈에 보여 암릉산행의 묘미를 배가시켜 준다.
수리봉으로 오르는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는 엣날 궁중에서 사용하는 원목을 생산했던 곳으로 유명했다. 그 증표인 봉산(封山) 표석이 경북 문경시 동로면 명전리와 경계를 이루는 단양천 건너편 성내골 계류 옆 천수답 한가운데에 있다.
또한 방곡리는 인접하고 있는 수리봉 산기슭에 성분이 우수한 질료감인 모래질 점토가 무진장이어서 600여 년 전부터 도공들이 숨어들어 도요지 마을을 이룬 곳으로 유명하다. 1,200도 이상의 고열을 내는 땔감인 소나무가 많았고, 고령토와 유약 원료인 '묵보래'라는 흙도 흔했기 때문이다.
▶ 방곡리 코스
방곡리 버스종점인 오목내 삼거리에 이르면 동쪽으로 정상 부근이 말안장을 걸친 듯한 바위로 이뤄진 수리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오목내 마을에서 남쪽으로 곧장 이어지는 포장도로는 백두대간인 벌재를 넘어 문경시 동로면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오목내 삼거리에서 동쪽 수리봉 방면으로 들어서는 좁은 길이 있다. 이 길은 선미봉 남릉인 장구재를 넘어 저수령으로 이어지는 길로 옛날 방곡리가 번성했을 시절에는 주민들이 예천으로 다녔던 유일한 지름길이다.
그러나 근래에 이르러 올산리에서 저수령으로 넘는 길에다 방곡리에서 동로로 넘는 벌재 도로가 넓게 포장되고, 집집마다 자가용을 가지면서 방곡리 - 장구재 옛길은 폐도로 변하고 말았다.
오목내 삼거리 왼쪽 외딴 농가 마당에 있는 상수도에서 식수를 충분히 준비하고, 장구재 방면 옛날 예천으로 다녔던 좁은 도로를 따라 20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 윗점 마을 조평농원으로 건너는 다리가 나타난다.
이 다리에서 15m 더 올라가면 왼쪽 '오목내 1.2km' 라고 쓰인 안내판과 함께 계류를 건너는 나무다리가 있다.
나무다리를 건너면 능선길이다. 능선길을 따라 15분 거리에 이르면 무덤에 닿는다. 무덤을 지나 4~5분 더 오르면 3m 길이 밧줄을 잡고 오르는 바위가 나타난다. 바위로 올라서면 정면으로 삼각형으로 솟아오른 바위로 이뤄진 수리봉 정상이 마주보이는 전망바위를 지나간다.
전망바위를 내려서면 참나무 숲길이다. 숲길을 4~5분 가량 통과하면 '슬랩 미끄럼 주의' 라고 쓰인 안내판이 나타나고, 곧이어 대슬랩을 오르게 된다. 슬랩은 폭 80여m에 높이 60여m, 경사도가 30도 안팎이다. 슬랩 중간과 상단부에는 옛날 이 산을 뒤덮었을 황장목의 후예들인 분재 같은 노송들이 그림처럼 자리하고 있다.
두손 두발을 사용, 기어가듯 슬랩 상단부 노송 아래에 이르면 발 아래로 오목내 마을과 백두대간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파노라마를 만끽하게 된다.
슬랩지대를 뒤로하면 숲길이다. 20여 분 오르면 다시 암릉길이다. 암릉길은 길지 않다. 그러나 선미봉으로 보이는 오른쪽은 수십 길 단애여서 주의해야 한다.
노송군락으로 뒤덮인 암릉길을 벗어나면 다시 숲길이다. 200m 가량 오르면 왼쪽으로 오버행 바위가 올려다보인다. 이어 5분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 선미봉에서 이어져 온 주능선 삼거리 (수리봉180m, 수학봉 1.3km, 윗점 2km)에 이른다.
동쪽에 솟아 있는 1079.5m봉을 대부분의 개념도에 선미봉이라 표시되고 있건만 안내판에는 '수학봉' 이라 적혀 있다. 삼거리에서 5~6분 더 오르면 수리봉 정상이다.
정상에는 단양군에서 세운 안내판과 화강암으로 된 작은 정상비석이 있다. '수리봉 해발 1,019m, 촛대봉 4km, 방곡도요 2.1km, 대강면 11km'란 표시가 돼 있는 정상석이 얹혀 있는 수리봉 정상에 올라서면 나무가 적당히 우거진 가운데 발아래 올산 (858.2m)이 듬직하게 산자락을 펼치고, 그 뒤로 저수재에서 묘적봉(1,148m)과 도솔봉(1,314.2m)을 거쳐 소백산 연화봉까지 뻗어나간 백두대간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정상은 사방이 수림으로 에워싸여 조망이 안 되는 것이 흠이다. 그러나 북쪽으로 40m 거리에 거친 화강암이 방석처럼 반석지대를 이룬 전망바위에 이르면 그야말로 막힘이 없는 조망이 펼쳐진다. 우선 북동으로는 백두대간 상의 소백산, 도솔봉, 묘적봉이 하늘금을 이룬다. 남으로는 백두대간상 황장산 왼쪽 벌재가 천주봉과 함께 보이고, 황장산에서 시게바늘 방향으로는 대미산, 하설산이 보인다.
서쪽으로는 거대한 분지를 이룬 곡리와 진대봉이 내려다보이고, 진대봉 너머로는 용두산과 월악산 정상도 시야에 들어온다.
북으로는 작은 용아릉 위로 신선봉과 황정산이 거대한 수석을 보는 듯 시야에 와닿는다.
전망바위를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15m 와이어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급경사 바위를 내려간다. 밧줄 아래에서 왼쪽 급경사 바위를 횡단하면 뜀바위에 통나무 다리가 놓인 V자 바위 안부가 나타난다. 용아릉이 시작되는 곳이다.
수리봉 암릉길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인 용아릉 V자 안부 위에 걸쳐 있는 통나무를 건널 때는 오금이 저려온다. 양쪽이 수십 길 단애이기 때문이다. 통나무를 통과한 다음부터는 양쪽이 절벽인 암릉 위로 설치된 와이어로프 세 곳을 지나간다.
와이어로프 세 곳을 지나 7~8분 거리에 이르면 신선봉 왼쪽 절벽을 횡단하는 20m 와이어로프가 나타난다. 이 와이어로프를 지나 오른쪽 바위 꼭대기에 오르면 이곳이 신선봉이다. 신선봉 꼭대기에는 깊이 20cm 물웅덩이가 세 개 있고, 길이 1m 되는 발자국 흔적도 있어 신비감이 감도는 곳이다.
신선봉을 내려서서 7~8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 곡리 방면 하산로가 뚜렷한 삼거리에 닿는다. '방곡리 1.9km' 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에서 계속 북쪽 능선길로 발길을 옮겨 5~6분 거리에 이르면 바위벽이 나타난다. 오른쪽 절벽에 매인 5m 밧줄을 잡고 바위지대를 통과하면 상수리나무숲 안으로 들어간다. 능선길을 따라 10분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석화봉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에서 왼쪽 흐릿한 산길로 발길을 옮겨 40분 가량 능선을 타고 나가면 안부에 닿는다. 안부를 뒤로하고 3분 거리에 이르면 노송군락이 어우러진 바위지대가 시작된다. 바위지대로 올라가면 곧이어 2m 밧줄을 잡고 올라간다. 밧줄을 지나 소나무 군락 오른쪽 아래로 대흥사계곡과 석화봉이 내려다보이는 바위지대를 25분 가량 올라 면 북으로 황정산 정상이 마주보이는 남봉을 밟는다.
콘크리트 삼각점이 있는 남봉을 뒤로하면 곧이어 왼쪽 직티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남봉 사면을 횡단하는 길로 들어가 6~7분 가량 내려서면 안부를 지나간다. 안부를 뒤로하고 5~6분 가량 올라가면 '추락위험' 이라 쓰인 안내판이 있는 너럭바위지대를 밟는다.
동쪽 수십 길 절벽 아래로 대흥사계곡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너럭바위에는 추락방지를 위한 와이어로프가 수십m 설치되어 있다.
와이어로프를 오른쪽으로 하고 7~8분 거리에 이르면 분재와 같은 소나무들이 뿌리를 내린 암릉이 시작된다. 암릉 위로 올라가면 왼쪽 아래로 직티와 도락산이 내려다보인다. 40m 암릉을 통과한 다음, 3~4분 거리에 이르면 황정산 정상이다.
삼각점 옆 정상 안내판이 기둥이 부러진 채로 넘어져 있다. 수 년 전에 벼락을 맞았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정상에서 조망은 수리봉과 비슷하다. 북쪽으로 금수산이 막힘없이 보이는 것이 다를 뿐이다.
금수산을 바라보며 50m 거리에 이르면 30m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너럭바위를 지나면 와이어로프 지대가 나타나고, 이어 황정산에서 가장 난코스인 내리막 암릉길이 시작된다. 우선 양쪽이 아찔한 절벽인 코끼리 등허리 같은 바위 위에서 오른쪽 아래 소나무 가지를 잡고 밸런스를 유지, 조심스레 바위벽을 내려선다.
바위벽을 내려서면 유격훈련장에서나 볼 수 있는 사다리형 밧줄 그물이 설치된 5m 수직 절벽을 내려간다. 수직절벽을 내려서면 노송들이 어우러진 한 폭 동양화 속을 걷는 듯한 암릉지대를 세미클라이밍으로 내려선다. 이어 거의 수직벽에 가까운 20m 대침니를 밧줄을 잡고 내려서야 한다.
20m 침니를 내려서면 환상적인 황정산 북릉 암릉 구간이 대충 끝난다. 침니에서 10분 거리에 이르면 '황정산 520m, 망바위 220m, 황정리 하산길 3.13km' 라고 쓰인 안내판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산행시간이 여유가 있고, 건각인 경우에는 북으로 올려다보이는 850m 암봉을 넘어 원통암 - 계곡을 경유하여 황정리로 하산하는 것도 괜찮다. 수리봉에서 황정산까지 종주를 하게되면 황정산 북쪽 삼거리에서 도락산이 마주보이는 전망바위(764m) 코스로 하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거리에 이르면 시간상 하산할수밖에 없고, 체력도 거의 바닥나기 때문이다.
오목내 마을을 출발, 윗점 - 대슬랩 - 수리봉 - 용아릉 - 신선봉 - 황정상 남봉을 경유하여 황정산에 오른 다음, 30m 너럭바위 - 20m 수직 침니 - 삼거리를 경유하여 직티 북쪽 도로변으로 내려서는 산행거리는 약 9km로, 6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 대흥사 코스
산행은 황정리 황정초등학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서쪽 남조천을 지나 황정마을에서 시작된다. 이 마을을 빠져나와 대흥계곡으로 발길을 옮기면 왼쪽 올산 지능선상의 남근석이 시야에 들어오며 원통암 3.3km라고 쓰인 안내판이 보인다. 자동차길을 벗어나면 옛모습 그대로의 산길이 반긴다.
원통암은 고려 공민왕(1351 ~ 1374)때 나옹화상이 개창했다고 전해진다. 원통암 요사의 칠성암 주변은 화강암석이라 햇빛이 비치면 눈이 부시다. 식수를 원통암에서 담고 가파른 암릉길을 40여분 오르면 주능선 안부에 이른다. 여기서 810m 봉우리 북사면과 영인봉을 거쳐 남쪽 황정산 정상까지는 험준한 암릉길이라 주의를 요한다.
해발 850m의 영인봉에서 내려서면 전망대 바위가 나온다. 영인봉을 지나 황정산 정상 방향으로 내려서는 암릉길에서는 수많은 기암괴석들을 만나게 된다.
해에 바래고 비바람에 씻겨서 기경으로 변한 모습들이다. 특히 영인봉 남쪽에 있는 마치 수십권의 책을 꽂아 놓은 듯한 기둥바위 풍경은 일대 장관이다.
20~30m 높이의 바위들이 광대한 면적에 걸쳐 펼쳐진 이 바위병풍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을 듯 싶다.
영인봉에서 황정산 정상까지는 험준한 암릉길이고 서쪽 864m봉 지능선을 타고 직티로 하산해야 한다.
○ 황정초등학교 앞 - 대흥사골 - 원통암 - 칠성암 - 810봉 - 영인봉 - 남릉 - 정상 - 직티리 (13km, 약 6시간소요)
○ 황정리 - 황정초등교 - 갈림길 - 대흥사골 - 칠성암 - 810봉 - 국유림 표지석 - 누에바위 - 갈림길 - 황정리 (약 5시간)
제2 단양팔경중의 일경인 칠성암이 30척 대석위에 깎아 세운 듯한 100척 높이의 바위 7개가 수직균열을 이루어 마치 부처님의 손바닥 형상으로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옛부터 이곳에서 기도를 드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황정산 산행은 또다른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은 기기묘묘한 기암괴석이 세월의 풍파에 바래고 비바람에 씻겨서 기경으로 변한 모습과 20~30m 높이의 바위들이 병풍을 이루어 찾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오래도록 남게한다. 이산은 명산이란 그에 걸맞는 고찰 하나씩은 품고 있는 법인데, 신라때 창건된 천년역사의 대흥사와 원통암이 황정산의 산격을 뒷받침하고 있다.
※ 수리봉 - 신선봉 - 영인봉 - 황정산 능선은 암봉과 암릉 구간이 많아 아기자기한 산행을 맛볼 수 있는 능선이다.
산행도 7시간이면 여유있게 마칠 수 있고, 체력이 뒤지는 사람은 오목내 - 윗점 - 수리봉 - 방곡도예(2시간30분), 황장산 남봉(950m) - 빗재길(4시간) 등 짧은 코스로 엮으면 된다.
○ 수리봉 - 신선봉 공룡능선과 황정산 북릉 바위 구간은 추락의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능선산행인 만큼 가을에 접어들면 급작스런 날씨의 변화로 저체온증에 의해 치명상을 입을 수 있으니 보온의류에 신경써야 한다.
▶ 황정리를 출발해 대흥사계곡∼원통암∼영인봉∼삼거리를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남릉∼기차바위∼남봉∼남봉 북서릉을 경유해 빗재로 내려서는 산행거리는 약 9km로, 6시간 안팎이 소요.
황정산 정상을 가장 빠르고 짧게 오르는 코스는 빗재를 기점으로 하면 된다. 빗재까지 버스나 승용차편으로 간 다음, 빗재에서 1시간30분이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이 경우 가장 짧은 하산은 북릉으로 약 1km 거리인 삼거리에서 북서릉으로 220m 거리인 전망바위(764m봉)∼낙엽송숲을 거쳐 빗재 북쪽 500m 거리인 도로로 내려서면 된다. 산행거리 약 4km에 4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또는 북쪽 삼거리에서 영인봉∼810m봉 삼거리∼원통암∼대흥사계곡이나, 810m봉∼북릉∼손가락바위∼누에바위를 경유해 대흥사계곡 대흥교 남쪽 등산로 안내판 앞으로 하산해도 괜찮다.
건각에다 장비와 식량이 완벽한 경우에는 남릉을 계속 타고 수리봉∼방곡리, 또는 수리봉 못미처 첫번째 삼거리에서 북동릉을 타고 석화봉을 경유해 대흥사계곡 원통암 입구∼황정리로 나오는 코스도 해볼 만하다.
※ 황정산에 있는 이정표의 거리와,자신이 준비한 지도를 유심히 살피며 거리및 시간 계산을 하여야한다.
충북 단양군 대강면 황정리 남쪽에 험준하게 솟아 있는 황정산(959.4m)은 한국의 100대 명산에 드는 아름다운 산이다. 단양의 인기 산행지인 도락산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선 봉우리로 주변의 사인암 등 단양8경의 그늘에 가려 그동안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황정산 칠성바위가 제2 단양 8경 중 하나로 지정되며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한반도의 근간을 이룬 백두대간은 소백산 남쪽의 죽령에서 잠시 가라앉았다가 남쪽에 도솔봉(1,314m)과 묘적봉(1,148m)을 솟구쳐 올린다. 황정산은 이 줄기가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황장산(959m)으로 뻗기 직전 저수재와 벌재 사이 1076m봉에서 북으로 가지를 친 지능선 상의 봉우리다.
접근 드라이브 코스
중앙고속도로 단양 나들목에서 20분 정도 걸린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5번 국도를 만나면 우회전해 대강면 소재지 사거리에서 좌회전, 저수재 방향으로 진행한다. 사인암 입구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황정리 입구(대강면에서 5.3km)에 닿는다. 이곳에서 우회전해 시골길을 따라 5.5km 가면 오른쪽으로 자연휴양림 진입로가 보인다. 대흥사를 지나면 도로가 비포장으로 바뀌니 초행길에는 당황할 수 있다. 이 비포장길은 휴양림까지 1km 정도 이어진다. 산행가이드
황정산은 명산으로 갖춰야할 볼거리를 많이 갖추고 있다. 제2 단양8경 중 하나인 칠성암, 남근석, 모자바위, 손가락바위, 누에바위 등이 황정산 자락에 산재해 있다. 하지만 자연휴양림에서 황정산 정상까지 가려면 산행시간만 4시간 가까이 걸린다. 하산코스도 애매하다. 영인봉(825m)을 거쳐 대흥사 방면으로 하산하는 데도 3시간이 넘게 걸린다.
산길에 안내판이 거의 없어 헷갈리는 지점도 많다. 게다가 능선 전 구간에 걸쳐 바위가 많아 길도 험하다. 수시로 등장하는 갈림길 때문에 길을 잃고 엉뚱한 곳으로 내려서는 이들도 많다. 확실한 가이드 없이는 초보자나 노약자에게는 무리가 되는 산이다.
휴양림에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산행지로는 석화봉(834m)이 안성맞춤이다. 능선길을 타고 오르내리며 보는 조망도 탁월하다. 하지만 이곳도 아직은 안내판이 없어 길을 잘 아는 이들과 동행하는 것이 좋다.
노송과 바위가 어우러진 황정산과 수리봉 종주(단양)
황정산과 수리봉 개요
황정산(黃庭山, 959m)은 충북 단양군 대강면 황정리 남쪽에 험준한 자태로 솟은 산입니다. 주변의 사인암 등 단양8경의 그늘에 가려 그 동안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산중의 하나인데 최근에 황정산 칠성바위가 제2 단양8경 중의 하나로 지정되면서 많은 이들이 찾고 있습니다. 소백산 남쪽 죽령에서 잠시 가라앉았던 백두대간은 남쪽으로 다시 치솟으며 도솔봉(1,314m)과 묘적봉(1,148m)을 빚어 놓고 있는데, 황정산은 백두대간이 묘적봉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바꿔 뻗어 나아가기 직전인 저수재와 벌재사이 1,076m봉에서 북으로 가지를 쳐 나간 지능선상의 봉우리입니다(자료 : 한국관광공사).
수리봉(守理峰, 1,019m)은 황정산의 남쪽인 단양군 대강면의 한 봉우리인데, 아직까지 등산인 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산입니다. 또한 수리봉은 등산 뿐 만이 아닌 단양팔경의 절경인 중선암·상선암·사인암의 비경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면 주흘산, 대미산, 황장산, 도솔봉, 소백산연봉, 문수봉, 하설산, 월악산, 도락산, 황정산 등이 보입니다(자료 : 한국의 산하).
수리봉 능선
오늘은 남쪽의 수리봉과 북쪽의 황정산을 연계 종주하는 날입니다. 그 동안 도락산의 명성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다가 최근에야 인기 있는 산행 대상지로 떠 오른 두 산을 답사한다는 생각에 가슴마저 설렙니다. 그런데 평균 해발이 600여 미터인 오목내마을에서 공사중인 큰 도로를 따라 가노라니 제일 먼저 우리를 반겨주는 것은 콧속으로 파고드는 짐승의 분뇨냄새입니다. 시골에서 자랄 때에는 그 냄새를 맡아도 별로 거부감이 없었는데, 어느 듯 도시생활에 익숙해져 이제는 두통을 일으킬 정도입니다.
왼쪽으로 올려다 보이는 수리봉과 신선봉이 흔히 보는 악산(嶽山)의 모습이어서 아직은 그 속에 감추어진 비경의 산세를 평가하기는 이릅니다. 윗점에서 소로를 걸어가다가 수리봉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는 곳에서 좌측의 등산로로 접어듭니다.
가야할 신선봉(좌)과 수리봉(우)
부드러운 산길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고도를 높이기 시작합니다. 높이가 70m나 되는 대슬랩구간을 통과해야한다는 산악회장의 설명을 듣고 잔뜩 긴장했지만 실제로 도착해보니 바위사면 오른쪽으로 철 난간을 만들어 놓아 쉽게 오릅니다. 오늘 산행을 하며 여러 차례 통과한 로프구간과 비교하면 가장 초보적인 구간입니다. 슬랩구간을 지나며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노송과 그 사이로 바라본 맞은 편 산세가 너무나도 시원하게 조망됩니다.
대슬랩을 지나며 바라본 노송
길목을 지키고 있는 큰 노송 한 그루를 뒤로하고 주능선에 도착한 후 가을을 알리는 청초한 구절초를 감상하면서 얼마가지 않아 수리봉(1,019m)에 도착합니다(11:37).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 7분이 경과되었습니다.
정상에는 직사각형의 검은 돌로 만든 표석이 받침대 위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정사각형으로 경사지게 제작한 표석도 보입니다. 정상에 서면 사방팔방의 조망이 거침없다고 하였지만 나무숲에 가려 동쪽으로만 약간의 조망이 터질 뿐입니다.
구절초
수리봉 표석(1)
수리봉 표석(2)
정상에서 동쪽으로 바라본 소백산 남릉
작은 용아릉과 신선봉
정상에서 잠시 숨을 돌린 다음 신선봉으로 향합니다. 능선 끝에 서니 삼면으로 바라보이는 조망이 거침이 없습니다. 서쪽으로는 백두대간 길에 솟아있는 황장산(黃腸山, 1,077m)이 우뚝하고, 북서쪽으로는 첩첩한 산봉우리 뒤로 뾰족한 월악산 영봉(1,094m)이 머리를 내밀고 있습니다. 북쪽으로는 왼쪽에 바위산으로 유명한 도락산(964m)이 바로 손에 잡힐 듯하고, 오른쪽에는 가야할 황정산(959m)의 산세가 옹골차며, 북동쪽으로는 석화봉(834m)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굽이칩니다. 석화봉으로 가면 째진바위, 궁둥이바위, 곰바위 등 기암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후일을 위해 남겨 둡니다. 그리고 동쪽으로는 저 멀리 소백산 국립공원에 속한 도솔봉(1,314m)과 묘적봉(1,148m)이 춤을 춥니다.
수리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신선봉
북쪽으로 가야할 황정산과 영인봉
가야할 신선봉
내리막 길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길을 가면서도 가야할 길을 바라보니 아찔한데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아도 어떻게 통과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른바 설악산의 용아장성릉을 닮았다는 "작은 용아릉"을 통과하는 중입니다. 로프구간을 내려온 후 바위를 껴안으며 지나가는 구간도 도회지의 고층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웬만한 높이에는 익숙해져 별로 두려움 없이 잘 통과합니다.
안부에 도착해 다시 팔과 다리의 품을 파니 신선봉(990m)입니다(12:06). 과연 신선이 살 만한 풍광을 지닌 곳입니다. 산 이름도 결국은 사람들이 붙였을 텐데 이곳에 먼저 올라 신선봉이라는 이름을 붙인 우리 선현들의 지혜가 엿보입니다. 되돌아보니 지금까지 숲에 가려있던 남쪽의 조망이 시원하게 터집니다. 남쪽으로 연결되는 59번 국도 오른쪽에는 하늘의 기둥같이 생겼다는 천주산(天柱山, 824m)과 공덕산(913m)의 특이한 산세가 단연 돋보입니다.
대구에서 왔다는 여성들에게 천주산을 설명했더니 그럴 리가 없다는 대답이 들려옵니다. 마산과 창원에 위치한 천주산(639m)을 여기서는 조망할 수 없다는 놀라움이겠지요. 그러나 이제는 이곳에서 가까운 문경에도 더 높은 천주산이 있음을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신선봉에 올라 뒤돌아본 천주산(중앙)과 공덕산(오른쪽)
지나온 수리봉의 작은 용아릉 구간
황정산(우)과 도락산(좌)
노송과 바위가 어우러진 황정산
신선봉에서 황정산의 남봉까지는 이외로 오르내림도 별로 없는 평탄한 길입니다. 땀은 줄기차게 흐르지만 그리 무덥지는 않습니다. 남쪽지방은 제13호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강한 비바람이 분다고 하는데도 이곳은 바람기마저 거의 없습니다. 그 대신 하늘에는 구름이 드리워져 있지만 대기가 깨끗해 첩첩한 산그리메를 유감 없이 감상할 수 있음은 산을 찾는 사람들에겐 큰 축복입니다.
남봉을 지나가노라니 직벽에 접근을 통제하는 추락방지용 쇠난간이 설치된 곳에 다다릅니다(13:41). 잠시 눈요기를 한 다음에 황정산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깁니다. 산행안내도에 표시된 기차바위의 모습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지나가는 길목에 괴물처럼 생긴 큰 바위 한 개가 덩그렇게 서 있었지만 너무 가까워 전체적인 모습을 관찰 할 수가 없고, 더 큰 바위를 우회했지만 기차의 모습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드디어 황정산 정상(959m)에 도착합니다(13:50). 정상에는 표석만 쓸쓸하게 놓여 있을 뿐 잡목으로 인해 조망을 전혀 할 수 없습니다. 이곳 황정산의 표석은 대부분 충청도 지방의 정상표석처럼 직사각형의 오석으로 받침대를 만들어 똑바로 세워둔 것이 아니라 정사각형으로 경사지게 제작한 것이 특징입니다. 필자는 이 정상 표석을 보자 감회에 젖어듭니다. 왜냐하면 바로 3년 전 다른 안내산악회를 따라 황정산 정상을 밟아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는 길을 가는 데만 정신이 팔려 조망을 즐기고 감상할 여유도 없이 허둥대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산행후기를 쓰기 위해 주변의 산세를 꼼꼼하게 살필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황정산 표석
뭐니뭐니해도 오늘 산행의 백미는 정상을 지난 이른바 너럭바위의 장관입니다. 여러 가지 형태의 노송과 고사목이 한데 어우러져 지나가는 산객마다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소나무도 그 모양이 참으로 다양합니다. 춘양목과 적송처럼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종가집의 대들보로 쓰기에 알맞은 것이 있는 반면, 옆으로 드러눕거나 요상하게 꼬부라져 공예가가 만든 예술 작품처럼 보이는 노송도 있습니다. 이곳의 노송은 대부분 후자(後者)에 속하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노송과는 반대로 모친 세파를 견디지 못하고 가운데 등걸이 부러져 흉물스런 모습을 하고 있는 노송도 있어 안쓰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가까이 보이는 도락산
노송(1)
북쪽으로 가야할 영인봉
노송(2)
노송(3)
고사목 뒤로 보이는 도락산
이곳에서의 조망은 도락산이 바로 옆으로 바라보인다는 점을 빼고는 지나온 능선에서의 조망과 별로 다르지 않지만 시원하게 터진 풍광은 가슴마저 확 열리게 합니다. 마음속 깊이 막혀 있던 말못할 응어리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느낌입니다. 필자도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처럼 하늘을 나는 재주를 가졌다면 두 팔을 활짝 편 채 황정산 성공을 높이 올라가 단숨에 백두대간 능선을 훨훨 나를 것입니다.
바로 이런 곳에서 하산로에 위치한 원통암을 개창하고 머물렀다는 나옹선사(1262-1342)가 지은 선시(禪詩)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풍광입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세월은 나를 보고 덧없다 하지 않고
우주는 나를 보고 곳없다 하지 않네
번뇌도 벗어 놓고 욕심도 벗어 놓고
강같이 구름 같이 말없이 가라 하네. 』
선사가 지은 한시를 운율에 맞게 가지런히 번역한 시를 읽으니 꼭 필자가 신선들이 사는 선계(仙界)에 와 있는 기분입니다. 필자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탐욕과 성냄을 간직한 채 인내하지 않고 괜히 화를 내며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상하게 한 일이 있었음을 깊이 반성합니다.
영인봉과 810봉
너럭바위를 지나 내려서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거의 직벽의 구간에 걸려 있는 로프를 잡고 내려와 조금 횡단하니 두 번째 로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 어렵지는 않으나 신경을 써야 할 곳입니다. 안부에 도착해 큰 노송아래 배낭을 내려놓고 가야할 영인봉을 바라봅니다. 앞서가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경사가 급한 오르막을 다람쥐처럼 틈을 비집고 오르는 모습을 보노라니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그러나 막상 그 길을 가노라면 그래도 안전하게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내 놓은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맨 처음에 이 길을 답사하여 후손들에게 등산로를 개척한 선조들의 노력이 경이롭습니다.
직벽의 하산길
가야할 영인봉
지나온 황정산 능선
멀리 보이는 월악산 영봉
영인봉 직전에는 수 십 권의 책을 꽂아 놓은 듯한 유명한 병풍바위(기둥바위)가 있다고 하지만 위에서는 확인이 안됩니다. 영인봉(825m)을 지나(14:41) 로프를 잡고 내려와 바위를 타고 넘어 안부에 이르니 또다시 로프가 걸려있는 거대한 직벽의 바위가 버티고 서 있습니다. 오른쪽으로는 우회하는 듯한 희미한 길이 있지만 산행개념도를 보면 810봉을 거쳐가야 하므로 암벽을 타고 올라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다소 힘든 구간을 지나오면서 부부등산객 중 부인이 남편에게 앞으로 이런 곳으로 다시 데리고 오면 더 이상 산행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말을 들었는데, 여기서도 그 부인은 암벽에 걸려 있는 로프를 타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몇 차례 로프구간을 무난하게 지나온 것으로 봐서 가능할 것 같아 주위의 등산객들도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왜냐하면 등산로는 외길인 듯하여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두 번째로 줄을 잡고 오르고 뒤에 남은 사람들이 합세해 그 부인을 안전하게 위로 오르게 합니다. 사실 로프를 잡고 오르내리는 것은 잡는 요령만 제대로 익히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의 체중을 감당할 수 있는 팔과 다리의 힘이 필요하겠지요.
로프를 잡고 올라 지나가는 길에 붉은 색을 띤 적송 한 그루가 수직의 암벽과 나란히 위풍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810봉을 넘어 능선안부에 도착하니 암벽 직전에 우회하던 길과 만납니다. 선두조가 길을 가면서 우회할 수 있음을 알리는 표시라도 해 두었더라면 아까 그 부인이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 산행후기를 작성하면서 산행개념도를 보니 그곳에 우회로가 있다고 표시가 되어 있지만 산행을 하며 누구도 이를 지적하지 못한 것이 흡사 귀신에 홀린 듯 합니다.
지나온 황정산 능선
암벽과 소나무
원통암과 대흥사골
사거리 갈림길에서 오른쪽 아래로 내려섭니다. 큰 노송 한 그루가 하늘을 떠받치고 서 있는 전망바위에 올라 오늘 산행 중 마지막으로 멋진 조망을 즐깁니다(15:02). 이어지는 내리막에 위치한 원통암은 고려 공민왕 때 나옹선사가 개창했다는 천년고찰이며, 그 곁에는 유명한 칠성바위가 있다고 하지만 이 암자에는 들리지도 못합니다. 칠성암(七星岩)은 높이 1백척 가량의 4개의 수직바위가 붙어있어 마치 부처님 손바닥처럼 보이며, 바위 위에는 수 백 년생 노송이 자리잡고 있는 신당양8경에 속한 바위입니다.
전망바위의 조망
첩첩한 산그리메
원통암이라는 이름과 관련된 전설에 의하면 이 계곡 층암절벽에서 샘이 솟았는데, 옛날에 이 샘에서 술이 흘러나와 그 술을 받아 마시려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들었고 소문을 들은 한 욕심 많은 고을 태수가 찾아와 큰그릇으로 술을 받기 시작했는데, 솟아나는 술이 워낙 적어 쉽게 그릇이 차지 않기에 성질이 급한 태수가 주위의 만류를 물리치고 구멍을 크게 뚫어 버리자 샘술은 보통의 샘물로 변해버렸다고 하며, 이에 사람들이 원통한 일이라고 하여 이 곳을 원통암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원통암을 지나고 부터 하산로는 대흥사계곡을 따라 조성되어 있어 암석 위를 걷기가 매우 불편합니다. 이상하게도 계곡에는 거의 물 한 방울 보이지 않을 정도의 건천(乾川)입니다. 그래도 지나가는 길목에 누가 그랬는지 돌탑을 쌓아두어 사람들에게 길벗 노릇을 톡톡히 해 주고 있습니다.
임도에 도착해 숨을 돌리고는 다시 숲으로 들어가 가파른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걸어오니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대흥사입니다(15:55). 오늘 산행에 5시간 25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지나온 수리봉과 황정산종주 구간은 험준한 암릉 길을 통과하면서 두 산의 진면목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환상적인 코스입니다.
대흥사계곡의 돌탑
건천인 계곡
올산천과 대흥사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국밥 한 그릇을 비우고 올산천으로 내려갑니다. 지나온 대흥사골이 건천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규모가 큰 올산천은 수정같이 맑은 물이 철철 넘쳐흐릅니다. 이 물로 탁족을 하고 세수를 하니 기운이 절로 납니다. 올산(718m)을 지탱하고 있는 바위는 그야말로 병풍바위를 닮았습니다.
노견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를 카메라에 담은 후, 축대를 새로 쌓고 있는 뒤쪽의 사찰로 올라가니 큰 미륵불이 서 있습니다. 안내도에는 "단양 황정산 미륵대흥사 미륵석불"이라고 적혀 있군요. 이곳은 폐허로 변한 옛 대흥사 터에 근래에 새로운 사찰을 조성중인데 마무리작업이 한창입니다. 신라시대에 창건된 대흥사는 1천 여명의 승려가 있었던 대가람이었으나 1876년 소실되었고 그동안 원통암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위벼랑 밑의 올산천
코스모스
대흥사 미륵석불
미륵석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