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5월 18일 지장재일 법회에 참석하신 시회 대중께서는 아시겠습니까?
즉하계합대오출(卽下契合大悟出)하면
청천벽력기파도(靑天霹靂起波濤)라.
대천세계일월흑(大千世界日月黑)이라.
석인청풍목녀광(石人淸風木女光)이로다.
직하에 계합하여 깨달아 뛰어나면
푸른 하늘에 천둥 번개가 치고 대지에 파도가 인다.
대천세계가 일월이 빛을 잃어 캄캄해짐이라.
돌사람이 맑은 바람을 떨치고 목녀는 무한한 광명을 놓음이로다.
이 간단한 게송에 모든 진리의 말씀이 다 들어 있습니다.
이 한마디를 바로 여러분이 알아들으면 더 이상 법문 들을 것이 없습니다.
금일 대중과 지장천도 영가는 아시겠습니까? 만약에 알지 못했다 할진대 또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금오옥토 교호쟁휘(金烏玉兔 交互爭輝) 좌각일두 천하암흑(坐却日頭 天下黯黑) 상진여하진 종래불상식(上唇與下唇 從來不相識) 명명향군도 망령안고착(明明向君道 莫令眼顧著) 하야(何也) 일월미족위명(日月未足為明) 천지미족위대(天地未足為大) 공중불운근(空中不運斤) 교장불유종(巧匠不遺蹤) 견성불유불(見性不留佛) 오도부존사(悟道不存師) 심상노승도(尋常老僧道) 목도구담 유여황엽(目睹瞿曇 猶如黃葉) 일대장교시노승좌구(一大藏教是老僧坐具) 조사현지시파초혜(祖師玄旨是破草鞋) 영가적각불착최호(寧可赤腳不著最好)』
『 금까마귀(日)와 옥토끼(月)가 서로 교차해서 다투어 빛내고 있다. 앉아서 그 비추는 해의 머리를 몽땅 물리치면 천하가 캄캄해진다. 윗 입술과 아래 입술이 종래로 서로 알지 못하네.
밝고 밝아서 그들을 향하여 이르노니 눈으로 가지고 고착하려고 하지 말아라.
어째서 그러냐?
해와 달이 밝은 것이 아니고, 하늘 땅도 큰 것이 아니다. 그 공 가운데 도끼를 휘두르지 아니해도 솜씨가 뛰어난 목수는 남의 자취를 쫓지 않는다.
보통 노승이 항상 이르기를부처님을 보되 누렇게 물든잎으로 봄이라. 일대장교는노승의 좌구요, 조사가 말한 깊은 뜻도 떨어진 짚신짝이다.
진정으로 가히 맨발로 걷는사람은 집착한 것이 없어서가장 좋더라. 』
이렇게 되려고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났고, 부처님이가르치신 말씀도 이렇게 살아가라고 가르쳐 주신 말씀입니다.
오늘도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이 그렇게 되려고 하는것입니다.
중생의 업을 겹겹으로 뒤집어 쓰고 있는 걸 홀락 벗었으니 얼마나 시원하고 좋습니까?
그 뒤집어 쓰고 있는 걸 벗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일체 모든 곳에서 만들려고 해도 만들어지지 않고, 뒤집어 쓰려고 해도 뒤집어지지도 않고, 덮어쓰려 해도 덮어쓰여지지 않는 그놈을 바로 알면 됩니다.
그걸 바로 깨달아 알면 여러분이일체에 걸림이 없는 영원한평안, 영원한 행복을노래 부르고 사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 하기 위해서 여러분 자신을 돌이켜보라는 겁니다. 나는 무엇인지 돌이켜보고 확인을 해보면 알게 됩니다.
깨달음이 중요한 겁니다. 마냥 고요한데 빠져 있는 게 아니고, 일념으로 화두를 돌이켜서 깊이 참구하는속에서 깨달음이 있어야 됩니다. 깨달음이 없는 것은 죽은 물건이고 죽은 공부라, 만년 앉아 있어야 아무 소용도 없습니다.
나중에 가면 바보, 무용지물이라. 그래서 바로 깨달음이 참 중요합니다.
오늘 지장재일입니다. 오늘도 모든 대중과 유주무주 고혼 조상님들을 이 자리에다 청했습니다. 그래서 천도를 하는 날입니다. 합장하세요.
<지장경>
『지장 보살은 계속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른바 이 구족수화길상광명이란 큰 다라니(=츰부다라니)를 제가과거에 여러 부처님으로부터 친히 받아 간직했기 때문에 일체 바른 법을 증장하고 내지 중생들의 수용하는 모든 물자까지 증장할 수 있는 것인 만큼, 이제 이다라니의 힘으로 말미암아 온 사천하에 산재한 세존의제자 일체 비구 비구니와 우바새 우바이를 다제도하되,
그들로 하여금 기억을 증장하고 내지 수용하는 일체 자구(생활도구)를 증장하게 하는 동시에 이 다라니와 함께 세존의 성스러운교훈인 그 감로(甘露)의 법을오래도록 세간에 머물러삼계의 중생을 다 이익되고안락하게 하겠나이다.”
그 때 지장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큰 다라니를 연설함에 따라 온 카라디야산[ 羅山]이 한꺼번에 다 진동하는가 하면, 하늘의 풍악을 두드리지 않아도 스스로 울리고 한량 없는 미묘한 꽃향과 보배들이 하늘로부터 퍼부었다.
그러자, 이것을 보게 된 일체 대중이 다 전에 없던 희귀한 마음을 내어 놀래 날뛰는데, 그 중에 큰 길상을 갖춘 천녀(天女)와 큰 묘향을 갖춘 천녀와 큰 견고한 힘을 갖춘 천녀와 큰 광명을 방출하는 천녀를 비롯해네가지 원소[四大]에 다 자재한 신통을 얻은 그 1만4천의 우두머리 천녀들이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엎드려 공경히 예배하고합장하여 사뢰었다.
“매우 회유하고도 기이한 일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네 가지 원소에 대해 자재로운 힘을 얻은 저희들도 아직 이 네 가지 원소에 있어서 그 처음, 중간, 마지막의 서로 생멸하고 위순(違順)되는 이치를 알지 못하거늘, 어째서 이 대사는 이미 그 미세하고도 심오한 반야바라밀다를 체득하여 이 네 가지 원소에 대해 처음, 중간, 마지막의 서로 생멸하고 위순되는 이치를 잘 아나이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그러하노라, 천녀들아, 이 대사가 이미 미세하고도 심오한 반야바라밀다를 체득했으므로 의례히 네 가지 원소에 있어서 그 처음 중간 마지막의 서로 생멸하고위순되는 이치를 잘 알기 마련이니라.“』
왜 그러냐 하면 지장보살님이 스스로 이렇게 무한한 지혜가 밝아서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고 하는 것이 그냥 허공에서 뚝 떨어져서 금방 되는 게 아니고, 오랜 세월 동안 화두 일념 선정을 깊이 익혀서 거기에서 무한한 지혜를 발명하는 깨달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장보살님 손에 든 둥글고밝은 구슬이 그걸 의미하는것입니다.
그러니 말세의 모든 중생들도 깊은 일념의 화두 선정을 익히면 다 지장보살님처럼 원만구족한 모든 안목을중생을 위해 쓸 수 있는 자격을 갖춘다는 말씀입니다.
여기 학림사는 그렇게 할 수 있는 길을 다 열어놓고 있고, 선방에도 어느 때라도 누구든지 가서 공부할 수 있는 걸 다 해놓고 있고, 토요일마다 전국에서 와서 철야정진하고 공부를
하잖아요.
그런데, 여기 가까운 대전지구에 있는 분들이 더 열심히 많이 해야 되는데 공부를 안 해요. 공부를 안 하고 있으니까 어떻게 합니까?
억지로 잡아서 묶어놓고 하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고, 아무리 하라고 권해도 말을안 듣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라요.
여러분이 이루고자 하는 소원은 많은데, 소원을 이루고자 하는 실천에 옮기는 공부는 안 하잖아요. 그게 문제지요.
실천에 옮기는 공부를 해야되는 거는 뭐냐?
의사가 약을 주면 약을 먹어야 되지, 약을 안 먹고 자꾸 병이 나아야지 나아야 이러고 있으면 어떡합니까?
의사도 어쩔 수 없는 거라요. 그건 의사의 책임이 아닙니다. 본인의 책임이지요.
밥도 본인이 먹어야 되는 건데, 밥을 안 먹고 있으면서 '배가 불러야지' 이러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여러분이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 될 게 있고 실천에 안 옮겨도 되는 게 있습니다.
실천에 안 옮겨도 되는 게 뭘까요?
그건 조금 전에 제가 말씀드린, 푸른 하늘에 천둥번개가 치는 소식, 바람이 없는 대지에 파도가 이는 소식, 그 소식을 알면 여러분이 여의자재라 뜻하는 대로다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전에는 여러분은 힘들고 뜻대로 되는 게 없습니다. 왜냐? 잔뜩 짊어지고있고 옷을 잔뜩 껴입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여러분이 잘 살려면 일상생활에서 모든 물질에서 걸림이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돼야 됩니다.
오늘날 이 사회는 다 물질에 노예가 돼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모두 서로가 안 좋은 일만 자꾸 생기지요. 물질을 부리고 살 수 있는 그런 마음이 중요한 겁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푸른 하늘에 천둥번개가 치고, 바람이 없는 대지에 파도가 하늘에 흘러 넘친다는이 소식을 알면 여러분은 멋지게 사는 겁니다. 물질의 노예가 안 됩니다.
지장보살님은 어째서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고 이렇게 모든 중생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해줄 수 있느냐?
깊은 선정에서 밝은 지혜의깨달음을 얻었다는 겁니다.
그러니 여기 오시는 우리 신도님도 그렇고, 안거하는스님도 그렇고, 일초 일각이라도 시간을 그냥 소비하지 마시고 화두 참구를 일념으로 하면 반드시 되게 되어 있어요. 저는 그걸 분명히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자신을 합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정진하는 일념이 일체 모든 무주 고혼을 천도하는 것이고, 조상을 천도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오늘 이 자리에 오셔서 금강경을 지극히 일념을 독경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금강경 뿐 아니라, 법당에 와서 다기물을 올리고, 법당을 청소하고, 마당에 풀을 하나라도 뽑고, 공양실에 와서 마지를 짓고 절에 와서 하는 일체가 지혜와 복전을 닦는 것입니다.
여기는 여러분이 복과 지혜를 함께 닦는 자리고, 모든 게 이루어지는 자리입니다.
노지생사법(勞持生死法)
유향불변구(唯向佛邊求)
목전미정리(目前迷正理)
발화멱부구(撥火覓浮漚)
수고롭게 생사의 법을 가지는 것도
오직 부처님이라는 변을 향해 구한다면
목전에서 바른 이치를 미하게 되나니
불을 헤쳐서 거품을 찾는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말하는 여러분 자신들이 이 말을 듣고, 나라는 게 무엇인가를 한 번 깊이 다시 돌이켜 봐야 됩니다.
바깥으로 아무리 찾아서 헤매봐야 불에서 거품을 찾는격이라 소용이 없습니다.
항시 일초라도 시간을 놓치지 말고, 오고가고 살림하고 직장생활하는 속에서 항상 자기를 돌이켜 보세요.
(2023.07.05 대원큰스님 지장재일 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