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름 발랄하게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뚤벙입니다.
그런데 오늘 목 사진은 찝찝하기 짝이 없죠?
자세히 보시면 거즈 위에 덮었던 접착시트의 사각형 가장자리를 따라 살이 벌겋게 일어나 있습니다.
게다가 절개 중앙부도 진물이 나고 벌겋게 일어나 있습니다.
*그리고 절개창 윗부분도 많이 부었어요. 아픈 건 아닌데, 액체가 찬 느낌이랄까? 원래 목 중앙 주름이 저렇게 진하지 않았는데 절개창 윗부분이 부으면서 진해졌어요.
이게 어떻게 된 거냐하면...
수술 다다음날인가부터 접착시트 가장자리 부위가 살짝 가려운 것 같고, 손을 대보면 투명한 액체가 묻어나오는 것 같았으나,
거울 볼 기회도 별로 없고... 그러다 거즈를 갈고, 문병온 이들과 놀고,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퇴원 때까지 별 생각을 못하였습니다.
여러분! 퇴원 전에 꼼꼼히 살펴봅시다! -_-
월요일에 퇴원한 후 이틀간 여전히 가장자리 부위가 살짝 가려워 몇 번 만졌는데,
어제 오후, 거울을 보니까 벌겋게 부어올라 있습니다.
심하게 가려운 건 아니어서 그냥 넘어가려다... 왠지 찜찜해서 대책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퇴원할 때 간호사들 왈, 드레싱은 다음 외래 때까지 그냥 둬도 되지만 혹 갈고 싶다면 토요일 일반 외래에 오거나
근처 약국에 가서 갈고, 만약 고름이 차거나 등등 심한 사태에는 즉시 응급실을 찾고,
잘 모르면 간호사실로 전화를 달라고 했던 것을 떠올려 대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어제 7시 반. 일단 약국에 전화를 해보니, 9시 반까지 한다고 합니다. 대책 하나 확보.
그 후 기숙사 조교실로 가서 소독약이 뭐 있나 조사해보고, 근처 병원 응급실이 어디 있나 조사해봤습니다.
그리고 입원했던 병원 간호사실에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하니, 기숙사의 에탄올 따위로 소독하면 안 되고,
약국은 가지 않는 게 좋고, 근처 병원으로 가서 일단 소독한 뒤, 최대한 빨리 외래를 오랍니다.
그래서 일단 마을버스를 타고 S**병원에 갔더니, 이거 망해가는 병원 같네요.ㅠ.ㅠ
좀 있다 들어온 의사는 눈 새빨갛고, 술 먹다 온 건지 자다 온 건지...
알러지라면서 약을 먹어야겠다, 소독은 할 필요 없다, 그러네요.
그러나 한참 고민하더니 이 거즈는 뜯어내고, 더 접착력이 약하지만 알러지는 덜한 걸로 갈자더군요.
벌건 눈의 의사는 살이 일어나도록 거즈를 쫙쫙 힘줘서 뜯어버립니다.
나: 좀 살살 하시죠?
의사: 이거 살살 하는 겁니다.
간호사가 가져온 말라비틀어진 솜으로 닦는 둥 마는 둥,
그리고 솜 위에 댈 테이프도 길이가 안 맞아 몇 번이나 다시 자르고 얼기설기...
나중에 와서 보니 위치도 너무 아래여서 별 효과가 없을 듯한...-_-
버스에 오르고 나서 영수증을 뒤지다보니 처방전이 있더군요.
근데 왠지 못 믿겠습니다.
먹는 약도 많은데 이거 먹어서 뭔가 안 좋은 효과도 있을 것 같고... 약으로 해결할 일인가 싶기도 하고...
약은 안 사먹기로 합니다. 어쨌건 응급실이랍시고 9500원이나 냈네요.
이제서야 절실한 환자의 마음을 느끼며 불안한 마음으로 잠들었습니다.
아침에 보라매병원 예약센터에 전화를 걸어 구교수님 외래를 최대한 빨리 당겨달라고 하였으나
구교수님은 14일까지 병가랍니다. 그래서 제 외래가 퇴원 후 2주로 늦게 잡힌 거였군요.
그러면 어떡하냐니까 예약센터 직원은 급하냐고 반문하고는 14일에 그냥 오랍니다.
그래서 일단 끊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러다 일 나면 어떡하나 싶습니다.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좀더 똘똘한 언니가 다른 선생님을 뵈어도 되는데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알아보갰다, 합니다.
좀 이따 전화가 와서 당장 올 수 있냐고 합니다. 황교수님이 대신 봐준다고...
그래서 택시 타고 갔지만, 수납에 100명 정도 밀려 있어 30분 이상 대기했습니다.
당일예약이라 마지막까지 기다리라 하여 또 30분 대기.
어쨌건 황교수님을 뵈었더니...
황교수: 피부가 민감하시군요. 어이구, 절개 중간자리도 물집이 좀 있네요. 가려워서 고생 많으셨겠어요. 이 거즈, 뜯어버립시다. (스트립까지 다 뜯어버리십니다!) 이런 일이 종종 생겨서 저는 수술장에서 병실로 올라오면 이 거즈 바로 뜯어버립니다. 마데카솔 같은 거 좀 바르고 나으면(딱지가 생기면?) 그 후로 흉터 줄이는 연고 바르시면 돼요.
소독을 다시 해주시더니, 다음 주 수요일에 다시 오라십니다.
그리고 제 자세를 보시면서 목에 담 생긴다고, 수술을 안 한 것처럼 자연스레 움직이랍니다.
제가 옆으로 자도 되냐니까 당연히, 편안하게 자라며 운동법도 알려주십니다.
나오는 길에 갑자기 복도에서 대학 동창을 만났습니다.
얘는 제약회사 직원인데 영업하러 왔다네요.
얘가 제 이야길 듣더니 '암'이란 한 단어에 충격을 먹어 제주갈치와 전복 들어간 오분향뚝배기를 사줍니다.
그리고 본인도 당장 건강검진을 해보겠다고 합니다.
올까말까 고민했었는데 역시 잘 온 것 같습니다.
절개한 자리에까지 물집이 생겼을 거라곤 꿈에도 생각을 못했었는데...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동네 병원 응급실은 안 가기로 결심한 것도 나름 큰 교훈 중의 하나입니다.
근데, 지금 상태에서 마데카솔 바르면 되는 거 맞는지 헤깔리네요 ㅠ.ㅠ
제가 마데카솔 같은 거 안 발라봐서 통 감이 안 오니까요-_-
어릴 땐 바깥에서 굴러다니며 상처를 많이 입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수영, 다이빙, 요가, 각종 사교 댄스, 자전거만 하다보니 피부 상처가 생긴 적이 거의 없거든요.
그리고 거즈가 없으니 왠지 불안하네요.
강력한 접착제 거즈가 있으니까 뭔가 든든하게 지지해주는 느낌이었는데...
이거 쫙 벌어지는 건 아닌지 원...
수술 직후부터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지내셨던 분 계시나요 ㅠ.ㅠ
첫댓글 정말 고생 많으시네요...더이상 진물이 나오지 말아야 할텐데....
오~일단 후시딘&마데카솔에 대해 폭풍검색한 후 후시딘을 발랐더니, 2시간 후 벌건 부분들이 눈에 띄게 가라앉아 있네요^^ 진물도 안 나오고그랴~^^ 감사합니다, 그랴님!
아..맘이 말이 아니겟어요.속상하시겟어요.무방비..천으로된 거즈라도 붙이면 안된다고 하던가요?힘내시고 자꾸 더 심해지면 계속 병원가셔서 귀찮게 하세요
넹~내일은 더 낫길 바라고 있어요^^
쫘악~~~이라뇨. 저는 두딸들낳을때 제왕절개했는데요. 약간간지럽다고 말했더니 바로 다시 드레싱해주던걸요. 얼른얼른 병원가셔서 지적질을해서라도 진물부터 잡으세요.
자고 나면 후시딘이 진물을 잡아놓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반창고나 거즈알러지 인가봐요..
빨리 병원연락 취하셔야겠어요.......
그러게, 알러지인가 봐요~근데 후시딘이 잡은 걸 보면 포도상구균 같은 것일 수도? ㅋㅋ 어쨌든 의사 쌤 말씀대로 연고 바르니까 가라앉아서 한시름 놨습니다~감사해요~
저도 수술하고 한달되기전에 스트립테잎붙인곳에 염증이 생겨서 진물났어요. 전 근처 피부과가서 접촉성피부염이라 연고랑 약처방해서 먹고 발랐더니 상처가 많이 좋아졌어요. 근데 그후부터 수술한 자국이 붉고 켈로이드처럼 변했어요. 지금 5개월됐는데 흉터가 심해서
레이저치료받을려고 예약해논 상태에요. 님도 첨부터 관리 잘 하세요
저 같은 경우가 또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아~저는27일에수술하고5월2일에퇴원했는데병원에서메디폼을처방해주시더라구요
지금은병원에서수술후갈아준동그란메디폼하고있는데오염되거나떨어지면처방하신메디폼을상처크기보다조금크게잘라붙이라고
3~4개월정도부칠수있는데7만원정도래요
살색이라붙이고있어도표시도잘안날거같아요~참고하시고빨리나으시길빌께요^^
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