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욱]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 프리뷰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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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욱]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 프리뷰

2017.11.28 오후 06:01 |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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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서형욱 MBC축구해설위원, (주)퍼스트디비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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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게임=서형욱] 2018년 FIFA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FIFA는 오는 12월 2일 토요일 0시(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콘서트홀에서 조추첨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32개국의 운명을 가를 본선 조추첨에 관해 알아본다. 

■ 조추첨 진행 방식 

[팀 포트] 이미 공개된 것과 같이, FIFA는 2017년 10월 랭킹을 기준으로 본선진출국 32개팀을 4개 그룹으로 나누었다. 즉, 8개팀씩 1개 그룹에 포함된다. '팀 포트'는 항아리(pot/포트) 안에 팀들의 이름이 적힌 공을 담은 것으로, 포트에는 1번부터 4번까지 번호가 붙는다. 한 포트에는 8개팀의 이름이 들어간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1번 포트, 2번 포트는 여기서 나온 말이다. 대한민국은 물론 4번 포트다.  

이 중 1번 포트는 조편성의 시드국들의 공간이다. 개최국 러시아는 32개국 가운데 FIFA랭킹이 가장 낮음에도 불구하고 개최국 자격으로 1번 포트에 포함된다. 나머지 7개의 자리는 본선 진출국 중 FIFA 랭킹 상위랭커 7개국에게 돌아간다. 이번 대회는 FIFA랭킹 상위 10개팀 가운데 9위(칠레)를 제외한 모두가 본선에 합류한다. 이에 따라, 10월 FIFA랭킹 상위 7개팀이 1번 포트에 추가됐다. (스위스는 무척 아쉬울 것이다. 스위스는 9월과 11월 랭킹에서는 모두 프랑스보다 높은 순위였다. 이대로라면 프랑스가 2번 포트, 스위스가 1번 포트다. 하지만 운명의 10월 랭킹에서 스위스는 11위로 급락했고, 덕분에 7위로 뛰어오른 프랑스가 1번 포트에 합류했다.)

나머지 포트 역시 모든 팀들의 10월 랭킹 순으로 소속 포트가 결정됐다. 62위 대한민국은 일찌감치 4번 포트 합류를 확정했다. (4번 포트에는 세르비아, 나이지리아, 호주, 일본, 모로코, 파나마, 사우디 등이 속했다. 조별리그에서 만날 일이 없는 팀들이다.) 

[그룹 포트] 다른 위치에 놓인 8개의 포트에는 알파벳 A부터 H까지 이름이 붙는다. 각 팀들이 본선에서 속하게 될 조의 명칭이다. 그룹 포트에는 1부터 4까지 적힌 종이가 들어간다. A포트에서 3을 뽑게 되면 A조의 3번 스케줄을 소화하는 팀이 되는 것이다. 조추첨은 앞서 소개한 '팀 포트'에서 팀명을 뽑은 뒤, 그 순서에 맞는 '그룹 포트'에서 번호표를 뽑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즉, 팀 포트 2번에서 스페인이 가장 먼저 선택된다면 그룹 포트 A에서 번호표를, 페루가 두번째로 선택된다면 그룹 포트 B에서 번호표를 뽑는 식이다. 이렇게 소속 그룹과 스케줄이 확정된다. 만약 대한민국이 4번 포트 중 가장 먼저 선택된다면 A조에 속하게 되고, A조에 남아있는 번호표가 2번이라면 A2를 배정받아 개막전을 치르게 된다. 여기까지가 조추첨 진행의 원칙이다. 

■ 조추첨 예외 사항 

하지만 조추첨 진행에는 몇 가지 예외가 있다. 우선, 개최국 러시아는 A1로 이미 확정이 된 상태다. 개최국으로 개막전을 치르도록 배려한 규정이다. 팀 포트에서 러시아는 붉은 색 공으로 다른 팀들과 구별된다. 

다음은 조별 '1대륙 1개팀' 원칙이다. 같은 대륙의 국가들은 같은 조에 속할 수 없다. 예컨대, 1번 포트에서 브라질이 B조에 속했는데, 2번 포트에서 콜롬비아가 두번째로 나온다면, B조가 아닌 다음 조로 배정이 넘어간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이 4번 포트에서 선택된 순간, 3번 포트에서 이란이 배정된 조라면 그 조에는 들어갈 수 없다.

여기서 유일한 예외는 유럽이다. 유럽에서만 14개 나라가 참가한 까닭에 8개조 체제의 본선에서 '1대륙 1개팀' 원칙 적용이 어렵다. 이에 따라 오직 유럽의 경우에 한해, '1대륙 2개팀'의 같은 조 편성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론상으로는 유럽팀이 2개팀 속한 조가 최대 7개까지 나올 수 있다. (1,2 포트에서 유럽팀이 속하지 않는 조가 나올 경우의 수는 1번에서 남미, 2번에서 멕시코인 경우가 유일하다. 따라서 남미-멕시코-아시아[아프리카]-아프리카[아시아]의 조합이 성사되면 유럽팀이 없는 조도 탄생할 수 있다.)

이 두 예외로 경우의 수가 줄어들 수 있어, 3번이나 4번 포트 추첨 때에는 편성 조를 조금 더 일찍 예상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 진행 및 참가자 

조추첨식 진행은 잉글랜드 축구의 레전드 개리 리네커와 러시아의 방송인 마리아 코만드나야가 공동으로 맡는다. BBC의 프리미어리그 하이라이트쇼 MOTD(Match of the day)의 진행자로 유명한 리네커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득점왕 출신이다.

조추첨 진행에는 역대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7개 나라의  대표 레전드들도 참여한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월드컵 4회 우승국인 독일에서는 역대 월드컵 최다득점자인 미로스라브 클로제가 나선다. 클로제는 현재 독일이 갖고 있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와 함께 등장할 예정이다. 이 밖에, 로랑 블랑(프랑스), 고든 뱅크스(잉글랜드), 카푸(브라질),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 파비오 칸나바로(이탈리아), 카를레스 푸욜(스페인) 등 월드컵 우승국의 대표 스타들이 함께 한다. 이 중 포를란을 제외한 모두가 월드컵 우승을 직접 경험한 인물들인데, 포를란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루과이를 4강으로 이끌며 대회 MVP(골든볼)에 오른 경력의 소유자다. 여기에 개최국 러시아에서는 축구 영웅 니키타 시모니안이 합류할 예정이다. 시모니안은 올해로 91세가 된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소련 대표팀 멤버로, 1956년 멜버른 올림픽에서 소련이 금메달을 따는 데에 기여한 레전드다. 

■ 역대 최악의 조 

FIFA는 월드컵 개막 당시 FIFA 랭킹을 기준으로 역대 최악의 조가 어디였는지 살펴보는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FIFA 랭킹 산정이 시작된 1993년 이후에 열린 월드컵을 대상으로 정리된 이 기사에 따르면, 역대 최악의 조는 1994년 미국 월드컵 E조다. 멕시코(시드국), 아일랜드, 이탈리아, 노르웨이가 한 조에 속한 E조는 이 대회 준우승국(이탈리아)이 포함됐고 16강에도 3팀이 진출했다. FIFA가 최악의 조로 꼽은 이유는 이 네 팀의 월드컵 당시 평균 FIFA랭킹이 무려 9위였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1위, 노르웨이 5위, 아일랜드 13위, 멕시코 17위)

그렇다면, 지금까지 모두 9차례의 본선을 치른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가장 끔찍했던 조는 어떤 대회였을까. 이 부문에서는 이론의 여지없이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이 꼽힌다. 월드컵 첫 출전 국가였던 대한민국은 헝가리, 서독, 터키와 함께 2조에 속했다. 알려진대로 이 대회 결승전은 이른바 '베른의 기적'이라 불린 명승부였는데, 이 시합에 나선 두 팀은 대한민국과 같은 조였던 서독과 헝가리다. 서독은 2조 예선에서 3-8로 패했던 '위대한 마자르족' 헝가리를 상대로 결승에서 먼저 2골을 내준 뒤 3-2 역전승을 일궈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과 한 조에 속한 팀들이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졌으니 이보다 더 '끔찍한' 최악의 조는 존재할 수 없지 않을까? 한편, 당시 대한민국은 2조 예선에서 2전 2패를 기록했다. 당시 1차전에서 푸슈카슈, 콕시슈 등이 맹활약한 헝가리에 0-9, 터키에게 0-7로 완패한 뒤 귀국길에 올랐다. (당시 규정은 한 조에 4팀이 속해 2경기만 치른 뒤 승점이 같을 경우 추가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방식이었고 그래서 대한민국은 서독과는 경기를 하지 않았다.)

■ 티켓 

이번 월드컵에서 FIFA가 개최국에 배당한 티켓은 전체의 51%다. 1차 판매는 지난달 12일에 마감됐고, 이달 16일에 시작된 2차분 판매는 오늘 끝났다. 나머지는 조추첨이 끝난 뒤인 12월 5일부터 신청을 받는다. 1월 31일까지 팔리지 않은 판매분은 3월 13일부터 선착순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티켓 판매는 FIFA 홈페이지에서 진행한다. 개최국인 러시아 거주자들에게 배정되는 티켓이 절반 정도 된다. FIFA는 현재까지 가장 티켓 수요량이 많은 나라 상위 9개국을 꼽았는데 여기에는 아르헨티나, 멕시코, 미국, 브라질, 콜롬비아, 중국, 호주, 독일, 인도가 포함됐다. 월드컵 본선에 나서지 못하는 나라가 셋 포함된 것이 인상적이다. 

■ 가상 조추첨 

실제 조추첨일이 다가오면서, 가상 조추첨 결과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축구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첨부 사진은 필자가 시도한 가상 조편성. 누를 때마다 매번 다른 조합이 나오는데, 이 정도면 꽤나 흥미로운 조편성이 아닐까 싶다. 이쯤되면 대한민국에겐 죽음의 조, 개최국 러시아에겐 꿀조. 여러분도 한 번, 나만의 조편성을 해보시는건 어떨지. 

기사제공 서형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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