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349)... 담낭절제와 전립선절제 수술을 한꺼번에...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담낭(膽囊) 및 전립선(前立腺) 절제
필자는 지난 4월 20일 일요일 부활절(復活節) 예배를 연세대학교회에서 드리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하여 다음날 21일 아침에 먼저 ‘복강경적 담낭절제술’을 받은 후 곧 이어 ‘경요도적 전립선절제술’을 받았다. 수술 후 몇 일 경과를 본 후 25일 퇴원하였다. 물론 입원 전에 수술에 필요한 몇 가지 검사를 받았으며, ‘수술전 협진실’에서 마취(痲醉) 의사가 수술에 지장이 없다는 확인을 받고 입원하였다.
필자는 전립선비대증으로 지난 15년간 약을 복용하였으나 주치의(비뇨기과) 말씀이 방광(膀胱)기능이 점차 약해지므로 수술을 적극 권하였다. 또한 복부초음파검사를 통하여 담낭에 담석이 여러 개 발견되고 또한 용종(약 7mm)이 생겨서 간담췌외과 전문의께서 담낭절제를 권하였다. 이에 두 가지 시술을 한꺼번에 받게 되었다.
요즘 우리 주변에 담낭(쓸개)을 절제한 ‘쓸개가 없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담낭(膽囊ㆍgall)은 간(肝) 아래쪽에 있는 근육막으로 이루어진 주머니로서 간에서 지방질의 소화 및 흡수를 돕기 위해 만든 소화효소인 담즙(膽汁)을 저장해 두었다가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담도(膽道)를 통해 위장관내로 배출하여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담낭에 생기는 질병에는 담석증, 담낭염, 담낭암(癌) 등이 있다.
담즙에는 콜레스테롤, 담즙산, 빌리루빈, 전해질, 면역체 등 여러 가지 구성성분이 있으며, 이 구성성분이 과다하거나 또는 균형이 깨지는 경우 용해된 상태가 아니라 결정(結晶)을 형성하면서 결국 돌처럼 단단한 구조로 되는데 이를 담석(擔石ㆍgallstone)이라 한다. 담석증(膽石症)의 원인은 콜레스테롤이 많으며 칼로리가 높고 섬유질이 적은 서양식 식생활이 담석의 발생과 연관이 있다. 또한 체중 감소를 위해 무리하게 식사를 제한하는 사람들 중 25%에서 담석이 생긴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담석이 담즙의 배출을 막고 흐름을 방해하는 경우 담석의 위치에 따라서 통증, 발열(發熱), 황달(黃疸), 염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염증(炎症)이 심한 경우 혈압이 떨어지거나 정신이 혼미해지는 소견까지 보일 수 있으며, 피부나 눈이 노랗게 보이는 황달 증상이나 소변이 까맣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세브란스병원으로 병문안을 오신 목사님께서 필자의 담낭에서 나온 담석을 보시고는 “사리(舍利)가 7개나 나왔군요”라고 하셔서 함께 웃었다.
담낭 용종(폴립ㆍpolyp)은 대부분 담즙의 구성 성분인 콜레스테롤이 뭉쳐서 생기는 콜레스테롤 용종이 가장 흔하고 악성종양(惡性腫瘍)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러나 간혹 콜레스테롤 용종이 아닌 진짜 종양이 있는 경우가 있으며, 환자 자신의 유전적 성향에 따라 악성종양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담석증이나 담낭폴립으로 담낭절제술이 필요한 경우 20〜30cm 정도의 피부절개를 통하여 담낭을 제거하였다. 하지만 복강경(腹腔鏡) 수술의 도입으로 배꼽에 10〜12mm, 그리고 상복부에 2〜5mm 크기의 세 군데 피부절개로 담낭을 절제한다. 수술 후 흉터가 거의 생기지 않으며, 통증도 심하지 않다. 수술 후 합병증으로 상처감염, 담즙누출, 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간(肝)내 담관(膽管)에 담석이 있는 경우, 간을 절제하는 수술을 하거나 경피 내시경으로 담석을 제거하기도 한다.
수술 후 식사는 우선 죽과 지방이 거의 들어 있지 않은 저지방(低脂肪) 음식을 먹으며,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위주로 소량씩 자주 먹어야 한다. 점차 고형식(일반식사)으로 진전하고 지방이 적은 생선, 육류, 우유, 두부 등을 섭취한다. 너무 기름진 음식, 너무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 질긴 음식은 되도록 피한다. 또한 건강식품 등 농축된 음식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퇴원 후에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지만 등산, 골프, 테니스, 헬스 등은 수술 후 약 한 달 후부터 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전립선(前立腺ㆍprostate)은 남자의 방광 바로 밑에 약 20g 정도 밤톨만한 부드러운 조직이다. 전립선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어 그 사이로 소변이 지나가는 요도(尿道)와 정액(精液)이 지나가는 사정관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전립선에 이상이 생기면 배뇨기능은 물론 성기능 사정(射精)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전립선은 남성의 정자(精子)의 생존에 필요한 전립선액(液)을 만드는 생식기 조직이다.
전립선비대증(前立腺肥大症ㆍprostatism)은 전립선 질환 중 가장 흔하며, 전립선의 이상 증식, 소변의 배출장애, 이로 인한 배뇨증상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전립선은 30대부터 조금씩 커지기 시작하므로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원인 중 하나인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이상 남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비뇨기과 질환으로 최근 고령 인구의 증가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전립선비대증의 유발인자는 연령, 남성호르몬 등이다. 즉 전립선비대증의 조직학적 변화는 약 35세부터 시작돼 나이가 많아질수록 유병률이 증가한다. 또 전립선 성장에 남성호르몬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거세(去勢)한 환관(宦官)은 전립선비대증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남성호르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전립선비대증은 증상에 따라 지속적인 관리를 필요로 하는 질환으로 환자의 상태 변화에 따라 가장 적절한 방법(대기요법, 약물요법, 수술요법)을 선택한다.
‘대기요법’이란 정기적 검진을 받고 추적관찰하면서 기다려 보는 방법으로 경한 증상이 있는 경우 가능하다. ‘약물요법’은 전립선 평활근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알파-교감신경 차단제와 전립선 상피의 이상 증식을 방해하는 항(抗)남성호르몬제 등이 대표적인 약물이다. 방광경부와 전립선 평활근을 이완시켜 요속(尿速)이 증가된다. ‘수술요법’은 100ml이상 심한 잔뇨(殘尿), 재발성 혈뇨(血尿), 재발성 요로감염, 요폐(尿閉), 상부요로 확장, 거대 방광게실, 방광종양 등이 동반될 경우 적극적인 수술요법이 필요하다.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TURP)은 하반신 또는 전신 마취하에 전립선 절제경(내시경)을 환자의 요도를 통해 방광과 전립선 요도에 삽입하여 요도는 물론 방광 내부와 비후된 전립선을 확인한 후 루프형 전기칼로 요도를 막고 있는 비후된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가장 표준적인 수술 방법이다. 합병증으로 역행성 사정, 발기부전(勃起不全), 출혈, 괄약근 손상으로 인한 요실금(尿失禁), 요도협착 등이 드물지만 생길 수도 있다.
수술 후 1개월 정도까지 간헐적(間歇的)으로 혈뇨(血尿)가 나올 수 있으나 자연적으로 소실된다. 좁아져 있던 전립선 부위가 확장되어 사정액(射精液)이 배출되지 않고 방광으로 역류하는 역행성 사정이 발생하지만 사정액은 소변과 같이 배출된다. 수술 후 재출혈(再出血)의 위험이 있으므로 수술 후 한 달까지는 하복부(下腹部)에 힘을 주는 운동, 자전거타기, 부부관계(性行爲), 무거운 물건 들기, 딱딱하거나 찬 곳에 오래 앉기, 장거리 여행, 변비로 인해 복부에 힘을 주는 행위, 음주, 흡연(吸煙) 등은 피해야 한다.
평소 배뇨장애가 있는 사람은 감기약이나 추운 날씨고 인해 급성요폐(尿閉)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감기약 중 코막힘 증상 등에 사용하는 에페드린계 약물은 요도의 괄약근(括約筋)을 조여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배뇨장애를 일으키기 쉬우므로 감기약 처방 시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전립선비대증은 조기에 치료하면 고통을 최소화하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필자의 수술을 집도(執刀)해 주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홍성준 교수님(비뇨기과)과 이우정 교수님(외과, 간담낭췌장)께 깊이 감사드린다. 또한 수술실 의료진과 병원 간호사들께도 감사드린다.
글/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청송건강칼럼(349). 2014.4.30. www.nandal.net www.ptcian.com>
mypark1939@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