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우리가 세상을 살아 가면서 순리를 따르는 것은 중요한 일 입니다<br>이를 거스르면 모두가 불편해 집니다 <br>봄도 왔으니 오늘은 꽃이 피는 순서에 대해 되새겨 봅니다)<br><br>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br><br>눈 녹은 해토에서 <br>마늘 싹과 쑥잎이 돋아나면 <br>그때부터 꽃들은 시작이다 <br><br>2월과 3월 사이 <br>복수초 생강나무 산수유 진달래 산매화가 피어나고 <br>들바람꽃 씀바귀꽃 제비꽃 할미꽃 살구꽃이 피고 나면 <br><br>3월과 4월 사이 <br>수선화 싸리꽃 탱자꽃 산벚꽃 배꽃이 피어나고 <br>뒤이어 꽃마리 금낭화 토끼풀꽃 모란꽃이 피어나고 <br><br>4월의 끝자락에 <br>은방울꽃 찔레꽃 애기똥풀꽃 수국이 피고 나면 <br><br>5월은 꽃들이 잠깐 사라진 초록의 침묵기 <br>바로 그때를 기다려 5월 대지의 심장을 꺼내듯 붉은 들장미가 눈부시게 피어난다 <br><br>일단 여기까지, <br>여기까지만 하자 <br><br>꽃은 자기만의 리듬에 맞춰 차례대로 피어난다 <br>누구도 더 먼저 피겠다고 달려가지 않고 <br>누구도 더 오래 피겠다고 집착하지 않는다 <br>꽃은 남을 눌러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이겨 한 걸음씩 나아갈 뿐이다 <br><br>자신이 뿌리내린 그 자리에서 자신이 타고난 그 빛깔과 향기로 <br>꽃은 서둘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고 <br>자신만의 최선을 다해 피어난다 <br><br>꽃은 달려가지 않는다 .⚘️<br><br>- 박노해시인 글중에서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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