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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4월
이번달 산행은 한라산! 요즘 날씨는
한동안 여름이 오나 싶다가 다시 겨울이 다시 오나 싶을 정도로 쌀쌀하다.
객지의 큰산이라 힘에 부칠게 뻔한 산행거리에서는 배낭 무게와 무슨 옷을 입어야 가장 효율적일까?
그랜마 김씨 한달 내내 그 생각 뿐이다.
얼마 전 부터 제주행 비행기 저렴하게 타보기한다고 회원들간에 나름 경쟁을 벌이다.
제주항공권 판매사이트 마다 잠시 사이 가격이 달라짐을 확인하는 게 재미있다. 이래서 주식을 팔고사고 하는구나!
약산회 산행날은 언제나 설레다. 공항 가는날은 더 설렌다.
비행기 타고 소풍가는 날 오늘, 마음도 들뜨있는데 찬조까지 막 들어온다.
날씨는 맑고 쾌청하나 쌀쌀은 하다. 비행기 창밖에서 내려다본 제주도 인근 파도가 심상찮다!
이때라도 좀 깨닫고 덤빌껄... 미리 알았다고 해서 뭐 뒷요량이나 있냐마는
성판악 관리소 가는 도중 이회장님, (상기 사진 참조. 여의주를 뜨받치는 듯한 우아한 손 포즈)
작년이어 올해도 연임회장님이시나 작년에 한번 스치듯
회원들 앞에서 소신 말씀하셨고.
오늘 두번째 마이크 잡고 인사 말씀을 해보시다.( 속으로 ...이래되면 이 건은 철 지난 재취임 인사말씀?)
아침 김밥과 점심찰밥 찬조는 매사 치밀 차분한 브레인 정현규님 , 백설기는 용희사모님, 두유는 김선희님, 보리빵은 새인산님, 영양갱은 이회장님, 생강젤리는 이계화님 ..등등
7시반, 제주공항 도착. 바로 흰색 바탕의 빨간 스트립 심박한 디자인의 버스에 올라 타다. 젊은 운전기사분이시구나!
버스에서 김밥으로 아침 식사하다.
8시반, 성판악 관리소에 도착.
성판악 관리소 중스레한 안내인께서는
한라산 등반 손님께 훈련소 조교마냥 지도 지시 하산 싯점 신신당부 다짐을 받아내시내.
<오늘은 바람이 불어 다쳐도 헬기가 안 뜨니 아무도 안 도와준다.
제 시간에 목적 도착 장소에 못 나타날 것 같으면 처음부터 등반하지마라~ >
예약한 바코드 인식을 거친 후, 입장하다.
23명 회원 참석중, 14명만 한라산 공격조. 이회장님, 최대장님 내외분, 윤희님, 정전회장님, 마총무님과 풍경씨, 최진자님, 정현규님댁 내외분, 방전회장님 내외분, 이간사님, 김씨,
비교적 쉬운 코스로 알려진 성판악탐방로를 산행 들머리로 - 진달래밭 대피소- 백록담- 관음사 주차장 날머리 코스를 정하다. (총 19km, 9시간)
나머지 9분께서는 그래도 26,000 보 걸어시면서 제주도 명승 3곳 방문하셨다신다.
10시 반, 성판악관리소 입구를 출발하여 처음 집합장소 속밭대피소, 눈 닿는 도처에 경고문인지 협박문인지 저런 팻말이 많다. 육지산엔 임산물채취금지, 입산금지, 산불조심 등등 캠페인성 문구인데...
40년 전하고는 식물 생태가 완연 다르다.
40년전 5월엔, 정상부근에는 식물이 못 자라고, 어느 정도 산을 오르니 키 작은 관목이 보이다가 이내 눈이 수북수북 하였고,
<죽어 천년 살아 천년 >이라는 별명의 키가 나즉한 주목나무가 죽은 채로 하얀 뼈대만 엉컬하게 덤성덤성 서 있어서 이색적이 풍광이던데...
40년 전 봤던 그 많은 하얀 주목나무들이 이젠 사라지고 없어니 ... 그때 가 향년 1960세 ?
이제는 정상 부근까지 키 작은 대나무 조릿대 군락지가 되어 있고 삼나무 천지다.
죽은 주목나무가 아직 산 정상 가까이에 서식은 하고있다.
11시 반. 진달래밭 대피소까지는 좋았다.
경사도 하 수준이고 좀 춥고 세찬 바람이 불어도 시간도 넉넉했고
<정상에서는 식사할만한 곳 없다>고 이 산장에서 이른 점심 하시잔다.
이제부터 2.4km, 본격적인 2시간 경사 중하 오르막 등반이다.
이회장님. 최산대장님 은근 김씨 의중을 떠보시다. 사라오름으로 방향전환? 못 들은 척 하다.
나름 몇달 전부터 등반 연습 많이 해놨다 .
세계적인 등산로 답게 양쪽 밧줄로 데크 계단을 정비해놓아 오르는 길은 별로 힘 안들이고 등반할 수 있도록 멋찌게 만들어 놓았네.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데 벌써 내려오는 사람이 많다. 40년전 김씨가 그랬듯, 스틱 배낭 없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6시에 입장한 등반객이다.
12시 반, 마주오는 튼실해 보이는 젊은 남자분이 소리치다 .
<산바람이 굉장하니 각오를 단단히 하시라>고 ...바람막이도 입고 핫백도 붙히고...아무 소용 없었다!
산에 경험이 나름 있어신 분들께도 군대 다녀오신 분들께도 여쭤보니 <이런 바람은 처음 접한다>셨다.
한달내내 계속 한라산 기온, 날씨 , 바람세기 확인한다고 했었는데...산 중간허리까지만 적중할 뿐!
얼음이 산 중턱에서 부터 보이다. 눈빨도 휘날리고
<산정상를 올라선 자 만이 아래 펼쳐진 대자연의 광활함를 볼 수 있다>는 명언은 있다.
김씨는 많이 보고 싶은 것 보다 오늘도 나는 산 한개를 넘어봤다!
그런 마음이 참 신난다~ 랄까! 이런 소박한 맘이 박살나는 순간이 올 줄이야.
가파르지도 않은 산 정상을 70m 정도 목전에 두고도... 죽어도 못 오르겠다.
이건 마치 바다 한복판에서 거대 폭풍을 만나면 그럴꺼다.
비나 바닷물이 안 들어 찬다 뿐이지.
바람에 몸을 가누치를 못하고 .오른쪽 가드 밧줄에서 튕겨져 왼쪽 가드 밧줄에 부딫치기를 몇 번!
왼쪽에서는 그냥 밧줄을 타고 넘어가 버릴 것만 같다.
넘어가도 경사 낮은 구릉이라 저 아래 성판악까지는 굴러가진 안켔지만, 그래도 한발자국이라도 덜 날라가는 공간이라도 확보할려고 결사적으로 오른쪽 밧줄을 잡어려고 죽을 힘을 다 내다.
가파르지 않은 산비탈에 왜 밧줄을 양쪽으로 단단히 연결해 놨는 지 깊이 깨닫게 되는 순간이더라.
그러는 사이 먼저 정상밟은 윤희님이 하산루트를 일행과 반대 방향으로 잡아,
길을 잘못 들어서면서 바로 옆을 지나갔으나, 전혀 서로 의식치 못했다.
당시 윤희님은
<오늘이 이승 마지막 날이구나! 새벽에 식구분들께 허술히 인사하고 떠나옴을 잠시 후회하셨다나...ㅋ>
또, 용희님은 최산대장님께 <더는 못간다. 돌아갑시다. >
최대장님 말씀이 <회원분들이 산정상에 계신다! 팀리더로서 그리 못한다.>
1시, 이제 체념하자! 더는 못간다.
비옷을 천천히 꺼집어 내어입다. 비닐 비옷 모자가 폭풍에 하염없이 퍼덕덕이며 볼따구니를 때린다.
얼마나 사정없이 두둘겨 맞았는 지 뽈대기가 아직도 쥐가 나고 얼얼하다.
조금전까진 이래 여유롭게 행동하진 않았다.
일행에서 너무 멀리 떨어질까바 불필요한 행동 삼갔지만 ...이젠 아니다. 나는 끝낼란다.
<나 왔던 길로 돌아갈래! 성판악 쪽으로..>
이간사님께 단호히 <돌아간다> 말씀드리다.
그러자 <정상이 코 앞인데 억울 않나? >손을 내밀어 주신다.
피차 손시리고 살을 에이는 추위에 놓인 같은 처지...
혼자 몸도 가늠키 어려운데 당신 손을 내밀어 댕겨주시내.
한쪽에서 얼마나 힘을 쓰셨는 지...
그냥 일방적으로 쉽게 커다란 몸이 딸려 오를 수 있구나! (필자가 쫌 사람이 크고 굵어요!)
나중에 최산대장님께서 어떻케 올라왔노? 여쭤보실 때 .
이간사님의 도움받음을 아뢰다. 그러자 대장님께서는 <보살을 본거다!>이러시내.
본디 나의 보살님는 관을 쓰시고 보석 주렁주렁 화려한 장삼 걸치시고 여자도 남자도 아닌 아름다운 분이신데..
<아... 마저 그 당시 이간사님은 보살님 현신이셨구나!
요즘 트렌드에 맞게 등산모에 바람막이 잠바 입어시고 현신하셨구나!>
포교사이신 최대장님 말씀은 불교신자도 아닌 김씨에게 큰울림을 가져다주신다.
(나중에 들언바로 그 시점에 특A조로 한가로이 산행 중이셨던 독실한 불교신자이신 새인산님께서
평소 심히 허술한 김씨가 너무 걱정되어 "나무관세음보살" 을 계속 읊어셨다는데....기원 빨이 산정상 근처까지 닿았나?
이제사 그리 깨닫다. 김씨가 믿고 의지하는 산신령님은 너무 추워서 못나오셨을꺼고...)
1시20분, 드뎌 해발1950. 산정상 도착. 산객들이 오일장 장터에 나온 것처럼 뽁작인다.
저 아래 물이 조금 괴어있는 백록담은 예나 지금이나 놀랍잖고,
정상석에서는 인증샷 찍는다고 눈빨이 펄펄 날리는 그 추운데 줄을 서고 있다.
김씨는 그냥 이 자리를 가장 빠른 속도로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내려오는 관음사 하산길은 9km 5시간! 5시40분 까지 관음사 주차장에 도착하라하는데 ...
관음사로 향하는 코스에는 조릿대 덤불과 삼나무 위로 눈이 소복히 내려 앉았다.
4월의 눈이라 참 아름다운 풍광이다.
약간 바람이 덜 불고하지만 너무 손이 시려워 카메라 샷터도 못 누르겠다.
이제사 한라산을 느껴보자.
육지산과 급 다른 웅장하고 시컴하니 고급스러움도 있고... 이래서 한라산~ 한라산~ 그러는 거였구나!
40년전 한라산에 올랐을 때는 평퍼짐한 낮은 구릉같은 민둥산 처럼 보이고,
내려오는 길은 그늘진 눈길에서 어둑어둑하니 뒤도 옆도 안돌아보고 하산하기 바빴다.
어라! 어느 틈엔가 우리 일행 아무도 안보인다.
<대체 내가 얼마나 늦은거야....>이간사님과 최대장님 무전상으로 40분 늦은 거 같다.
아무리 동동걸음쳐도 따라 붙히질 못하겠네.
나중에 전체적으로 보면 10분 정도 늦었다~하시네.
<산길 10분 뒤처진다함은 상호간에 한개 산능성 격차다.>
약산회에서 날고 기는 분들만 한라산 등반길에 나서셨구나!
김씨가 약산 여러분께 심적 고통을 주는 고문관이구나!
그 그룹에 낑길 실력이 아니구나? 그 참 낄끼빠빠가 잘 안되내.
오늘부터 골똘히 따져보자!
하도 군데군데 낙오 장소에서 기다려주시는 이간사님께 죄송해서 체면상
<저는 다음부터 특a조 할껌니다.>
그러자 <언제 약산이 9시간 강행군 한 적 있나요?>이러면서 위로?
아~~!그렇다면....나는 내 좋을대로 생각하는 게 행시인데....ㅎ
끝도 없는 너들길이라 다리에 무리가 많이 감을 느끼다.
참 돌 많다. 자갈돌이던 큰돌이던 돌 크기에 상관없이 어쩜 이리 한결같이 시컴한 꼼보일까...
군데군데 각목 디딤목을 배치시켜 놓았다.
근 50리 긴 길에 하염없이 놓여진 그 각목을,
if 철길로 재배치 시킨다면? 대구 영천까지는 충분히 쓰고도 남을래라!
하산길에서 뒤돌아본 심각봉. 탐라계곡도 지나치고 화장실도 적시적소에 배치되어있어 편리하다.
데크목 계단 설치도 군데군데 그 큰산에 산객들 불편치않게 가져다 놓았내요. !
하오 6시, 저녁 어둑살이 낀 주차장엔 온종일 그 버스 만나기를 오매불망 그리며 긴긴 지루한 시간을 달린 후,
흰색깔도 화사한 버스가 서 있다. 가슴이 다 벅차다.
먼데서도 차창 안쪽 회원분들께서 넘겨다 봄을 느끼다.
여태 보조를 맞춰 걸어주시던 이간사님께서 언제 그랬냐는 듯! 잽싼 걸음으로 차에 오르다. 차문이 닫히네!ㅜㅜ
쫌 지나니 나를 발견한 차가 문을 열어둔다. 아이고 창피해라!
낯짝들고 들어갈 생각하니 ...털레털레 스틱을 질질 끌고 버스에 오르면서 멋쩍어서 <오늘 수고 많어셨지요?> 인사건네다.
그러자 넙대대 미남 운전기사< 저보다 훨씬 고생하신 듯 합니다> 미소를 띄우다.
본래 세계적인 관광지의 운수업계 종사자라 훈련이 잘 되어 그리 즐겁게 남을 대하는강?
나는 본시 얼굴 퉁퉁한 남자 싫어한다.
관상학적으로 여자 등골 빼는 기생오래비 역삼각형 얼굴을 이상형으로 삼은 지 오래나 오늘 부로 바뀐다.
퉁퉁 넙대대 스타일인 기사님,
공항에서 송별할 때 명함을 일부러 달라했다. 제주도에 볼 일 있어 더러더러 가는 우리 아들 줘야지 ..
저녁 7시, 21시 35분발 대구행 비행기 시간을 맞추고자 공항 근처 식당에서 "코로나 거리두기" 실천하며 따로 식사하다.
최대장님 내외분과 이간사님을 모시고 저녁 먹는데 기분이 좋은데 더 좋아라싶게 정면 유리창 넘어로 빨간 큰 해가 바다로 빠지기 직전이다. 하도 멋져 촬영했는데... 어째 숨은 해 찾기가 되어 버렸내요!.
대구로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최산대장님도 즐거우셨는 지 ...자주 이런 자리 마련하실 꺼라셨다.
제주공항은 헤외여행 못 나가는 젊은이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다.
대구공항에서는 늦은 밤에 새인산님을 마중하러온 그댁 공주님께서 나도 라이딩해 주신다
내 사는 동네가 한쪽 후미진 곳이라 좁아빠진 골목이 요리조리 나있는 데 다가 집집마다 집앞 주차로 운행하기 여의치않은데... 그 근방 차 세우기 수월한 대로 변에 세워라해도 굳이< 오늘 등반 골병 들었다고> 집앞까지 데려다 주시내!
어리고 이쁜 여자분이....
대구 집에 도착 하니 11시.
첫댓글 경애쌤 ! 무사 귀환을 환영 합니다
다 경애쌤을 걱정 많이한 이언니의 노심초사를 외면 하지 못한 관세음보살님의
은덕이라 생각 합니다~ㅋ
파죽음이 되어 걱정 했는데 이리 빨리 회복 되어 후기까지 올리니~~
어쨌던 한라산 등반을 걸심한 그용기와 정상 정복한 그 끈기를 높이 평가 하며~~
다음에는 제발 특a조로 오는게 어떨지~?
산만 보고 숨차게 올라가는 A조 보다 특a조의 느긋하게 몸도 마음도 입맛 까지도 힐링하는 맛을 한번 누려 보시와요~ㅋㅋ
정말 수고 많았고 한라산 정상정복 함을 축하하고 존경 합니다~♡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그렇네요...특a.조와우리는 때갈이 달랐습니다.너무행복해하는동귀선생임 미소가 생각나 웃습니다.절절이 고생한티가 느껴져 실감나는추억도 좋지만 ...
그래도 정상정복한 쾌감은 영원히 갈 것입니다.멋집니다...대단하세요...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경애쌤, 회원들과 반대로 내려오면서 쌤 생각 많이 했어요.바람에 날려갈까봐... 그래도 무사히 도착하셔서 이렇게 재미있는 후기도 남기시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난 안날라가요! 날라간들 고 근처 떨어지지만... 윤희님은 빼짝 말라서 대구까지 그대로 날라올걸요!
윤희님! 제가 암만봐도 저 위에 윤희님 뒤태 사진... 여태 윤희님 제가 찍어본 님의 사진중 가장 그럴싸 한 것 같은데 ...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원고개김경애 관세음 보살님이 내 기도 들어 주셨다고 인정해 주시니 감사!!
더욱 열심히 기도해야겠네~ㅋㅋ
아무려면 경애 쌤의 뚝심과 끈기 그리고 이간사님의 도움 덕분 이겠지요~^^
그래도 지나고 나면 잊을수 없는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되겠네요~
고생끝의 낙인가~?
@원고개김경애 경애쌤,앞사진보다 뒷 모습이 훨 낫네요^^맘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