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월(송성당 가사문집31, 해설 ; 이병철)
명월(明月)
원문
달아 달아 발근 달아 거울갓치 발근 달아
월림텬우옥건곤(月臨天宇玉乾坤)에 반도강산(半島江山) 명랑(明朗)?다
달아 달아 발근 달아 샹원가졀(上元佳節) 발근 달아
화슈은화불야셩(火樹銀花不夜城)에 재자가인(才子佳人) 뫼엿구나
달아 달아 발근 달아 춘풍삼월(春風三月) 발근 달아
리화원락용용월(梨花院落溶溶月)에 생가쇼고(笙歌簫鼓) 효잡(?雜)다
달아 달아 발근 달아 쵹불쳐럼 발근 달아
야월금쥰홍약원(夜月金樽紅藥院)에 취(醉)코 노니 질겁도다
달아 달아 발근 달아 두렷하게 발근 달아
월도텬심야삼경(月到天心夜三更)에 밤이 자못 깁헛구나
달아 달아 발근 달아 쥭림(竹林) 속에 빗친 달아
쳥풍명월오경한(淸風明月五更寒)은 오월불열(五月不熱) 쳥츄(淸秋)갓다
달아 달아 발근 달아 벽공(碧空)으로 오는 달아
쳥텬유월래긔시(靑天有月來幾時)오 아금뎡배일문(我今停盃一問)셰
달아 달아 발근 달아 오동(梧桐)가지 걸닌 달아
아미산월반륜츄(峨嵋山月半輪秋)에 눈셥갓치 아름답다
달아 달아 발근 달아 ?에 가득 빗친 달아
사가보월쳥소립(思家步月淸宵立)은 원객졍회(遠客情懷) 이 아닌가
달아 달아 발근 달아 즁츄망야(仲秋望夜) 발근 달아
일년명월금소다(一年明月今宵多) 태평연월(太平烟月) 질겨 논다
달아 달아 발근 달아 구츄즁양(九秋重陽) 발근 달아
년년의구황화월(年年依舊黃花月)에 (醉) 흥이 도도(滔滔)다
달아 달아 발근 달아 한로상퓽(寒露霜風) 느진 밤에
하한셔류월반샤(河漢西流月半斜)는 회포(懷抱) 자못 깁헛구나
달아 달아 발근 달아 젹셜(積雪)우에 빗친 달아
월백셜백텬디백(月白雪白天地白)은 경개(景槪) 더욱 졀승(絶勝)다
달아 달아 발근 달아 매화(梅花) 남계 빗긴 달아
암향부동월황혼(暗香浮動月黃昏)에 화졍쳐사(和靖處士) 잠드럿다
달아 달아 발근 달아 츈하츄동(春夏秋冬) 발근 달아
건곤불로월쟝재(乾坤不老月長在)에 사시동관(四時同觀) 하오리라.
해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거울같이 밝은 달아.
달이 옥같은 세상에 뜨니 반도 강산 명랑하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정월 대보름 밝은 달아.
번쩍 번쩍 빛나는 불 대낮같이 환한 곳에 재자가인 모였구나.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봄바람 부는 삼월에 밝은 달아.
이화원을 도도히 흐르는 달에 생황과 노래, 퉁소 북이 어지럽게 섞여있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촛불처럼 밝은 달아.
야월금준홍약원에 취하고 노니 즐겁도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둥글둥글 밝은 달아.
달이 하늘 가운데 이르는 삼경에 밤이 자못 깊었구나.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죽림 속에 비친 달아.
청풍 명월에 오경쯤 되어 추운 것은 오월에도 뜨겁지 않은 맑은 가을 같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푸른 하늘로 오는 달아.
하늘에는 아직도 달이 있고 해뜨기 전이오, 나는 지금 술잔을 멈추고 달에게 한 번 묻세.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오동나무 가지에 걸린 달아.
아미산 달이 반달인 때 눈썹같이 아름답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뜰에 가득 비친 달아.
사가보월청소립은 먼 길 나그네의 정회가 이 아닌가.
달아 달아 밝은 달아.
팔월 보름 밝은 달아.
일년 명월이 오늘 밤에 더 밝아 태평연월을 즐기며 논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구월 중양 밝은 달아.
해마다 변함없는 국화꽃달에 취한 흥이 거침없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찬 이슬?서리 바람 늦은 밤에 은하수 서쪽으로 흐르고 달은 반쯤 기울어 회포 자못 깊었구나.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적설 위에 비친 달아.
달도 하얗고 눈도 하얗고 천지가 하얗게 되니 경개가 더욱 빼어나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매화 나무에 비낀 달아.
그윽한 향기가 달밤에 떠도니 화정처사 잠들었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춘하추동 밝은 달아.
하늘과 땅은 세월이 흘러도 늙지 않고 달은 항상 떠 있으니 일년 내내 한 가지로 저 달을 보리라.
월림천우옥건곤(月臨天宇玉乾坤): 달이 옥같은 세상에 떠오름.
샹원가졀(上元佳節): 정월 대보름.
화슈은화불야셩(火樹銀花不夜城): 불빛이 밤에도 낮같이 환한 곳. 火樹銀花: 번쩍 번쩍 빛나는 불.
리화원락용용월(梨花院落溶溶月): 이화원에 도도히 흐르는 달.
야월금쥰홍약원(夜月金樽紅藥院):
쳥츄(淸秋): ① 하늘이 맑고 시원한 가을. ② 음력 팔월을 달리 이르는 말. 여기서는 ①의 뜻.
쳥텬유월래긔시(靑天有月來幾時): 하늘에는 아직도 달이 있고 해 뜨기 전임. 문맥에 맞게 하려면 ‘來’를 ‘未’로 고쳐야 한다.
아미산월반륜츄(峨嵋山月半輪秋): 아미산의 가을달이 반달인 때.
李白의 싯구로 <峨眉山月歌>의 일부임.
이백이 資州의 淸溪를 떠나 삼협에 가는 도중 아미산의 달을 바라보며 지었음.
峨嵋山月半輪秋
影入平羌江水流
夜發淸溪向三峽
思君不見下逾州
(아미산의 가을달 그 달은 반달 평강강에 떨어져 강물 흐른다.
밤에 청계를 떠나 삼협으로 향하노니 그대 보지 못한 채 유주로 내려간다.)
아미산(峨嵋山): ‘峨眉山’과 같고 사천성(四川省) 아미현(峨眉縣) 서남쪽에 있는 산 이름. 양쪽 산 봉우리가 마주보고 있어 눈썹같이 생겨 아미산이라 이름.
사가보월쳥소립(思家步月淸宵立)
즁츄망야(仲秋望夜): 음력 팔월 보름 밤. 보름 밤의 의미는 望月夜인데 字數를 고려하여 줄인 듯함.
일년명월금소다(一年明月今宵多): 일년 명월 중 오늘 밤 달이 더 밝다. ‘多’는 ‘더 낫다. 아름답다’로 해석. 宵: 밤 소, 작을 소, 어두울 소.
도도(滔滔)?다: ① 물이 창일(漲溢)하여 흐르는 모양. ② 거침없이 말을 잘 하는 모양. 滔: 창일할 도, 넓을 도, 게
을리 할 도, 움직일 도.
하한셔류월반샤(河漢西流月半斜): 은하수 서쪽으로 흐르고 달은 반쯤 기울다.
河漢: 은하수. 황하와 한수를 의미할 때도 있음.
암향부동월황혼(暗香浮動月黃昏): 그윽한 향기가 달밤에 떠서 움직임.
임포(林逋)의 <山園小梅詩>의 한 구절.
(衆芳搖落喧姸 占盡風淸向小園 疎影橫斜水淸淺 暗香浮動月黃昏 霜禽欲下先偸眼 粉蝶如知合斷魂 幸有微吟可相狎 不須檀板共金尊)
偸: 훔칠 투, 탐낼 투, 가벼울 투, 구차할 투.
화졍쳐사(和靖處士): 중국 宋代의 시인 임포(林逋)를 가리킴.
자는 군복(君復). 시호(諡號)는 화정선생(和靖先生).
부귀를 추구하지 않고 서호(西湖)의 孤山에서 梅花와 鶴을 사랑하면서 독신의 은둔 생활로 생애를 마쳤다.
매화 시인으로 불릴 정도로 매화를 노래한 작품에 걸작이 많다.
문집으로 <林和靖集>(4권)이 있다.
건곤불로월쟝?(乾坤不老月長在): 하늘과 땅은 세월이 흘러도 늙지 않고 달은 항상 떠 있음.
사시동관(四時同觀): 일년 내내 한 가지로 보다.
-월간서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