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설악산/천당릿지&죽음의계곡&복구골(피골)
산행일:2022년 6월4일(토)
산행코스:신흥사(05:45)~비선대(06:26)~양폭/천당릿지1봉 출발(07:31)~천당릿지8봉(10:19)~죽음의계곡(건폭골)초입(10:48)~화채능,건폭골 갈림길(13:21)~만경대 갈림길(14:16)~화채봉/1327m(14:56)~송암능선/복구골 초입(15:37)~복구골~피골~119구조대(18:26)
산행 거리:약 24km
산행 시간:12시간 41분
날씨: 흐리고 짙은 안개
산행인: 나홀로
(6/4)토요일 인수봉 등반을 같이 가기로 약속한 지인이 금요일 오후가 되서야 쉬고 싶다고 말 하니 딱히 같이 할 사람도 없어 황당 하다.
갑자기 토욜 일정이 붕~ 떠 버린 느낌 이랄까?
주말에 강원 영동지역에 흐리고 비 소식이 있어 지리산으로 갈까 잠시 고민 하다가 조망은 포기 하기로 하고 설악으로 방향을 잡는데 그렇다고 딱히 꼭 가 보고 싶은 코스도 없어 한참을 고민 하다가 이왕 혼자 가는거 좀 빡시게 잡긴 하지만 세개 코스를 묶어서 한번에 진행 하기로 한다.
차량 회수를 편하게 하려고 B주차장에 주차 하고, 잠시 쉬었다가 산행 준비를 하는데 누군가 나를 부르면서 달려와 살갑게 손을 붙잡는데 돌아보니 시아님 이네.^^
평소 못 만나는 지인들을 설악에만 들면 꼭 한 두 사람씩은 만나는 것 같다.
문수형님 포함해서 일행 넷이서 저봉릿지를 가신다기에 차량 한대에 A주차장 까지 동승해서 비선대까지 같이 진행 한다.
양폭포
07시31분, 천당릿지 안부 출발.
오랫동안 천당릿지 정 코스로 진행한 사람이 없었던지 오른 흔적이 전혀 없다.
1봉에서 바라보는 우측 무명봉.
날씨가 맑으면 1봉에서 좌,우측으로 켜켜이 둘러쳐진 암봉의 풍광들이 입을 다물지 못 하게 할 텐데 짙은 안개 때문에 완전 곰탕이다.
1봉의 좌측 발 아래, 소나무 사이로 음폭이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1봉 정상
양폭 상단에 무명의 소와 와폭이 안갯속 이지만 그래도 이쁘다.
진행할 방향
2봉을 지나면서 부터 안갯속에 가리워져 흡사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 이다.
되돌아 보는 1봉 정상
1봉의 하강 포인트
소나무는 살아 있으나 고정 슬링이 비바람에 퇴색돼 약해진 듯해 보이나 따로 가져온 하강용 슬링이 없어 소나무에 직접 걸어 하강 한다.
10m 하강
약간의 고도감이 있지만 크랙이 양호해서 클라이밍다운도 가능 하다.
되돌아 보는 1봉 하강 포인트와 직벽
2봉에서 바라보는 3봉
3봉으로 가는 바윗길
3봉
굳이 봉을 얘기 하자면 천당릿지는 8봉이 아니라 7봉 까지로 보는 게 맞겠다.
왜냐면 3봉은 독립된 봉도 아니고 4봉이 시작되는 지점에 집채만한 바위에 불과 하기 때문이다.
산줄기를 조금 알고 천당릿지를 정코스로 타 본 사람 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것 이지만 누군가 처음 산행 후기로 자료를 남기고 거기에 타인들이 따라 부르니 혼돈을 없애기 위해 나도 명칭을 따라갈 뿐이다.
4봉으로 가는 바윗길
4봉 정상부가 바라 보인다.
정상 직전에 마주하는 직벽에선 몸이 들어가는 넓은 바위틈새로 진입해서 약간 오버행의 페이스로 오르면 된다.
홀드나 발디딤은 양호한 편이나 천당릿지의 거의 모든 바위 구간이 그러하듯이 부서지기 쉬운 푸석 바위라 그것만 조심하면 된다.
높이는 대략 5m 가량 될 것 같다.
올라서서 내려다 본 모습
지나면서 되돌아 보는 4봉 정상부
5봉 안부의 슬랩 구간
어렵진 않으나 좌측으로 꺽인 슬랩 구간의 좌측 아래가 직벽의 절벽이라 고도감이 조금 있다.
5봉 정상
두사람이 장비를 착용하고 진행하고 있는데 곧바로 정상에 따라 올라서니 먼저 가라고 양보해 주신다.
되돌아 보는 5봉 정상부와 나이프릿지 구간
되돌아 보는 5봉 정상부와 진행해 온 날등
하강 하기전에 내려다 보는 6봉
약 12m 하강
7봉 가는 길도 좌측 숲길로 진행해서 개구멍을 빠져 나오는 우회길이 있고 바윗길로 직상 하는 정코스가 있는데 직상 한다.
7봉 정상부
되돌아 보는 5봉,6봉
7봉 정상
7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마지막 8봉
고도가 높아지니 이제야 조망이 일부 트인다.
8봉 정상
통천문
되돌아 보는 정상부
8봉 이후로 마루금을 따라 화채능선까지 진행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오래전에 일부러 한번 진행해 봤었는데 키가 작은 관목들이 빼곡히 들어차서 짧은 거리 임에도 힘들게 헤치고 진행 하느라 엄청난 시간과 체력 소모가 많았었다.
죽음의계곡(건폭골) 초입
이전에도 너덜 이었지만 또다시 폭우로 사태를 격었는지 이전보다 더 어수선 하다.
10동지 조난사고 추모 동판
되돌아 보는 풍경
겨울철 해외 원정 등반팀의 훈련지로 자주 쓰이는 건폭포
건폭포 상단
수량이 적은게 아쉽긴 하지만 건폭포 상단 부터 계곡 끝까지 협곡의 형태를 띄고 있어 수량이 많거나 폭우가 쏟아질 경우엔 위험하고 비상탈출도 쉽지 않다.
건폭포 상단의 제1무명폭포
첫번째 무명폭 상단부터 계곡이 끝나는 곳까지 곰취가 천지빼까리다.
그렇지만 아무리 많아도 비박배낭을 가져와서 한가득 채워 가는 행위는 자제 하는게 좋겠다.
제2무명폭포
제3무명폭포
제4무명폭포 상단
제5무명폭포
제6무명폭포
건폭골의 끝자락에 올라서니 안개는 발아래 펼쳐져 있다.
끝물에 남은 털진달래가 앙증 스럽다.
중앙에 사람이 서 있는 대청봉 정상부가 이곳에선 엄청 밋밋하게 보인다.
화채능에 진입해서 바라보는 공룡능선
공룡능선을 기준으로 외설악은 안개가 바다를 이뤘고 내설악은 조망이 좋다.
바로 앞에 대청에서 희운각으로 곧장 뻗어내린 이박사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수 년 전에 혼자 백두대간을 하면서 정통 마루금을 걷고자 그때 마지막으로 저 이박사능선을 걸었었는데 그때도 기존에 등로는 이미 잡목이 많이 들어차 있었는데 지금은 기존에 등로는 완전히 사라졌을 것 같다.
화채봉 정상
화채봉에서 대청으로 이어지는 주능선만 바닷길이 열린듯이 드러나 보인다.
대청봉에서 뻗어내려 화채능선과 분기해 좌측으로 뻗은 관모능선은 설악의 변방에 속해서 오지산행을 즐기는 사람들 중에서도 제대로 진행해 본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
관모능선의 최상단부로 가기 위해선 오색에서는 관터골로 진행해야 되고 둔전골에선 청렴골이나 적골 좌골로 올라야 되는데 대청봉 바로 부근까지 이어지는 만큼 모두 가파른 데다 거칠고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특히나 관모능선은 능선이 긴 데도 불구하고 조망처가 거의 없고 육산의 특성상 멧돼지가 많이 서식 한다.
안개바다 저편에 섬처럼 떠 있는 공룡능선의 주봉들.
피골의 지계곡 중 하나인 복구골 초입
화채봉 바로 아래까지 이어진 피골에서 가장 길고 거친 골짜기 이다.
피골 자체도 지계곡 중 하나인 가리마골이 오지산행 하는 사람들에게 gps 트랙이 공개 되면서 수년전부터 갑자기 알려졌을 뿐 복구골을 비롯해서 그 외의 피골의 지계곡을 아는 사람은 아직도 흔치 않다.
특히나 복구골은 알아도 진행이 쉽지는 않다.
상단부는 진행한 흔적도 없고 골짜기를 올라도 산행시간과 거리상, 송암능선을 거쳐 피골 동지능을 따라 C지구로 내려서야 하는데 갈림길도 많고 중간중간 등로는 흐릿해서 지형도를 못 보고 트랙만 보고 다니는 사람은 좀 힘들 수 있다.
안개가 꽉 차서 시야가 10m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복구골도 골짜기가 깊고 거칠은 만큼 소와 무명폭포가 무수히 많다.
심한 안개에 조망도 풍경도 없는 산행 이었지만 그래도 좋다. 처음부터 감안을 하고 진행한 산행 이었고 예상한 시간대에 계획한 코스대로 마칠수 있어서 행복한 마음이다.
첫댓글 우와~혼자서 대단대단해요
언제 한번쯤 뵈야허는데요서락에서 ㅎㅎ
차후에 함께할수있는 영광을~
석주길에서
안녕 하세요.
사진에 표정이 코믹하니 재미 있습니다.^^
석주길도 오랜만에 보는데 요즘도 수도권 산방 따라 종종 등반을 가시는가 보지요?
@사시나무(문기태) ㅎㅎ네
@영산 여튼 대단 하십니다.^^
반갑습니다~
가끔 지난시절 설악에서
함께한 인연들 끄집어내어 봅니다..
같은날 소승폭포~상투바위골
헤메다왔어요..
그렇잖아도 가끔씩 소식이 궁금 했었습니다.
같이 하시던 해란강님은 청주팀과 암벽을 종종 다니시니 간접적으로 소식을 접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소식을 물어보기도 뭣 해서 궁금증만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 남겨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긴산행 혼산 고생하셨습니다 아직가보진않았지만 힘든산행이라고 들어만보았는데 대단한체력싸움같예요 주차장 사진 시야님두 여기서보네요 언제나 안산즐등 하세요~~
시아님이 하도 여기저기 삐대고 다녀서 모르는 분이 별로 없을 거 같습니다.ㅎㅎ
안개 때문에 조망이 별로 없어서 그렇지 그렇게 힘든 산행은 아니었고요, 오히려 편하게 즐기다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ㅎㅎㅎ 무릉도원을 거닐다 오셧군요
등반으로 꼬옥 가보고픈곳 천당릿지
아! 진짜 가고프다요
크게 어려운 데가 없어서 형님도 맘 만 먹으면 충분히 가실수 있습니다.^^
@사시나무(문기태) 이젠 하루하루가 틀려유
어제다르고 그제다르고~ㅎ
담에 리딩한번 부탁드려유
진짜루~
사시님 방가방가요~~^^
갈 수 없는곳
사시님의 덕분에 비경을 편히 감상잘하네요.
그래도 무조건 안전산행하시길요~~~
안녕 하세요~.
잘 지내고 있으시죠?^^
늘 산행을 즐기면서 하신다는 인상이 강하게 남아 있어서 기회가 되면 같이 하고 싶은 분 중에 1인 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