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250. 병원 이야기 (2)
한 사람에게도 통화를 못한 채 병원으로 급히 돌아오니 죠셉이 초조한 얼굴로 기다리고 있다.
결과가 나오려면 아직도 한 시간 이상 더 기다려야 한다. 아무래도 집에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저녁 식사도 못했으니 환자를 뭐라도 먹여야 할 것 같고 입원을 하려면 준비할 게 너무 많다.
집엘 다녀오겠다고 하니 여기저기 Signature를 하고 가란다.
내가 운전을 하려고 하자 죠셉이 고집을 부리며 운전대를 잡는다. 열이 심한 환자, 곧 입원을 해야 하는 환자가 운전을 한다.
밤눈이 어두운 내가 운전을 하는 게 못 미더운 모양이다. 불안하고 맘이 편치 않다.
집에 오자마자 눈 코 뜰 새가 없다. 우선 저녁을 먹이고 생각나는 대로 가방을 꾸린다. 입원기간이 며칠이 될 지도 모르고 이 곳의 병원은 또 뭘 준비해야 하는 지 머리가 복잡하다.
때마침 옆 집 사는 교수에게서 전화가 온다. 아까 못 받은 걸 확인하는 전화다. 집에는 역시 와이파이가 잘되니 좋다.
Terece에서 오는 길인데 20분 정도 기다리면 도착하니 우리를 병원에 데려가 주겠다고 한다. 드디어 도움의 손길이 온 것이다.
때 맞춰 들어오던 앞 집 학원장도 들여다 본다. 필리핀 간호대학을 나온 그의 약혼녀 Cora가 이것저것 정보를 준다.
need 라고 말해도 입원은 안 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의사가 necessarry 라고 할 때나 입원 하라고...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게토레이를 세 병 사 가지고 오면서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고 일러준다. 역시 이웃은 고맙다.
그러는 사이에 열도 완전히 내리고 죠셉은 마치 안 아픈 사람 같다.
옆 집 교수의 차를 타고 다시 병원으로 갔다.
결과는 댕기를 비롯해 세 가지 검사 모두 negative다. 참 다행이다.
우리는 입원을 안 하겠다고 하고 보따리를 들고 다시 집으로 왔다.
집에서 자는 이 편안함. 그리고 이 익숙한 평화로움.
새삼 일상의 사소함이 고맙기 그지없다.
첫댓글 한국에서도 나는 병원 자체를 싫어 한다.
왼만큼 아퍼서는 병원에 가는 것을 좋아 하지 않는다.
그런데 호주가서는 건강 검진을
한달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하게 돼 있어
두번인가 간 적이 있는데
한국어로 통역을 할 수 있도록 배려 하여 주는 등
무척 친절하고 자세히 안내 하여 주어
비교적 편한 마음으로 가본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