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 U-18의 창단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1월 제주 유나이티드와 서귀포고의 U-18팀 운영 협약 체결과 함께 K리그 주니어에 첫 등장한 제주 서귀포고는 K리그 주니어 첫 시즌 4승 2무 6패의 성적으로 A조 6위에 그쳤지만 2011년 8승 5무 5패(A조 3위), 2012년 13승 9패(A조 4위)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왕중왕전 진출에 성공했다.
2012년 시즌 종료 후 서귀포고와의 계약이 만료된 제주 유나이티드는 기존의 선수들을 제주 제일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에 편입시키며 새롭게 제주 유나이티드 U-18(이하 제주)을 창단시켰다. 클럽 시스템으로 창단한 제주는 2013년 8승 3무 5패(4위)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왕중왕전 진출을 이어갔지만 2014년에는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지며 8승 7무 5패의 성적으로 12위에 그쳤다.
‘코치에서 감독으로’ 1년 만에 돌아온 정기동 감독
2015년 시작과 함께 정기동 감독이 제주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정 감독은 1983년 포항제철 축구단에 입단해 9년 동안 K리그 135경기에 출전했으며 1990년에는 이탈리아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991년 현역 은퇴 후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포항 스틸러스의 골키퍼 코치를 역임했으며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골키퍼 코치를 맡았다. 이후 대구FC와 단국대를 거쳐 2013년부터 제주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2013년 제주의 골키퍼 코치를 역임한 정 감독은 2014년 프로팀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올 해 제주의 감독에 임명되며 1년 만에 다시 유소년 팀으로 돌아왔다. 제주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정 감독은 “여러 감독들을 모시며 배워온 부분을 선수들에게 접목시키고 있다. 선수들도 잘 따라주고 있기 때문에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라며 감독으로 부임한 소감을 이야기 했다.
수많은 골키퍼들을 조련해 온 정 감독은 지금도 제주의 골키퍼들을 직접 훈련시키고 있다. “골키퍼들의 훈련을 포함해 전체적인 부분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있다. 코치들과 잘 상의해서 해결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힌 정 감독은 “골키퍼들이 뒤에서 필드 플레이어들의 위치를 봐왔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라운드 밖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이 더욱 빠를 수 있다. 아직은 미숙한 부분도 있지만 그 동안의 경험을 살려서 잘 해 나갈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칭찬은 제주를 춤추게 한다
제주는 지난 해 리그 시작과 함께 3승 1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며 선두에 등극했다. 하지만 10명이 넘는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순위가 곤두박질 쳤다. 극심한 득점력 저하까지 겹치며 12위로 리그를 마감해야 했고 3년 동안 이어온 왕중왕전 진출마저 좌절되고 말았다. 선수들의 사기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정 감독은 선수들의 위축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행동 하나하나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밝혔다. “팀에 부임했을 때 선수들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다. 동계 훈련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잔소리 보다는 칭찬을 많이 했는데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대학 팀들과 여러 차례 연습 경기를 했는데 상대 감독들이 우리 팀 선수들이 너무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해왔다”며 달라진 분위기에 대해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해오는 경우가 많은데 싫은 소리를 한다고 바로 잡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너무 풀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고 이렇게 풀어주는 것이 곧바로 효과를 보는 것 또한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칭찬을 많이 해주면 선수들의 행동 역시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며 칭찬과 대화를 통해 선수들이 긍정적으로 변해 나갈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사진 제공 - 제주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유소년 선수들의 클럽 하우스 입성
지난 시즌 종료 후 제주 선수들은 프로 선수들이 생활하는 클럽 하우스로 숙소를 옮겼다. 2007년 5월 준공된 제주의 클럽하우스는 선수단 숙소를 비롯해 사우나실, 헬스장, 물리치료실, 회의실, 휴게실 등 선수들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다. 클럽하우스 입성 후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프로 선수로서의 마인드를 가지라고 지시했다.
“운동을 할 수 있는 모든 시설이 갖춰 있으니 이제 운동에만 집중하라고 말하고 있으며 숙소 생활은 물론 경기장에서도 항상 프로 선수처럼 행동하라고 이야기 한다. 처음 클럽하우스에 들어왔을 때에는 선수들이 다소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너무 좋다고 말하고 있다.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니 이제 선수들도 한 걸음 더 성장해야 할 것이다”라며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선수들은 클럽하우스 입성 후 동기부여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주장 정민수는 “프로 선수들의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동기 부여가 정말 많이 된다. 지금보다 더욱 열심히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 했으며 김무건은 “좋은 환경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좋다. 운동을 열심히 하기 위해서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프로가 되면 이런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리축구로 왕중왕전 진출을 노린다
제주의 올 시즌 축구 스타일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통해 득점을 노리는 실리 축구다. 제주는 지난 해 20경기에서 16실점만을 허용하며 리그 최소 실점 3위의 짠물 축구를 선보였으며 올해에도 강력한 수비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소 아쉬움을 보였던 공격력에서는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측면 미드필더 김무건과 장신 공격수 박희강을 통해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정 감독은 “수비를 단단히 한 후 역습으로 이어가는 스타일을 만들고 있다. 올 해 수비라인 역시 지난 해 못지않게 뛰어나다. 공격 라인에서는 부상에서 회복중인 박희강이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아끼지 않았다.
제주의 당면 과제는 왕중왕전 진출권 재입성이다. 정 감독 역시 “우선은 왕중왕전에 진출할 수 있는 성적을 목표로 리그에 임하겠다”며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유스팀의 모든 선수들을 프로에 직행시키는 것은 어렵다. 대학에 진학하는 선수들을 위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으며 이 선수들이 좋은 대학을 거쳐 다시 제주 유나이티드를 위해 활약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정 감독은 선수들이 오랫동안 프로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기를 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뛰어난 기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선수들을 훈련시키며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한다. 기술적으로 볼을 가지고 훈련할 수 있도록 코치들과 많은 상의를 했다. 선수들이 프로에 가서도 기술적인 부분이 뛰어나면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선수들을 육성할 것”이라며 유소년 팀에서 익힌 기술을 통해 오래 동안 활약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기를 원한다고 이야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