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371) / 스페인
발렌시아의 라 론하 데 라 세다(La Lonja de la Seda de Valencia; 1996)
발렌시아 자치 지방 및 주[Province and Autonomous Community of Valencia]에 속한 발렌시아의 라 론하 데 라 세다는 1482년부터 1533년에 지은 건물과 성당, 정원 등을 포함하는 유적지이다. 이곳은 오랫동안 무역의 중심지였으며, 이곳 건물들은 원래 실크 무역을 위해 사용되었다. 이곳의 이름도 ‘실크 거래소’라는 뜻의 ‘라 론하 데 세다’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계약 장소이자 무역 장소였던 살라 데 콘트라텍시온(Sala de Contratacion)은 특히 웅장함이 돋보이며, 15세기와 16세기의 지중해의 주요 상업 도시였던 이곳의 부(富)와 힘을 보여 주고 있다. 이곳의 건축물들은 후기 고딕 양식의 걸작이기도 하다.
발렌시아의 라 론하 데 라 세다는 후기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세속적 건물의 모범 사례이며, 아울러 지중해 상업 도시들 중 하나였던 이곳의 힘과 부를 극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고딕 건축 양식의 표본이면서 동시에 르네상스식 장식을 한 15세기 지중해 예술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종류의 건물들 중에서도 미학적으로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5세기 동안 상업과 금융이라는 목적으로 항시 사용했다는 점에서, 과거 발렌시아 도시의 상업과 금융 활동을 전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1469년에 발렌시아에 새 론하(Lonja; 거래소 또는 시장)를 짓자는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시 정부가 시공을 위해 선정한 부지 위의 집들을 매입한 것은 1482년에 이르러서였고, 같은 해 말에 건축가 페드로 콤프테(Pedro Compte), 후안 이보라(Juan Iborra), 조안 코르베라(Johan Corbera)의 감독으로 드디어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주 건축인 살라 데 콘트라텍시온과 탑은 1498년에 완공됐다. 1426~1428년에 지은 론하 데 팔마 데 말로르카(Lonja de Palma de Mallorca)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도밍고 데 우르테가(Domingo de Urteag)의 감독으로 콘술라도(Consulado)와 정원을 포함한 전체 건물 단지가 1533년에 완공되었다. 처음에 이곳은 기름을 거래하는 장소로 쓰였는데 곧이어 주요 해상 무역 거래 센터와 실크 거래소가 들어섰고, 이후 타울라 데 콘비스 데포지트(Taula de Convis i Deposits) 같은 금융 기관과 1283년에 설립된 콘솔라트 데 마르(Consolat de Mar) 같은 상업 기관들도 들어섰다. 지금도 여전히 이곳에는 주로 농산품을 취급하는 중요한 무역 거래소가 있다. 론하는 사각형 모양의 땅에 자리 잡고 있으며, 살라 데 콘트라텍시온・예배당을 포함한 탑・콘술라도, 그리고 건물군을 마무리하는 넓은 정원이 전체 부지의 반 가까운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건물은 마사로초스(Masarrochos) 산(産) 석회석으로 지어졌다. 살라 데 콘트라텍시온은 웅장한 홀이며, 나머지 다른 건물들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다. 우아한 내부는 5줄로 세워진 기둥들에 의해 3개의 주요 통로들로 나눠지는데, 이 날렵한 5줄의 나선형 기둥들은 둥근 지붕[vaulting roof]을 향해 우아하게 솟아 있다. 바닥은 알쿠블라스(Alcublas)에서 가져온 여러 가지 색상의 대리석들로 만들어졌다. 고딕 문자로 벽에 새겨진 라틴어 글은 홀 안에서 이뤄지는 거래 원칙을 적어 놓은 것인데 거래인들의 정직과 거래소의 공정성을 선포하고 있다. 고딕 양식의 창문을 통해 빛이 들어오고, 문과 마찬가지로 창문의 외부 틀은 눈에 띄는 일련의 그로테스크한 형상으로 풍성하게 장식돼 있다. 플라사 델 메르카도(Plaza del Mercado)의 정면 중앙 출입구는 로사리오 성모로 장식돼 있고, 그 위에는 아라곤 왕실의 문장(紋章)이 있다. 홀의 반대쪽 끝에서도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건물은 다른 건물들과 마찬가지로 총안(銃眼)이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탑의 맨 아래층은 성모 마리아를 기념하는 예배당이며, 이 예배당은 살라 데 콘트라텍시온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평면도로 봤을 때 탑은 사각형 모양이며, 구석의 원주 기둥들이 둥근 천장을 떠받친다. 나선형 돌계단을 통해 탑의 2층으로 올라갈 수 있고, 1층에 있는 방은 과거에 파산한 상인들을 가두는 감옥으로 쓰였다. 콘술라도는 3층 건물이다. 현재 발렌시아 문화 아카데미[Cultural Academy of Valencia]가 이 건물에 있으며, 아울러 많은 전시회와 문화 활동들이 콘술라도에서 열리고 있다. 후기 고딕 양식으로 지은 이 건물의 2층 정면은 특히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창은 아주 많이 치장된 틀과 가로대, 그리고 초상 메달로 꾸며져 있다. 건물 내부에서 주목할 만한 곳으로는 캄브라 두라다(Cambra Dourada)로 알려진 1층 회의실을 들 수 있다. 이곳은 조각, 금박, 화려한 칠로 장식되어 있다. 론하의 주변 지역은 이곳 건물들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이곳의 역할을 오늘날까지도 잘 보존하고 있다. 큰 마켓 홀(Market Hall)은 최초의 시장이 있던 장소에 지어졌으며, 1914년부터 1928년까지 철근 뼈대를 만드는 작업이 이뤄졌다. 마켓 홀의 활동 역시 론하와 직접적으로 관련을 맺었다 |
첫댓글 대단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