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대 관리와 색화 발색의 요령(2)
4. 꽃대 관리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꽃대가 올라왔을 경우, 그 꽃대가 꽃이 피기 전까지 말라버리거나 물크러지지 않게, 또 춘란이나 한란의 경우 색깔을 내기 위해 일정한 조치를 취해 줘야 한다. 우선 난에게 있어서 꽃대는 생존의 우선순위에서 가장 나중에 속하는 부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즉, 난이 병에 걸리거나 뿌리가 상하는 등의 장애를 겪거나 진한 농도의 비료나 농약을 살포하여 난이 몸살을 앓을 경우, 지나치게 물을 많이 주거나 적게 줄 경우, 우선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그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생존에 가장 불필요한 부분, 즉 꽃대부터 과감하게 내버린다. 그래서 꽃대가 말라버리거나 물크러져 버리거나 시들어버린다.
그래서 꽃대가 붙은 난일수록 생체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관리를 해줘야 무사히 꽃을 피울 수가 있다. 그럼 여기서 겨울철이 되기 전까지 어떻게 꽃대를 관리해야 할지, 꽃대관리에 관여하는 조건들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1) 물 주기
물은 평상시처럼 절대 과하지도 않고 인색하지도 않게 적당한 때, 적당하게 말랐을 때, 적당한 시간대에, 적당한 간격으로 적당한 요령에 따라 주면 물 주기 때문에 꽃대가 망가지는 일은 없다. 물을 너무 자주 주면 과습이 되어 꽃대가 물크러지고 너무 더디 주면 건조하여 꽃대가 말라버린다.
(2) 햇빛
햇빛은 꽃눈이 맺히는 단계에서부터 필 때까지, 또 꽃의 색깔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모든 식물이 거의 다 그렇듯 난의 잎과 꽃은 뿌리와는 반대로 태양빛을 찾아 따라가는 향일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햇빛이 한 쪽에서만 비칠 경우 꽃대가 햇빛이 드는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원인이 된다. 꽃이 그렇게 태양빛을 추구하면서 색과 화형이 결정된다.
한국춘란, 일본춘란, 중국춘란 무향종 중 소심, 복륜화, 기화, 산반화 등의 비색화와 중국춘란 고전명품(을희, 오봉, 비보, 대홍주사, 주순취, 홍용자, 자운영, 천사황 등의 색화 포함)과 하란과 추란 등의 세엽혜란, 풍란, 석곡, 보세란, 한란 황화와 백화를 제외한 소심 및 색화 등은 햇빛을 최대한 많이 쪼여주어야 꽃의 색도 좋아지고 튼튼해지며 향도 진해지고 제 성질을 제대로 드러낸다. 다만 햇빛의 방향 때문에 꽃대가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현상만 막아주면 된다.
그러나 한국춘란, 일본춘란, 중국춘란 무향종 색화들 중 홍화, 주금화, 황화, 자화 및 복색화는 일정기간 동안은 햇빛을 차광해 주는 것이 제 색깔을 내는 데에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식물의 초록색을 형성하며 생존활동에 필수적인 엽록소를 만들어내는 데에 햇빛은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색화의 경우 엽록소는 최대한 억제하고 본연의 색소만 최대한 발현시켜야 좋은 색상의 꽃이 된다. 이를 위해 화통을 만들어 씌워준다. 엽록소는 고온에서 그리고 빛에 의해서 합성이 되기 때문에 우선 고온 상태가 지속되는 여름과 가을엔 일차적으로 빛을 완전 차단하여 색화에 엽록소가 형성되지 못 하게 만든다. 즉, 빛이 없는 어두운 데서 자란 콩나물이 누렇게 되는 현상을 응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화장토 위로 막 올라온 꽃대는 너무 작기 때문에 화통을 씌워 줄 수가 없다. 따라서 화장토를 높이 쌓아올려 차광을 해주든지 수태나 산태(산이끼)를 덮어주어 우선 꽃대가 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준다. 이 때 수태는 물기가 마르면 수축력이 강해 꽃봉오리를 짓눌러 화형이 길게 늘어지도록 변형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수태보다는 산태가 유리하다.
산태는 바짝 말라도 자체 신축력이 있어 꽃망울을 짓누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태는 습하면 썩어 유해가스를 내뿜어 난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므로 참고해야 한다. 그러면서 꽃대를 수시로 계속 살펴봐야 한다. 춘란의 꽃대는 겨울이 되기 전까지 3∼5cm미터까지 자라기 때문에 화장토나 산태 등으로 덮어두어도 어느 순간 자라서 위로 불쑥 솟아 있을 수가 있기 때문에 빛에 노출되지 않게 계속 주의하다가 덮어준 화장토나 산태 위로 노출되기 직전이 되면 화통을 만들어 씌워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