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倒屎)
[거꾸로 도/똥,신발 시]
[뜻]
신발을 거꾸로 신는다는 말로, 대단히 반가워하는 것을 형용한 말
[내용]
중국 초기 周(주)나라의 제도를 완비했다는 평가를 받는 周公(주공)의 인재
맞이는 유명한 고사로 남아있다. 현인이 찾아왔을 때는 머리감을 때나 식사
중일 때라도 중단하고 맞았다는 吐哺握髮(토포악발)이 그것이다.
그보다 앞서 夏(하)나라 시조인 禹(우)임금은 한 끼 식사 중에도 열 번이나
일어나 찾아온 손님을 맞았다는 一饋十起(일궤십기, 饋는 먹일 궤)란 말도 있다.
손님이 왔을 때 너무나 당황하여 덤비다 짚신을 거꾸로 신고(倒屣) 맞았다는
이 성어도 아주 반가웠기 때문이다.
晉(진)의 陳壽(진수)가 쓴 정사 ‘三國志(삼국지)’ 魏書(위서)에 등장하는
王粲(왕찬, 177~217)과 蔡邕(채옹, 132~192)의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왕찬은 後漢(후한) 말기 建安七子(건안칠자)의 대표적 시인이었고,
채옹은 젊어서부터 해박했던 학자와 서예가로 이름을 날렸다.
후한 마지막 왕인 獻帝(헌제) 때 채옹은 左中郞將(좌중랑장)이란 벼슬을
지내면서 신임과 문명이 높아 그의 집에는 늘 손님들로 붐볐다. 대문 앞에는
오가는 수레들로 문전성시였다. 한 번은 대문 앞에 왕찬이라는 손님이 와
있다는 전갈을 받고 채옹은 즉각 주변 손님들을 물리치고 나가 맞았다.
왕찬이란 말을 듣고 어찌나 급히 맞으러 갔던지 신발까지 거꾸로 신었다
(聞粲在門 倒屣迎之/문찬재문 도사영지).
다른 손님들은 고관인 주인이 맞은 왕찬이 어린 아이라 더 놀랐다. 채옹은
왕찬이 자신보다 더 훌륭하다면서 비석 위의 많은 글자들을 한 번 훑어보고
전부 다 외우는 재주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손은 갈수록 좋고 비는 올수록 좋다’는 속담은 반가운 손님이라도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방문 예절을 지키면서 찾아가고 또 찾아 온
손님은 신발을 거꾸로 신지는 않더라도 정성은 다해 맞이해야 하겠다.
첫댓글 삼사오륙 멤버가 건강하게 다시 만날 때,
도시(倒屎) 상태로 만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