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책꽂이 맨 왼쪽 끝귀퉁이에 '빛바랜' 사전 3종이 꽂혀 있다. 영한, 한영 사전 및 한자 옥편이 바로 그것이다.
학창 시절부터 애지중지하며 학습 욕구와 지적 열망을 채워 오던 도구이지만, 슬프게도 지금은 내게 '찬밥 신세'다.
그 이유는, 예전과 달리 요즘은 궁금한 내용을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통해 필요시마다 즉각 검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해진 관계로 작은 활자를 읽기 힘들다는 점도, 내가 이 3종을 멀리하게 된 까닭 중의 하나다.
하지만 지난해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쓸모가 없어진' 이 3종을 버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은 그냥 지니고 왔다.
손때가 묻었지만 묵은 종이 냄새가 친근한 이 3종은, 학창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고 직장 생활의 애환을 상기시킨다.
이 3종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존재는 '한자 옥편'이다. 한자에 관심이 많아 틈나는 대로 즐겨 찾아 보던 추억이 있다.
특히 이 옥편은 청계천 헌책방에서 중고로 구입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리 비싸진 않았지만, 내겐 무척 소중했다.
첫댓글 낯설지 않은 이 친밀감은 무엇일까요?^^
생각이 많아지고 그 생각이 깊어지는 계절입니다.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
모든 추억은 아름답다(?)는 말도 있지만, 학창 시절 애용하던 옥편에 대한 기억은 더욱 애틋합니다.
남들이 영어 단어 외는 것 못지 않게 한자 단어를 즐겨 익히던 그 시절 모습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편안한 휴일 저녁 보내십시오.^^
저도 사전 버린지가 좀 오래 됬네요.. 요즘은 시대가 시대라서 거의 안보는 거라서요. 사진 맨 왼쪽은 저의집에도 있던거네요.
사람들이 길을 가다 '여관'을 보고 'Inn'이란 영어 단어를 되새길 때, '旅館'이란 한자 단어를 자동적으로 머릿속에 떠올리곤 했습니다.
사전은 외국어에 대한 기능적 지식을 습득하는 주요 도구입니다. 초고속 인터넷 시대에, 전통어린 종이 사전의 몰락이 안타깝습니다.
저 도 새삼 스럽내요
추억이란 것도 공유 하게 되네요
제것보다는 깨끗하고, 보관 상태도 좋네요!
아마 제가 나이를 좀더 먹은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겁니다.
사전이 한낱 '미물'에 불과하지만, 비슷한 시대를 살면서 함께 보(소)유했던 어렴풋한 추억을 소환하는 도구가 된 듯한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사실요 제가 영어단어를 몰라 자꾸 물어 보니깐 남편이 사용하던 거라며 공부좀 하라고 주신건데 ...
제가 공부를 안해서 좀 새거 같으네요 ~
추억도 소환하고 좋네요
마음도 몸도 늘 건강한 일상 되길 기원 드립니다
직장에서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한 때가 아마 90년대 중반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 전까지는 특정 단어의 개념 및 용례 등을 알려면, 어쩔 수 없이 (종이)사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제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린 사전의 초라하고 왜소한 모습은, 과거 한 시절 동고동락하면서 없으면 못 살았던 사람들을 슬프게 합니다.
활기차고 윤택한 삶 일궈 나가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