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제대로 한다." 는 말이 있다. '이름'이란 명사는 "일컬음"에서 온 한글단어인 것 같은데 요즈음은
같은 뜻의 성명이란 말은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외래어가 판치는 세상이 되다보니 '네임'이란
단어도 많이 쓰는 것 같다. '브랜드 네임' '회사네임' '아파트네임' 등....
아파트단지 네임은 '시부모'들이 찾아 오기 힘들게 지었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인천 송도
국제신도시의 아파트 단지의 이름을 놓고 보면 가관이다.
더샵그린워크, 센트럴파크, 엑스포, 랜드마크, 베르디움, 글로벌파크, 마스터 뷰, 아트윈푸르지오,
웰카운티, 캐슬&해모로, 아메리칸타운, 하버뷰, 코오롱더프라우, 힐스테이트송도더테라스...등등
아무리 국제 신도시라 해도 우리만의 멋 있는 고유이름이 사라져 버렸다.
인천(仁川) 연수구(延壽區) 송도동(松島洞) ㅡ 소나무가 많이 우거져 있던 섬이었던 송도에서
목숨이 늘어나 장수할 수 있었던 연수구란 의미가 모두 사라져 가는 추세는 '한글세대'에
의해서 속도가 더 빨라졌다.
"이재명(李在明)"후보의 이름이 한자어로도 인식되는 반면 '윤석열'후보의 이름의 한자어는
아직도 아리송하다. 이름으로 쓰는 '석'과 '열'의 한자가 많기 때문이다.
경쟁구도에서는 쉬운 이름이 더 어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50년전에 아들이름을 쉬운 이름으로 지은답시고 '이든(Eden)'으로 지을 당시만 해도 별로
같은 이름이 없었다. 그래서 '김이든'이란 이름으로 호적에 올렸다. 물론 한자가 없었으니
'김봉수'성명풀이 家의 왈가왈부 거리가 못되었다.
둘째 아들이 태어나자 돌림자로 '든'을 선택해서 '차든'이라고 이름 지어 줬다.
짓고나서 보니 둘다 '이등'으로 평등함을 의미하게 되므로써 잘 지은 이름이 되었다.
헌데 50년이 지나고나니 '이든'은 동명이인이 많이 생겨났지만 '차든'이는 없다.
이름 석자로 5천여만 인구가 이름을 짓고 쓰다 보니 같은 이름이 좀 많이 생겨날까?
넉자 다섯자로 쓰는 일본은 좀 나은 편이고 알파펫을 나열해 쓰는 미국이나 서양인들은
동명이인이 적을 수 있다. 적어도 풀네임을 썼을 땐 동명의 이름을 찾기가 힘들테니까 말이다.
내가 언젠가 '삼열(三悅)'이란 이름이 좋다고 하니까 '삼열'은 'Samuel'( BC 11세기경 이스라엘
최후의 판관·사제·예언자)을 한자화 했다는 설명에 탄복을 한 적이 있다.
내 이름은 '거지같은 이름'이라고 서울 종로구 적선동 금촌교옆에 있던 김봉수작명소에서
고 김봉수 성명철학가가 거들떠 보지 않고 종이에 쓴 이름을 내던져 버린 기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평생 양명한번 해 보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가게 생겼다.
코로나인지 크라운인지 모를 미생물때문에 언제 생을 마감할지 모르지만
'거지같은 이름'을 갖고 한 평생 살았다. 자식 둘은 별탈 없이 아직 잘 살아 가고
있는 걸 보면 이름 한 번 잘 지어서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평생 이름에 대한 컴플렉스를 달고 살았던 나는 그나마 자식들에게 그럴사한
이름을 남겨 주었다는 자위감으로 내 이름에 대한 컴플렉스를 달래며 살수 있었다.
眞名 김영남 대용으로 이 카페에 쓰고 있는 필명 KPK(Korea Popular Kim)는 先親이 쓰시던
연예인 단체몀을 원용해서 쓰는 이름이다.
어떤 때는 가명이나 필명의 뒤에서 숨어 지내는 가 아닌가 싶어 썩 내키지 않기도
하지만 이름이 아름답고 진실되어야 사람도 진실되게 되고 또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