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피해를 주고 사라져 간 태풍 대신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종범 바람’이 분다. 기아 이종범(32)이 다시 뛴다.
기아-삼성의 광주 격돌을 앞둔 지난달 30일 상륙한 태풍 ‘루사’는 이종범에게 시간을 벌어주었다. 30일과 31일 이틀간 경기가 없어 좀더 쉴 수 있게 된 것. 뼈에는 이상이 없는 단순 근육통이기 때문에 쉬면 쉴수록 이종범의 허리 상태는 좋아질 수 있다. 이종범은 31일에는 훈련하지 않고 마사지와 전기 치료만 받았다. 김성한 기아 감독은 “비바람이 주말 ‘대박 잔치’를 훼방놓았지만 종범이가 쉴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종범은 허리 근육 통증으로 지난 한 주를 휴업했다. 지난달 27일과 28일 광주 한화전에서 이틀간 경기에 뛰지 못했다. 경기가 없는 월요일인 26일을 포함,3일간 쉬었지만 100%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한화전에 톱타자로 복귀했지만 4타수 무안타(삼진 1개)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최근 타격감각의 지표인 앞선 6경기 타율도 2할1푼7리에 그쳤다. 이종범의 결장과 부진으로 선두 기아는 한화와의 3연전에서 1승 뒤 2연패,2위 삼성과의 간격이 반 게임차로 좁혀졌다.
기아는 한화와의 3연전에서 3안타 3득점→9안타 2득점→6안타 1득점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6안타 2득점의 빈공으로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이종범이 돌아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격의 물꼬를 터주는 ‘뇌관’과 득점 찬스를 살려주는 ‘해결사’로서의 임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종범은 “타격할 때 회전이동의 중심이 되는 허리가 아파서인지 강한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 또 수비와 주루 때도 불안감이 있었다. 그러나 본의 아니게 쉬게 되면서 통증이 많이 가셨다”며 “앞으로 복배근 운동 처방으로 근력을 강화시켜 남은 경기와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쳐 보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