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에 보내는 서한문
강상윤
제주 4·3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대한민국 제주도에서 당시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3만명 이상이 학살당한 사건입니다. 이승만 정부와 당시 대한민국 군과 경찰의 작전통제권을 갖고 있던 미군이 경찰 폭력과 분단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심각하게 탄압한 결과입니다.
2003년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진상조사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2003년 보고서는 제주 4·3 대학살의 책임은 이승만 대통령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대학살은 미군정 하에 이뤄진 일인 만큼 미국은 4·3 대학살과 인권 유린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대학살의 주요 시기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라는 것도 미국에게는 변명거리는 되지 못합니다. 1948년 8월 24일에 체결된 한미군사협정에 따라 미군사고문단이 한국군에 대한 작전권을 보유했습니다. 실제 진압작전을 위해 미군의 무기와 정찰기 등을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책임을 져야 할 미국 정부는 70년 넘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그러는 사이 고통 속에 한 생을 살아야 했던 4.3 생존자들이 대부분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살아남은 80~90대의 생존자들도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4·3의 아픈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은 제주 4·3에 대해 공식 사과해야 합니다. 국제인권법의 중대한 위반행위와 국제인도법의 심각한 위반 행위의 피해자의 구제와 배상에 대한 권리에 관한 기본원칙과 가이드라인에 근거해 민간인 학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2021년 1월 21일 *
*제주4·3범국민위원회,재일본제주4·3유족회,미주제주4·3유족회(준),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소속단체=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연구소, 제주민예총, 제주4·3도민연대 등 43개 단체 일동
---강상윤, {너무나 선한 눈빛- 제주 4.3증언시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