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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어느 크리스마스이브날 밤, 천사장들에게 ‘부디 조지 베일리를 보살펴달라’는 베드포드 폴스 마을 사람들의 기도가 빗발친다. 천사장들은 아직 날개를 달지 못한 천사 후보 클래런스를 불러 조지 베일리가 어떤 사내인지 설명해주며 그가 자살하지 않도록 도우라고 한다. 그들이 소개하는 조지 베일리는 이타심이 넘치는 소년이다. 그는 겨울철 호수에 빠진 동생을 구하려다 귀머거리가 되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약국의 주인 가우어가 자식을 잃은 슬픔에 빠져 다른 아이들을 독살할 뻔한 일을 막아낸다.
머지않아 반듯한 청년으로 성장한 그는 세계 일주를 다녀온 뒤 건축학도가 될 꿈에 부풀지만,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그는 대신 동생을 대학에 보내고 자신은 아버지의 소액 대출 사업을 물려받아 마을 사람들이 제대로 된 집에서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우며 사는 데 적응하려 한다.
그런 그의 사업을 무너뜨리기 위해 악독한 자본가 헨리 F. 포터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지만 그때마다 조지 베일리는 마을 사람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며 위기를 모면한다. 그리고 젊을 때부터 마음속으로만 좋아했던 매리 해치와 결혼하여 단란한 가정도 꾸리게 된다. 헨리는 심지어 돈으로 그를 매수하려고도 하지만 그는 꿋꿋하게 견딘다.
하지만 동생의 귀향 파티를 준비하던 크리스마스이브날, 동업자 빌리 삼촌이 8천달러를 잃어버리면서 돈을 되찾지 못하면 그가 감옥에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절망에 빠진 그는 자살을 결심하지만, 클래런스의 도움으로 자신의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깨닫고 가족과 마을 사람들의 품으로 돌아간다.
작품해설
1. 감독 소개
프랭크 카프라는 1930~40년대 할리우드 고전기를 대표하는 ‘이상주의자’ 감독 중 하나다. 그는 이탈리아 태생으로 6살 때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이주했다. 뉴욕 항에 발을 디딜 당시 아버지가 자유의 여신상을 가리키며 “자유”라 외쳤던 것을 오랫동안 기억한 그는 훗날 영화감독이 된 뒤에도 영화를 통해 미국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골몰했다.
그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의 전환기에 감독 경력을 시작하여 〈어느 날 밤에 생긴 일〉 같은 작품을 내놓으며 스크루볼 코미디의 미학적 발전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평자들이 주목한 것은 장르적 양식보다 주제적 접근 방식이었다. 그의 영화들은 아메리칸드림을 비롯한 미국적 가치관의 긍정적인 측면에 집중함으로써 대공황, 양차 세계대전 시기의 미국인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보통의 미국인’의 선의와 이타심에 대한 그의 강력한 믿음은 〈디즈씨 도시에 가다〉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존 도우를 만나요〉 등 일련의 영화들을 통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이 영화들은 평범한 남자가 입신양명하여 민중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이렇듯 미국식 인민주의적 이상을 어떤 미국 태생의 감독보다도 더 탁월하게 그려낸 프랭크 카프라에 대해 존 카사베츠 감독은 “진짜 미국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사실은 프랭크 카프라만이 있는지도 모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차 세계대전 이후 1950대로 접어들면서 평자들은 그의 영화들을 복잡한 사회문제를 단순화하거나 지나칠 정도로 이상주의적 세계관에 머물러 있다는 이유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아메리칸드림의 동의어”로 남아 있다.
2. 주제
〈멋진 인생〉은 한 평범한 남자가 부패한 자본가의 권력에 대항해 자신과 마을 사람들의 인간적 존엄성을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프랭크 카프라는 자신의 후기작이자 대표작 중 하나인 〈멋진 인생〉을 “내가 만든 영화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으며 이 영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다. “〈멋진 인생〉에는 영화 만들기에 대한 내 철학이 집약돼 있다. 첫째는 개인의 가치를 높이 사는 것이다. 둘째는 한 인간을 옹호하는 것이다. 그의 명분을 변호하고, 그의 존엄성이나 영혼이나 신성함을 훼손하는 것들에 대항하는 것. 셋째는 개인의 생존력을 극화하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이 영화는 그런 맥락에서 〈디즈씨 도시에 가다〉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존 도우를 만나요〉 연작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자신의 꿈을 접어둔 채 아버지의 뒤를 이어 평범한 자금 대출 사업을 운영하면서 마을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도우며 사는 조지 베일리.
그는 디즈씨, 스미스씨, 존 도우의 후손인 것이다. 카프라는 스미스씨를 두고 “미국의 민주주의적 이상”을 대표하는 “젊은 에이브러햄 링컨”이라 묘사한 적이 있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인 조지 베일리의 집에서 그의 돌아가신 아버지의 초상화 맞은편에 링컨의 초상화가 걸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듯 조지 베일리라는 주인공을 통해 프랭크 카프라는 보통 사람들의 선의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미국적 이상을 다시 한번 그려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전작들과 다른 점이라면 프랭크 카프라의 비관적 태도일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만든 이 영화에서 그는 대공황과 전쟁을 통과해온 미국인들의 삶에 주목하고 여전히 민중의 삶에 손을 들어주면서도, 한편으론 그 갈등과 고통을 기적에 기대어 해결하려 했다. 이전의 작품들이 미국 사회의 모순을 어디까지나 법치주의 안에서 해소하려 했던 반면, 이 말년의 작품은 천사를 통한 신적 구원에 의지함으로써 역으로 사회적 모순 해결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다.
3. 원작과 각색
필립 반 도렌 스턴의 단편소설 〈위대한 선물〉을 바탕으로 한 영화 〈멋진 인생〉은 많은 사람들을 거친 끝에 프랭크 카프라의 손에 들어가게 됐다. 당시 필립 반 도렌 스턴은 소설을 출판하는 데 실패하여 직접 200부만 한정 제작해 지인들에게 돌렸는데, 그것이 RKO스튜디오와 캐리 그랜트의 수중에 들어갔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각색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아 고민 중이던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프랭크 카프라의 제작사에 〈멋진 인생〉을 넘기며 다른 3편의 시나리오를 끼워 팔았고, 프랭크 카프라는 서너명의 각본가와 함께 그 시나리오들을 하나의 통일된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특히 프랭크 카프라는 원작 〈위대한 선물〉과의 만남을 일생일대의 기회처럼 여겼다. 나중에 그는 회고하길, “굉장히 큰 울림이 있었다. 내가 평생 찾아 헤매던 이야기였다. 나중에 내가 늙어서 아프고 두렵고 죽을 때가 됐을 때, 사람들이 ‘그는 〈위대한 선물〉을 만들었어’라고 해줄 것 같은 소재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각색에도 직접 참여한 그는 여러 차례에 걸쳐 시나리오를 수정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진 장면 중 하나가 마지막 장면이었다.
조지 베일리가 하느님께 주기도문을 외며 끝나는 것으로 되어 있던 마지막 장면은 논의 끝에 현재와 같이 가족과 마을 사람들이 다 함께 모여 〈올드 랭 사인〉을 부르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지나치게 종교적인 느낌보다는 가족과 마을 사람들이 주인공을 구하러 애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동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더불어 이 평범한 사람들이 가까스로 완성해낸 유토피아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 조지 베일리의 캐스팅도 중요한 요소였다. 결국 헨리 폰다를 제치고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에서 스미스씨를 맡았던 제임스 스튜어트가 낙점됐다. 그가 이 역할에 적합했던 이유에 대해 프랭크 카프라는 “(제임스 스튜어트의) 호소력은 비범한 평범함에 기인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주요 등장인물
조지 베일리(제임스 스튜어트) : 아버지로부터 소액 대출 사업을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는 평범한 가장이다. 선한 성품을 지니고 있어서 자신의 꿈을 포기하면서까지 마을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간다.
매리 해치(도나 리드) : 어릴 적부터 조지 베일리를 좋아하여 결국 그의 아내가 된다. 남편만큼이나 당당하고 곧은 성품을 자랑하며, 남편의 자선 사업을 조용히 뒤에서 내조한다.
헨리 F. 포터(라이오넬 배리모어) : 베드포드 폴스 마을 최고의 자본가로 고약한 성격을 자랑한다. 자신의 수익 사업에 방해가 되는 조지 베일리를 무너뜨리려 온갖 술수를 동원한다.
빌리 삼촌(토머스 미첼) : 조지 베일리의 아버지 때부터 소액 대출 사업체를 함께 이끌어온 동업자다. 정이 많고 활달하지만 덜렁거리는 성격으로 위기를 초래한다.
클래런스(헨리 트래버스) : 조지 베일리의 수호천사. 지능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명장면 명대사
- 조지 베일리 : “처음부터 태어나지 말았으면 더 좋았겠죠.”
- 클래런스 : “뭐라고?”
- 조지 베일리 : “태어나지 말걸 그랬다고요!”
- 클래런스 : “그런 말을 함부로 해선 안 되네. 잠깐, 잠깐. 그것도 좋겠군. (하늘을 올려다보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러면 되겠죠? (조지 베일리에게) 소원대로 해주겠네. 자넨 안 태어난 거네.”
그다음 이어지는 ‘포터스빌’(미스터 포터가 지배하게 된 마을의 이름) 시퀀스는 이 영화의 가장 무서운 장면들이다. 더이상 이상을 논할 수 없게 된 미국에 대한 프랭크 카프라의 비관적인 직시가 깃들어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장면이 뒤에 발생하는 기적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든다.
관련정보원작
필립 반 도렌 스턴의 단편소설 〈위대한 선물〉(1943)
수상
• 1946년 뉴욕비평가협회상 감독상 3위
• 1947년 골든글로브상 감독상
• 1947년 전미비평가협회 톱10영화
음악
이 영화의 음악은 디미트리 티옴킨이 맡았다. 그는 카프라와 함께 〈잃어버린 지평선〉 〈스미스씨 워싱턴 가다〉 〈존 도우를 만나요〉 등 여러편에서 작업을 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편집하던 도중 카프라는 티옴킨이 작곡한 음악을 상당 부분 뺐고 이로 인해 둘의 관계는 틀어졌다. 티옴킨의 음악 대신 이 영화에서 인상적인 것은 18세기 영국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이다. 베일리가 자살을 포기하고 가족 품으로 돌아오자 그의 귀환을 축하하며 주변 사람들이 돈을 모아 그가 진 빚을 갚아주는 마지막 장면에서 흘러 나오는 이 노래는 해피 엔딩의 분위기를 잘 살려준다.
연관 영화
〈디즈씨 도시에 가다〉(1936, 프랭크 카프라) : 삼촌의 유산을 물려받아 벼락부자가 된 청년이 그 돈을 자선사업에 쓰려다 반대에 부딪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카프라의 이상주의가 잘 드러난다.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1939, 프랭크 카프라) :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상원의원이 된 보이스카우트 단장이 부패한 정치인들의 댐 건설 계획에 맞서는 이야기. 카프라는 〈디즈씨 도시에 가다〉의 성공에 힘입어 무대를 정치로 옮겼지만 본질적으로는 같은 이야기다.
〈존 도우를 만나요〉(1941, 프랭크 카프라) : 해고된 여기자가 존 도우라는 이름으로 사회 비판적인 글을 게재해 화제를 일으키지만, 이 가상 인물이 실제로 필요하게 되자 전직 야구 선수가 그 역할을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우여곡절을 담았다. 카프라의 영화 중 가장 큰 논쟁을 불러모았다.
[네이버 지식백과] 멋진 인생 [It’s a Wonderful Life] (세계영화작품사전 : 판타지 영화, 이후경, 김혜리, 위키미디어 커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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