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장기고정금리 '적격대출' 딱이네
주택자금대출 대세
이달부터 9개 시중은행 판매
- 최대 20년간 금리변동 없고
- 연 4%대 저리로 돌풍 예고
직장생활 8년차인 30대 조모 씨, 아파트 구입을 앞두고 1억5000만 원가량의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창구를 찾았다. 대출기간은 5년 거치 15년 원금균등상환을 생각하고 있지만 변동금리를 선택할지 고정금리를 선택할지 고민이 깊다. 코픽스 연동 대출의 경우 최저 3.9% 대로 낮아진 만큼 당장은 변동금리가 유리해 보이지만 지금같은 저금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적격대출'이 대세?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적절한 대출 상품을 찾기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순간의 선택이 매월 큰 이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저금리에다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될 때 단기상환계획이 있는 대출자라면 변동금리가 유리하다. 그러나 대출기간이 10~20년 등으로 긴 경우에는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
최근에는 고정금리임에도 파격적인 금리로 돌풍 수준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상품이 있다. 바로 순수 장기고정금리 대출인 '적격대출'이다.
이달부터는 9개 전체 시중은행 모든 영업점에서 적격대출을 취급하게 돼 고객이 주거래 은행을 변경하지 않고도 적격대출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부산은행 등 지방은행들도 연내 주택금융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적격대출은 주택금융공사가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등을 통해 시중은행에 조달한 돈을 재원으로 하는 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대출이다. 9억 원 이하의 연립주택·아파트·다세대·단독주택을 담보로 최고 5억 원까지 빌릴 수 있다. 상환기간은 10∼35년으로 금리상승 시 대출자의 위험을 줄여 주택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적격대출의 인기 이유는 바로 낮은 금리에 있다. 적격대출은 10년 만기 상품 금리가 연 4.1∼4.4%에 불과하다. 금리는 은행마다 차이가 있는데 이달 초 기준 가장 금리가 낮은 곳은 NH농협은행으로 10년 만기 4.08%, 20년 만기 4.18%, 35년 만기 4.25%였다. 하나은행은 4.12%~4.20%, 국민은행은 4.19~4.45%, 신한은행은 비거치식 4.22~4.32% 거치식 4.32~4.42%, 우리은행은 4.34~4.40%를 각각 적용 중이다.
■금리 '갈아타기' 수요도 늘어
이처럼 파격적인 금리가 가능한 것은 주택금융공사가 시중은행의 대출금액을 보증하기 때문이다. 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준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넘기면 공사는 이를 주택저당증권(MBS) 형태로 만들어 투자자에게 판다. 은행은 별다른 위험관리를 하지 않아도 손해 볼 일이 없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금리 '갈아타기' 수요도 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판매액 가운데 약 70%가 기존 단기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 적격대출로 갈아타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적격대출은 3년 뒤 중도상환수수료(1.5%)도 면제되는데 혹시 시장금리가 대폭 내려갈 경우 수수료 걱정 없이 중도상환하고 다른 대출로 옮겨갈 수 있다.
적격대출 외에도 일정시점 이후에 금리변경이 자유로운 '혼합형' 상품들도 인기가 많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혼합한 상품들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장점을 각각 취하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교보생명의 '프라임 하이브리드 모기지론Ⅱ'는 대출을 받은 뒤 처음 3년간은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이후 만기 때까지 변동금리로 바뀐다. 금리는 3년 만기 국고채의 최근 한 달 평균금리가 적용된다.
삼성화재는 3년 또는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한 뒤 이후 6개월마다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금리혼합형 아파트 담보대출을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