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건강 해치는 음식

[빛초롱]

간 건강 해치는 음식 3...'즙'이 문제?

입력 2023.04.02 14:00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간의 역할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탄수화물, 단백질 등의 체내 대사에 관여하고 약물이나 유해 물질을 해독하는 작용도 한다. 소화에 필요한 담즙산을 만드는 것도 간의 주요 기능 중 하나다.

다양한 역할을 하는 만큼 평소 간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하는데 기본은 식습관이다. 우리가 먹은 음식 대부분이 간에서 대사 되므로 간에 해로운 먹거리는 피하는 게 좋다. 과식이나 불규칙한 식사를 비롯해 건강식이라도 간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간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식품과 식습관을 알아본다.

의외의 범인 '탄수화물'

탄수화물은 주요 에너지원으로 꼭 필요한 영양소다. 문제는 역시 과도한 섭취다. 고 탄수화물 식단을 지속하다 보면 비만과 지방간이 나타날 수 있다. 지방간은 크게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구분하는데,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주원인이 바로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하면 체내 혈당 수치가 상승하며 이를 낮추기 위한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이 지속적으로 많이 분비되면 간세포로 들어오는 유리지방산의 발생량이 늘어나고, 결국 간내 유리지방산의 유입이 증가한다. '간에 지방이 낀' 상태가 되는 것이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섭취 칼로리의 70% 이상의 탄수화물을 섭취한 그룹은 탄수화물을 적게 먹은 그룹과 비교해 지방간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 건강 저격수 ‘술’

음주는 간 건강과 직결된다. 우리가 섭취한 알코올의 약 90% 이상이 간에서 분해되기 때문. 지나친 음주는 지방간염, 간경변증, 간암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알코올 관련 질환 사망자의 약 76%가 알코올 간질환에 의해 사망했다.

‘숙취해소 음료를 잘 먹으면 괜찮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전문가들은 아직 의학적∙임상적 검증이 다 된 것은 아니므로 맹신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간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성분이 소량 들어가 있지만,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조 식품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자칫하면 건강 해치는 ‘건강즙’

건강즙 역시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각종 원료가 농축된 즙은 몸으로 빠르게 흡수되는데, 그만큼 해독 과정에서 간에 부하가 갈 수 있다. 특히 과일즙은 당 함량이 높은 편으로 혈당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지방간 위험을 높이는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기도 한다.

같은 배경에서 약물 역시도 과복용하면 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비타민 B3의 경우 과다 복용 시 통풍이나 간 독성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간 건강 지키는 올바른 식습관은"

간 건강 관리의 기본은 모든 것을 골고루 먹되, 좋은 음식을 즐기고 나쁜 음식은 삼가야 한다. 우선 양질의 단백질 식품을 추천한다. 기름기를 제거한 살코기, 생선 등에 풍부한 단백질은 간세포 재생을 도와 간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또, 간의 해독 작용에는 구리, 망간, 비타민 C 등이 사용되므로 이러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과 무기질은 주로 녹황색 채소에 많다.

간세포 회복을 위해 간장약으로 검증된 성분을 보충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UDCA(우르소데옥시콜산)를 꼽을 수 있다. UDCA는 무독성 담즙산으로, 항산화 작용을 통해 간세포를 보호하고, 간세포 손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담즙 생성을 촉진해 체내로 유입된 독소 물질의 배출을 돕는 것 역시 UDCA의 특징이다.

UDCA 함량은 목적에 따라 다르다. 영양제로는 25~50mg, 150mg 이상부터는 의사 처방 하에 사용해야 한다. 임상에서는 △원발 쓸개관 간경화증 △만성 간 질환의 간 기능 개선 △담즙 부전으로 인한 담도계 질환 등이 있을 때 처방된다.

간은 해독과 배출의 장기다. 건강에 좋다는 음식도 지나치면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간 건강이 손상된 경우 전문의 처방을 통해 UDCA와 같은 치료 약물을 복용하고, 생활습관 개선에 힘쓰길 권한다.

https://www.hidoc.co.kr/healthstory/news/C0000780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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