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떡밥으로만 나돌던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이 결정되었고 지난 29일부로 시행되었는데 소폭 인상된 즉 기본요금은 그대로 유지하되 주행거리비례 요율만 인상되었습니다. 공공교통에서는 시외.고속버스 운임 향방에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고 과연 버스운수업계의 득실은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고속도로 통행료 조정의 배경을 분석해보면 특히 서울-대전 고속버스를 몇번 이용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주요 노선의 대도시권 구간 특히 경부고속도로 천안 이북은 사실상 상습정체반열에 오른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는 즉 사실상 고속도로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상황에서 예전부터 확장공사 등 고속도로 용량을 꾸준히 증대해 왔으나 더 이상 공급위주의 대책은 한계에 이르렀기에 점차적으로 교통수요 관리 방향으로 선회하겠다는 방침이 아닌가 싶습니다.
통상적으로 상황에 따라서는 기본 통행료와 동시에 조정하기는 합니다만 기본요금이 아닌 주행거리비례 요율만 인상된것도 점차 장거리 주행시의 통행료 부담을 늘리겠다는 의도이니...
특히 얼마전 뉴스에 보도된 고속도로 통행료만으로 도로공사의 수입을 충당하기 힘들다에 가까운 상황에 경부고속도로 등 고속도로 태동기에 개통된 노선들의 노후화에 따른 유지보수까지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기존 네트워크의 분담을 위해 건설된 노선의 예측 통행량 미달과 고스란히 가해지는 건설 부채, 경인고속도로와 울산고속도로 무료화 요구 등 통합채산제의 근간을 흔드는 요구에 대한 방어책이라 해도 틀린말은 아닙니다.
더 나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국제협약 등에서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감축 참여대상이 된데다 도로 중심의 투자에 수반된 수송분야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에 따른 감축 압력이 점차 높아졌으면 높아졌지 결코 줄어들 가망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이번 파리협약에 따른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분위기, 통행료가 워낙 싸다보니 전술한 도로공사 통행료 수입구조로는 고속도로 교통량이 많아야 통행료만으로 버틸 수 있는 형태 즉, 통행료수입으로 버틸 경우 반대로 고속도로로서의 제역할과 기능을 포기해야하는 모순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라 하겠습니다.
인제 핵심적인 내용인 시외.고속버스 운임의 향방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자면 버스의 경우 3종을 적용받으니 예를 들어 서울-대전의 경우 지불해야 할 통행료는 현재 8700원입니다. 통행료가 현재 기준으로 4.7% 인상되었으니 고속도로를 운행하면서 지불해야 할 통행료 부담은 그대로 인상된데다 고속버스 운임에 통행료가 포함된 금액임을 감안할때 현행 운임에서는 수입이 줄어들 것은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다만 나홀로 차량의 경우 운전자가 부담해야 할 금액인 승용차(1종) 통행료가 8200원, 거기에 주유하는 비용을 합산할때 나홀로 차량 운전자의 부담도 전보다 더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이쯤되면 버스, 철도로의 수단 전환이 일어날 요인이 형성됩니다. 특히 장거리로 갈수록 통행료 인상에 따른 체감 부담은 더 커지는데다 장거리 운전 피로에 따른 부담까지 합하면 고속버스, 철도 등 선택지가 다양한 서울 거주자의 경우 나홀로 차량에서의 수단 전환이 일어날 가능성은 농후합니다.
더 나아가 이번 통행료 조정으로 서울-대전 같이 철도 이용도 가능하고 고속버스도 거의 지하철 배차 수준으로 다니는 구간임에도 통행료와 연료비, 초행길 부담을 감수하고 나홀로 차량을 고집해온 계층에게는 그야말로 엄청난 압박이 가해지는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상황에 따라서는 수단 전환이 불가피해졌으니 어떤 면에서는 시외.고속 운수사들 입장에서는 다소간의 부담이 생기긴 하겠습니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나홀로 차량에서의 수요 전환에 따른 승객 증가 요인이 생겼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고...
여튼 어떤 면에서 보면 전술한 현재의 통행료체계에서는 교통량과 서비스의 불균형에 가까운 모순, 경부고속도로 등의 기존 네트워크 노후화와 만성적 혼잡에 따른 유지보수 문제가 대두된 상황입니다. 거기에 기존 네트워크 분담을 위한 신규 노선의 예측대비 낮은 교통량에 수반된 부채 문제에 경부고속도로 등 기존 네트워크의 만성적 혼잡에 따른 서비스 저하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결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 나아가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도로 다이어트' 즉, 불필요한 자동차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장기 계획 등 "도로를 건설할 수록 차가 늘어난다"의 '브래스 역설'처럼 도로의 역할과 사회적 가치를 되돌아보는 의미도 있을 것이니...
참고문헌·출처
안기정 외, '도시고속도로 Road pricing 도입 방안 및 효과분석 연구', 2009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최봉환 외, '고속도로 정책의 이해', 2009년, 에듀프로
ps:
본문에서 언급하지 못한 내용입니다만 이번 통행료 조정의 효과를 제대로 살리려면 지역간 공공교통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철도가 없는 시군이 철도가 있는 시군보다 더 많은 상황에 수반된 최근 시외버스 휠체어 탑승 문제 등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이런 조건으로 인한 문제가 터져나오는 현실을 감안할때 고비용 삭감 방안 등 사회적 타당성과 사업성의 조화를 유지하는 선에서 남부 내륙선과 춘천-속초 철도, 동해종관선(동해중부선 포함)과 원주강릉선 등 철도 정비계획의 제대로된 관리는 필수라 하겠습니다.
첫댓글 지방 고속도로의 적자는 사실 필연적입니다.대부분 B/C를 충족해서 건설되었던 게 아니라 지역균형발전이란 명목으로 무작정 지었던 거기 때문에....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