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레종
김 영 빈
임금님 선왕 위해 신종을 주조하니
백성들 저마다의 정성을 보태는데
어미 된 사람으로 부정탈 말 어이 했나
어린 딸 시주하는 단장의 아픔이여
세세손손 업장까지 쇳물에 녹아버린
에밀레 흐느낌에 세상이 눈물짓네
성덕대왕 신종이란 이름의 가호인가
십이만근 무게처럼 장중한 타종소리
여운도 길이 남아 서라벌을 지켰어라
봉덕사 종루는 어디로 사라지고
초동들 돌팔매에 황소가 뿔을 가니
풀밭에 나뒹굴던 종의 신세 처량하다
봉황대 종루로 잠시나마 옮겨져서
오욕의 세월처럼 구슬프게 울리었네
에밀레 에밀레라 한 맺힌 에밀레라
박물관 한켠에서 깊이 잠든 에밀레종
중생을 깨우치던 울림은 어딜 갔나
다시는 못볼까 하여 사무치는 에밀레라
첫댓글 종의 보존을 위해 지금은 타종하지않고 녹음된 소리를 들려주더군요.
저도 테이프 소리로만 들어봤는데.. 정말 제대로 된 소리를 들어보고 싶습니다...ㅜㅜ
제6연의 3행 '못볼까 하여'처럼 각연 종장(3행)의 제2구만 5음절로 바꾸면 훌륭한 시조형식의 글이 되겠습니다. '사람으로서' '흐느낀 소리' '길이 남아서' '나뒹굴었던' ''에미일레라' 등으로 바꿀 수 있을 것 같군요.
아... 제가 간과하고 있었던 것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