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증상, 고위험군 알아두면 조기진단·치료 도움
면역항암제 등 최신치료제도 생존율 향상 이끌어
가족력 보유 등 고위험군 해당하면 정기검사 필수
췌장암은 아직까지 생존율이 가장 낮은 암이지만 의심증상과 고위험군을 명확히 알아두고 일찍 병원을 방문하면 췌장암을 조기진단할 수 있다. 최근 많이 진단되고 있는 췌장의 물혹, 즉 낭종성병변 중 일부 또한 췌장암 발전위험이 있다고 알려져 검사 시 물혹이 발견되거나 췌장염으로 진단된 경우에도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의학발달에 힘입어 암 정복이 머지않았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췌장암은 여전히 난공불락의 암으로 꼽힌다. 5년 생존율이 모든 암중 가장 낮은 10% 내외로 치명률이 가장 높다.
췌장암 발병률도 점차 늘고 있다. 2021년 발표된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췌장암환자는 761명(전체 암의 3.1% 차지)으로 암 중 여덟 번째로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췌장암의 생존율이 극히 낮은 이유는 조기진단이 어렵고 다른 장기로 전이도 쉽게 일어나기 때문. 그래도 췌장암의 의심증상과 고위험군은 어느 정도 밝혀져 있어 자가진단 후 의심되는 즉시 병원을 방문하면 얼마든지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하단 TIP 참고).
증상은 종양의 위치와 크기, 전이정도에 따라 다른데 대부분은 복통, 소화불량, 체중감소 등이 나타난다. 특히 6개월간 별다른 이유 없이 평소 체중의 5% 이상 또는 4.5kg 정도 체중이 감소했거나 특별한 증상 없이 소변이 진한 갈색으로 변한 경우, 복통이나 열, 오한 등의 증상 없이 황달이 발생한 경우 췌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암센터 소화기내과 도재혁 교수는 “췌장두부(頭部)에 암이 발생하면 담관 폐쇄가 발생, 담즙이 장으로 넘어가지 못하면서 담즙 내 노란 색소인 빌리루빈이 고여 황달이 첫 증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황달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소변색이 매우 진해지고 이유없이 가려움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황달이 오래 계속 진행되면 대변색이 회색이나 하얗게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리와 등 통증도 췌장암의 의심증상으로 꼽힌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주광로 교수는 “다만 식욕부진이나 체중감소, 가족력 등 췌장암과 관련된 다른 동반증상이나 위험요인 없이 등 통증만 갖고 췌장암으로 진단된 경우는 거의 없다”며 “막연히 등이 아파서 췌장암검사를 받기보다는 췌장암과 관련된 다른 동반증상의 유무를 파악하고 췌장암 위험인자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볼 것”을 당부했다.
반면 당뇨병은 췌장암의 강력한 의심단서다. 도재혁 교수는 “췌장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능을 갖고 있는 만큼 췌장에 암이 생기면 이로 인해 당뇨병 같은 이차적인 내분비기능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도 췌장암의 위험이 약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뇨병이 췌장암의 결과일 수도 있어 특별한 위험인자 없이 갑작스레 당뇨병이 발생하거나 혹은 기존 당뇨병이 악화된 경우 췌장암을 의심해보고 정밀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익히 췌장암은 가족력이 강한 암으로 알려졌다. 특히 직계가족 중에 췌장암이 있는 경우 없는 경우에 비해 9배 정도 발생위험이 증가하며 직계가족 중 3명 이상 췌장암이 있는 경우 무려 32배나 췌장암 발병위험이 올라간다고 알려졌다.
이밖에 흡연, 과음, 만성췌장염, 비만, 고지방식이 등도 췌장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졌다. 특히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약 1.7배 정도 췌장암 발생위험이 높고 50년 이상 오래 흡연하면 2배로 위험도가 뛰어 흡연자는 더욱 경각심이 필요하다.
췌장암 역시 조기진단·치료 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기 이내 췌장암 완치율은 약 30%며 암이 전이되지 않고 췌장에만 발생하는 1기인 경우 완치율이 70% 이상이다. 최근에는 면역치료와 표적항암제 치료가 일부에서 효과를 보여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주광로 교수는 “췌장암 위험요인을 가진 경우 평소 자신의 몸 상태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췌장암을 조기진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췌장은 복부초음파검사나 복부CT검사만으로는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들 검사에서 췌장암이 없더라도 증상이 지속되면 췌장정밀CT검사, MRI검사, 내시경초음파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췌장암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1. 특별한 이유 없이 6개월 동안 평소 체중의 5% 이상 또는 기간에 관계없이 4.5kg 정도 체중이 감소했다.
2. 비만하지 않고 가족력 등 특별한 위험요인 없이 갑자기 당뇨병이 발생했다.
3. 특별한 원인없이 기존에 앓던 당뇨병이 갑자기 악화됐다.
4. 특별한 증상없이 소변이 진한 갈색으로 변했거나 소변색 변화와 함께 전신가려움증이 발생했다.
5. 복통이나 열, 오한 등의 증상없이 황달이 발생했다.
6. 장기간 식욕이 감소하고 소화가 잘 안 된다.
7. 특별한 이유 없이 복부불편감이나 등 쪽의 불편감이나 통증이 지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