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9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G7 정상회의 및 유럽 2개국 국빈 방문 관련 브리핑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2021.6.9/뉴스1
코로나19(COVID-19) 신규확진자가 1615명 나오며 또 다시 역대 최대치를 넘겼다. 방역당국이 예측한 최선의 시나리오인 이달말 '1400명'선이 이미 무너졌다.
전파력 강한 델타변이도 세를 넓히는 가운데 청와대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달에만 1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국회는 코로나19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전수조사에 들어가는 등 정치권에 '코로나19 초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4일 0시 기준 신규확진자 수는 1615명,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7만1911명(해외유입 1만688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일간 확진자 수는 당초 방역당국이 예견한 최선의 시나리오를 이미 넘어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주 민간 전문가와 합동으로 수학적 모델 예측치를 통해 확진자 전망을 내놓았는데, 감염병 국면이 유지되면 이달 말 1400명 수준에 도달하고 악화되면 2140명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확진자수가 1615명을 기록하며 당국이 가정한 1400명 선은 이미 깨졌다.
위기의 진원지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에서도 확산세가 맞물린 결과다. 이날 전체 확진자 1615명 중 국내 확진자는 1568명이었다. 수도권 확진자 수는 서울 633명, 인천 93명, 경기 453명 등 1179명이었다. 국내 확진자의 약 75.2%가 수도권에서 나왔다.
비수도권에서도 강한 확산세가 감지됐다. 부산(62명)·경남(87명)에서만 149명 확진자가 나왔다. 대구(52명)와 대전(41명), 충남(36명), 제주(21명)에서도 확산세가 만만치 않았다.
전파력 강한 델타 변이 확산도 상황이 '최악'으로 흐르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1주일 (이달 4~10일)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진행한 결과 전체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536명 중 델타형이 374명으로 대부분이었다.
이제 관건은 '최악의 시나리오' 진행 저지다. 이와 관련, 전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현 유행 상황이 이어지면 8월 중순에는 하루 확진자가 2300명대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방역당국의 '악화'를 가정한 기존 예측지는 이달 말 2140명이었다. 이달 말부터 2100명을 넘어서는 상황이 당국 예측 모델 상 악화된 전개양상이지만, 의료계 등에서는 하루 1만명에 육박한 신규확진도 각오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당국의 카드는 강도높은 거리두기 시행과 백신 접종 두 가지로 압축된다. 이미 수도권에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를 발효했고, 내일부터는 세종, 전북, 전남, 경북 등 4개 지역을 제외한 전국 시, 도에서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된다. 모더나 백신 물량 부족으로 중단됐던 55~59세 접종 예약은 14일 저녁 8시부터 재개된다.
하지만 거리두기와 접종이 4차 대유행을 조속히 저지하는 효과를 낼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지역사회에 연결고리를 찾기 힘든 '조용한 전파'가 상당부분 진행돼서다. 이날 신규확진 1615명은 이미 1~2주전 바이러스 확산의 결과물로 이 같은 시차 범위 안에서 바이러스는 예상보다 더 크게 퍼졌을 수 있다. 휴가철을 맞아 수도권 대규모 인구 이동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선제적 적용이라 하기에는)이미 늦었다"며 "델타 변이 감염이 퍼지기 시작한 2주 전 쯤 선제적으로 격상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14일 행정관 한명이 코로나19(COVID-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청와대 직원으로선 첫 확진 사례다. 이 행정관은 백신을 맞은 상황이었고, 문재인 대통령과 접촉한 일은 없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청와대는 즉각 해당 직원이 근무한 공간에 대한 출입제한 및 방역 조치를 실시했다. 또 동일 공간에서 근무한 모든 직원이 PCR 검사를 받도록 했다. 국회 사무처는 국회의원 등 공무원과 출입기자 등을 포함한 상근자 약 75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전수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전날까지 모두 52명의 확진자가 국회 안에서 발생했으며 이달 중에만 1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하루에 한 명이상 발생한 셈이다.
안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