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비추는 날.
난 아까 그 괴이한 자세로 성연고 담벼락을 바라보고 있었고
소영이는 옆에서 딸기맛 아이스크림을 참 추접시럽게 먹고 있었다.-_-
때마침 성칠이네 반이 체육시간이었고
혹시 성칠이와 그 노마가 같은 반일까 해서 그 노마를 찾기 시작한 소영이와 나.-_-
다른 학생들은 다 운동장에 집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노마는 보이지 않았다.
"야야. 없나보다. 그냥 학교 끝날때까지 교문앞에서 기다리자."
기다림에 지친 소영이는 다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을 들고
내 팔을 끌고 교문앞으로 갔다.
-_-.. 소영이의 몸은 전진하지 못했다.
단 한 발자국도 전진치 못했어.-_-....
소영이가 나의 팔을 붙든순간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에이ㅜ_ㅜ 봄인데 너무 덥다."
체육복 소매를 걷어부친채 홀로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는 그 노마였다.
내가 말없이 소영이의 머리채를 들어 그 노마를 보여주자.-_-
소영이는 미리 준비해 둔 그노마의 사진을 들어 비교해 보고 있었다.
이거이거...너무 스토커 같잖아-_-..
"맞다. 저 노마여.+_+"
"허벌나게 잘생겼다.-_-..."
그 노마가 등장함으로 인해 우리의 모든 행동은 중지되고
눈으로만 그 노마를 쫓고 있었다.
아. 땡땡이를 친 보람이 있어.-_-..
말 없이 그 노마를 쳐다보고만 있던 소영이가 갑자기 내 팔을 붙들었고
다짜고짜 우리가 지켜보던 담벼락 바로 아래 개구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길동이네 집을 몰래 들어가는 둘리처럼.-_-
"희진아. 너 빨리 들어와"
-_-..개구멍으로 들어가다니.
그런 유치한 짓은 안해.
"야!"
엉덩이만 빼꼼히 내민채 여전히 개구멍을 통과하던 소영이.
거길 어떻게 통과하란 얘기야.-_-
너야 키 162의 작고 아담한 싸이즈 아니더냐.-_-.
억지로 소영이의 엉덩이를 발로 뻥 차주고 나도 들어갈라 확 엎드렸다.
아까의 복수인지 소영이는 내 머리를 잡고 힘껏 잡아당겼다.
아팠다.
심히 아팠어.-_-
30여초만에 쉽게쉽게 통과하던 소영이에 비해
대략 10여분이 걸려 어렵게 통과한 나의 몰골은 가히 장관이었다.-_-
이리 엉키고 저기 엉키고. 교복은 흙투성이.-_-
거기다가 우리의 교복은 평성고. 여기는 성연고.
체육선생은 반장에게 대충 아이들 통솔을 부탁한 뒤 어디론가 가버렸고
아이들은 여기 저기로 흩어져 더운 날씨를 원망하고 있었다.
우리의 착한 성칠이는 저기..저기에.-_-
"얘들아. 선생님께서 농구시합하고 있으랬어.-0-!!"
-_-..성칠아 정녕 니가 반장었단 말이냐.
나무 뒤에 숨어서 아이들의 동태를 살피던 우리는.
요리 저리 아이들의 눈을 피해서
그 노마가 앉아있는 벤치까지 간 다음에
-_-..
..정말 이제는 그 노마를 어찌 납치해야 할지 생각중이었다.
"희진아. 니가 가봐.-_-"
"싫어. 니가오자고 했잖어.-_-..니가 가."
"내일 성칠이 우리학교로 너보러 오라고 그런다.-_-"
"-_-...써글."
소영년 땜시 나는 휘적휘적 그 노마가 있는 벤치 뒤로 바짝 다가섰고
그 노마는 엠피때문인지 우리가 다가오는 소리를 듣지 못한 듯 했다.
조금 더 다가가서.-_-
지금 내가 생각해도 정말 어이없이 대책없는 손을 그노마의 어깨 위에 타악_!
-0-..
소영이의 입은 아까 소영이가 먹은 아이스크림만큼이나 커져버렸고
노래를 흥얼흥얼 거리던 그노마의 노래도 뚝 끊겨버렸다.
뭐여.-_-.
내가 뭐 잘못한겨?
'누구야!'하고 소리를 빽 지를줄 알았던 내 예상과 다르게
5분이 지나도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는 그노마.
이노마...-_-..미친거 아이가.
무안해진 나는
그대로 빙글 돌아서 소영년한테 가려는 그순간
"ㅇ_ㅇ 너도 내 싸인해줄까?"
결코 곱지 않은 시선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무안해진 내 손을 덥썩 잡는 그 노마.
-0-...황공하지요.
나는 순간적으로 할말이 없어 말을 이상하게 얼버무려 버렸다.
"-_-..아..바...바라."
소영이는 그 자리에 가만히 굳어버린지 오래였고.
그때 흥미 없다는 듯이 나를 보던 시선을 다시 거둬서
전방을 주시하더니 음악에 취한듯 고개를 절레절레 거리며 그노마가 하던말.
"흐응.-_-. 길 지나가던 바보였구나."
난 그 한마디에 폭팔해 버렸다.
폭팔해 버렸다.
폭팔해 버렸다.-_-
어릴적 집에서 기르던 금붕어의 어항에 달걀 후라이를 넣었을 때도
비 오는 날 우리집 옥상에서 항아리란 항아리 뚜껑은 다 열어놨을때도
할머니 환갑날 손님들께 드릴 밥에 참기름을 한통 부어 놓았을 때도.-_-
결코 바보란 말은 들어 보지 못했다.
근데 저.. 저노마가.ㅠ_ㅠ
"야...야..너너..ㅠ_ㅠ"
황급히 굳어있던 소영이가 나를 말리려 다가왔고
-_-이성을 잃었던 나는 다짜고짜 그 노마의 윤기나는 머리카락을 잡아 뜯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열심히 통솔중이던 성칠이는 -_-
"희진아.ㅜ0ㅜ 어떻게 들어온거야. 빨랑 나가아~~!"
울분을 외치며 우리쪽으로 다가왔고
나는 이미 폭팔 상태였다.-_-
나의 이성을 다스릴 수가 없었어.-_-
"이 바보가-_- 야. 이거 안놔? 디져볼래?"
"임마. 뭐?싸인.-_-. 자뻑놈의 새끼가 그래 오늘 너죽고 나죽자. 새꺄."
힘없는 소영이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우리의 허수아비 반장 성칠이.-_-
그 가운데서
나와 이 노마는 그렇게
장장 10분동안 쥐어뜯고 뜯기는 혈투를 벌였다.
(일방적으로 내가 쥐어 팻다.-_-)
"이성칠_! 이년 니가 아는 년이야?"
계속 나에게 반항 한번 안하고
머리를 뜯기던 노마가 성칠이에게 말했고
계속 안절부절못하고 있던 성칠이는
그때서야 우리 곁으로 다가와서
그 노마와 나를 떼어 놓았다.-_-
"우쩔라고그래쌌노 희진아아.ㅜ0ㅜ"
"내가 오늘 이 노마를 처단하지 않고서는
밤잠을 이룰 수가 없을것 같다 성칠아.-0-"
"아주 회까닥 돌아버린 바보야.-_-.
불쌍하구나."
그노마의 말을 석유삼아
나는 다시한번 그노마에게 달려들었고
이번에는 성칠이의 조금더 빠른 동작이 나를 저지시켰다.
"소영아 소여엉아.!-0- 이 가스나 데리꼬 빨랑 나가라!"
"응? 어어!!"
나는 절대로 이대로 가지 않으리라는 심보로 발버둥을 쳤지만.
두 사람의 힘을 이겨낼 수 없었다 나는.-_-
짐승같이 포효하는 나의 목소리에 애원하는 성칠이의 목소리가 합쳐져
우리는 아주 훌륭한 운명교향곡을 연주하고 있었다.-_-
뚜두두둔.-_-!!! 뚜두두둔!!
어이 없다는듯이 옷을 털어내며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저 노마의 눈이
마치 나를 비웃는 듯한 눈으로 보여서
나도 저 노마에게 지지 않으리라는 생각으로 엄청나게 눈을 크게 뜨고
저 노마를 야려보았다.
내가 눈 하나는 참 크거든.-_-. 프하하하.
"나참. 무슨 여자가 저래.-0-."
"아이고 그마해라 인근아아.ㅜ0ㅜ"
나는 죽을 작정으로 성칠이와 소영이의 팔을 뿌리쳤다.
나때문에 벌러덩 뒤로 자빠져 버린 소영이.
-0-. 그런 소영이를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부축에 나선 성칠이.
그런 틈을 타서 나는 그 노마의 목에 걸려있던 무언가를 홱 잡아 당겨버렸다.
"야!-_-!!"
"하이고 미친다아니가 나는.ㅜ-ㅜ"
소영이를 일으킨채 안타깝게 한쪽 손을 뻗어 절망을 표시하던 성칠이는
황급히 선생님을 부르러 교무실로 뛰어갔고
무섭게 달려드는 그 노마를 피해
소영이와 나는 교문을 빠져나가 정말 먼 곳으로 도망쳤다.
머언~~~ 곳으로.-_-
그리고 우리집에 와서야 내 손에 들려있는
그노마의 목에서 홱 잡아 떼어버린 그것이
그노마의 학생증이란 것을 알아버렸다.
지금은 물론 어디있는줄도 모르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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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일이삼사오육칠팔구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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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24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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