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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표 제공. 쓴물쩝쩝♥님.
특별한 인연 02.
한국에서의 좋지 않은 일들로 우울하던 찰나, 소미의 주변에서 외국에 다녀오는 게 어떻겠냐
는 말을 듣고 마음을 안정시키고자 무작정 혼자서 미국으로 날아오긴 했는데 영어 한마디
할 줄 모르는 소미가 이 타지에서 무엇을 할 수 있으랴. 그나마 다행인 건 소미를 먹여주고
재워줄 수 있는 소미의 친구, 수진이 미국 LA에서 거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수진이 미국
에서 디자인 일을 하고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하지만 수진은 무척이나 바빠서 일일이 소미를 챙겨줄 여유가 없었다. 그런 그녀가 소미에게
내린 명령은 ‘한국인 친구를 사귀어 와.’ 라는 것이었다. 이 넓디넓은 미국 땅에서 한국인을
사귀라니. 일일이 사람 붙잡고 한국인이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물어 볼 영어도
안되고 말이다. 미리 영어 좀 배워 둘 걸 후회했던 소미다. 단, 어제까지만.
소미는 어제 수진과 함께 파티에 갔다가 엄청난 인재를 건졌다. 수진의 특명을 완수하게 할
한국인 친구를 말이다. 게다가 그 한국인은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버릇이 발
동했고 엉뚱하게 한국인 친구와의 만남을 이어갈 수 있는 구실을 만들게 되었다.
그러나, 소미는 ‘신두영’이란 이름밖에 몰랐고 정확히 ‘몇 시에’, ‘어디에서’라고 약속을 정한
것도 아니었다. 수진이 나간 집에서 뒹굴, 뒹굴 구르던 소미는 어제 갔던 그 저택을 떠올렸다.
분명 그 곳에 가면 다시 두영을 만날 수 있으리라. 그녀는 머리에 생각난 것을 그대로 행동
에 옮겼다. 빠르게 나갈 채비를 하고 가장 중요한 동영상이 들어있는 휴대폰을 마지막으로
챙겨 나오면서야 소미의 준비는 끝이 났다.
당당하게 나온 것 까진 좋았는데, 그 저택에는 수진의 차를 타고 갔기에 정확히 어디에 있는
지 몰랐고, 돈도 없는데다 영어도 안돼서 택시를 탈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기에는 너무 따분하고 지루했다. 쉬려고 미국에 왔지만, 인재를 발견한 이상 가만히 눈
뜨고 있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소미는 멀리 갔다가 다시 못 찾아올 것 같아 같은 자리만
계속 맴돌고 있었다. 그런 소미에게 누군가 말을 거는 것이었다.
“저기.. 혹시 차소미씨 아니세요?”
한국인이다!
그녀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좀 걱정스러웠다. 한국에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 후라 한국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 지 몰랐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소미는 용기 내
어 뒤를 돌아 반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안녕하세요.”
“와! 정말 차소미씨네요! 여긴 촬영하러 오신 건가요?”
“아니요, 잠시 휴식 겸 왔어요.”
“아.. 혹시 그 표절시비..”
“그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죠.”
소미는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최대한 솔직하게 대답했다. 자신을 알아봐주었고, 보자마자 욕을
내뱉는 사람들보다는 나았으니까 말이다.
“저 차소미씨 엄청 좋아해요! 표절시비 때도 정말 억지스러워서 헛웃음밖에 안 나왔다니까요.”
“그렇게 말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사인 좀 부탁 드려요!”
“물론이죠. 근데 그럼 저도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혹시 바쁘신가요?”
“예? 아, 아니요.”
소미의 말에 여진은 당황스러웠다. 자신에게 부탁이라니? 그녀의 표정을 읽은 소미는 배에
손을 올리고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소미에게 있어서는 간만에 정말 기분 좋은 웃음이었다.
“제가 배가 고파서 그런데, 제 점심친구 안 하실래요?”
연예인의 점심친구라니. 당황스럽고 설레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당황스러움도 잠시, 여진
은 소미와의 이야기에 푹 빠져있었다. 여진은 자신이 자주 가는 파스타 집으로 소미를 안내
했고, 어색할 줄만 알았던 소미와의 점심시간이 연예인이 아닌 친구와의 만남처럼 포근했다.
“미국에는 얼마나 있었어요?”
“3년 정도 됐어요.”
“와, 어쩐지. 발음 끝내주던데요.”
“다들 이 정도는 하는 걸요, 뭘.”
“난 그 다들에서 빼주세요. 영어 진짜 못하거든요.”
여진은 입만 열면 영어가 술술 나올 것 같던 연예인이 영어를 못한다니, 소미가 새삼 새로워
보였다.
“그래서 여진씨랑 밥 먹자고 한 거에요. 영어를 못하니까 주문을 못하고.. 주문을 못하면 밥
을 못 먹잖아요. 물론, 혼자 먹기 심심해서도 그랬고요.”
“어머, 진짜요? 이거 새로운데요?”
“제가 한국어 말고는 소질이 없거든요. 머리가 안 따라줘서 그런가?”
“풋, 농담이죠? 작사, 작곡도 하시는 분이 머리가 안 따라주다니요. 그건 아무나 못하잖아요.
게다가 소미씨의 노래는 인기도 많고. 너무 겸손하신 거 아니에요?”
“겸손은요.. 하하, 그렇게 칭찬을 해주시니까 쑥스러운데요?”
소미와 여진의 대화는 끝이 날 줄 몰랐다. 아이돌 가수들 이야기, 예능프로그램 이야기, 다른
연예인들의 이야기 등등. 여진은 처음 만난 사람치고 아주 예의가 바르고, 상냥하고, 소미 그
녀와 잘 맞는 여자였다.
“와, 진짜 맛있게 먹었어요.”
“제 단골집이에요. 그렇지만, 오늘은 특별한 분과 함께한 식사라 더 맛있었던 것 같은데요?”
“여진씨도 참. 특별한 분은 여진씨죠.”
“풋, 그렇게 말해주니 제가 정말 특별해 보이는데요?”
“특별해요. 당신은 외국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이니까요.”
소미는 소미대로 수진의 집으로, 여진은 여진대로 그녀의 집으로. 그렇게 소미와 여진은 서로
의 만남을 훈훈하게 마무리 지었다. 기념사진 촬영하는 건 잊지 않고 말이다. 소미는 좀 전에
먹은 파스타를 떠올리며 수진의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발걸음은 금발과 푸른 눈을
가진 외국인들과 낯선 건물들이 보이는 게 막막하던 첫날보단 많이 여유로워 보였다.
돌아가는 동안 가게이름은 못 읽어도 사람구경, 풍경구경, 건물구경을 하던 그녀의 눈에 강아
지 한 마리가 보였다. 주인 있는 강아지인지, 목줄을 질질 끌면서 소미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
다. 분명 주인이 목줄을 놓치자마자 달려왔을 거라 생각한 소미는 잠시 주머니를 뒤적거리더
니 집에서 나올 때 입이 심심할 가봐 가지고 온 육포를 꺼냈다. 영어를 못하는 자신의 입에
곰팡이가 필 것만 같아 말 대신 씹을 걸 챙겨 온 것이었는데 이렇게 강아지 먹이로 사용될
지는 꿈에도 몰랐던 그녀다.
“우쭈쭈. 이리와, 육포 먹자.”
소미는 강아지를 향해 손뼉을 치며 바닥에 쭈그려 앉아 강아지를 불렀다. 그러자, 육포를 본
강아지의 걸음이 서서히 느려지며 소미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소미에게 다가오는 강아지의 모습이 한없이 귀엽게 보였다.
“옳지, 착하다.”
바닥에 배를 깔고 앉아 그녀의 쓰다듬을 받고 있는 강아지의 눈길은 오직 육포에게 가있었
다. 그 모습이 귀여워 육포를 한 조각 떼어내 바닥에 놓아주자, 금새 야금야금 씹어먹는다.
조금씩 육포를 떼어주고 있는데, 멀리서 커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Robert!!”(로버트!!)
그 소리에 반응한 것인지, 육포를 먹던 강아지가 움찔하고 주변을 살폈다. 점점 가까워지는
커다란 목소리에 강아지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혀를 내밀었다. 누군
가를 향해서. 소미도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고 있는 쪽을 바라봤다. 소미가 바라본 그곳에는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한 눈에 봐도 모델 같은 여자가 있었다.
“Oh, Robert!” (로버트!)
소미의 육포는 차가운 바닥에서 홀대 받고 있었고, ‘로버트’라고 불리던 이 강아지는 여자와
눈물겨운 상봉을 하고 있었다. 소미는 자신의 육포를 안쓰럽게 바라보다가 손에 남은 육포
를 입에 물고 질겅질겅 씹으면서 강아지와 여자를 바라봤다. 소미가 봐도 이 강아지 주인으
로 추정되는 여자는 빼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같은 여자가 봐도 예쁜 얼굴을 감상하고
있느라 넋이 나가있던 소미는 또 다른 목소리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Jessica!” (제시카!)
뭐야, 이번엔 애인인가? 소미가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번엔 모델 같은 남자가
뛰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저 남자 왠지 낯익은..
“우와! 미스터 뚜!!!”
“뭐, 뭐야. 당신이 왜 여기 있어.”
소미는 두영의 옷자락을 꽉 잡고 두영의 옆에서 생글생글 웃어댔다. 그런 그녀가 달갑지 않
은 두영이었다. 제길. 두영에게 소미는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1순위인 여자였다. 그런
여자를 이런 길거리에서 황당하게 마주칠 줄이야. 두영은 모델 제시카와 중요한 인터뷰를 하
고 있었다. 그런데 제시카의 강아지가 그녀가 목줄을 놓친 순간을 틈타 밖으로 달려나가는
게 아닌 가. 그러다 이 여자와 마주치게 되고. 정말 저 강아지 때문에 되는 일이 없다.
“It’s a mercy” (다행이네요.)
“Yes..” (네..)
사고라도 당했으면 어쩔 뻔 했나. 그녀는 떨리는 두 손으로 로버트를 꽉 안아주었다. 눈에 넣
어도 안 아플 자식 같은 아이. 제시카에게 로버트는 그런 존재였다. 달리기를 좋아하고, 호기
심 많은 로버트가 어디로 튈지 몰라 늘 걱정스러웠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런 일이 벌어져 불
안한 그녀다. 다행히 로버트가 멀리 도망가지 않도록 잡아둔 저 검은 머리의 여자, 소미에게
감사할 뿐이었다. 제시카는 로버트를 내려놓고 소미의 앞으로 걸어갔다.
제시카의 그런 마음을 모르는 소미는 제시카가 자신을 향해 걸어오자 빳빳하게 굳어버렸다.
영어를 할 줄 몰라 대꾸도 할 줄 모르는 소미에게 강아지를 유괴했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이
앞서서였다. 두영의 소매를 잡고 있던 소미는 두영을 짠하게 바라봤다. 도와달라는 그녀의
SOS 눈빛이었다.
“뭐, 뭐야. 왜 그렇게 쳐다보는 건데!”
소미의 눈빛에 부담스러운 두영은 기겁하고 그녀를 떼어내려 했다. 이 여자가 대체 무슨 속
셈이지. 두영의 머리에는 소미에 대한 의심이 가득했다. 이번엔 또 무슨 협박을 하려고 이러
나 두영 나름대로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눈빛을 주고받는 사이, 제시카는 소미 앞
으로 다가와 자기보다 작은 소미를 내려다 보며 입을 열었다.
“Thank you very much. You'll save the day.” (정말 고마워요. 당신 덕분에 살았어요.)
소미는 억울함에 펑펑 울고 싶었다. 분명 제시카의 표정은 웃고 있었지만,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대체 뭘 잘못했다고.
“나 유괴한 거 아니에요! 저 강아지한테 육포 먹인 죄밖에 없단 말이야..”
소미의 억울한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말은 제시카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제시카 또한 소미
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그러나 소미의 표정과 살짝 격한 말투로 보아, 강아지를 제대로 돌
보지 않았다고 그녀를 타박하는 말 같았다. 그에 제시카는 진심으로 반성을 하고 있었다.
“Sorry.. That was my mistake..” (미안해요.. 그건 내 실수에요..)
갑자기 시무룩해진 제시카의 표정에 당황한 소미가 어쩔 줄 몰라서 낑낑댔다. 갑자기 왜 그
러지? 내가 너무 심하게 말한 건가? 갑자기 생각이 많아진 소미다.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던
두영이 기가 막힌다는 듯이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 이게 대체 무슨 짓들인지. 한국어와
영어를 다 알아듣는 두영으로써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니까 화를
내고, 사과하니까 당황하는 이상한 상황.
“미스터 뚜! 이 여자분 왜 그래? 내가 화내서 우는 거야?”
“Mr. Andrew..” (앤드류씨..)
두영은 두 여자 사이에 껴서 두 사람의 이유가 다른 짠한 눈빛들을 받아내야 했다. 그에 두영은
짜증이 두 배로 늘어났지만, 일단 빨리 이 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기에 이 상황을
해결하기 시작했다.
“이봐, 당신. 강아지 무사한 게 네 덕이라고 고맙다는 사람한테 화를 내면 어떡해!”
“그.. 그런 거야..? 빨리 좀 말해주지..! 미안해요.”
“Jessica. She can’t speak English. And she was mistaken.” (제시카. 그녀는 영어를 할 줄 몰라
서 당신의 말을 오해한 거에요.)
“Really?” (정말요?)
해결을 하고 나니 두영에게 돌아오는 건, 소미의 원망 섞인 눈초리와 제시카의 부담스러운 기
쁨의 눈빛에 그는 빨리 자리를 피하고 싶었으나, 아직 제시카와의 인터뷰가 남아있었다.
“미스터 뚜가 같이 있어서 다행이야. 덕분에 오해도 풀리고!”
“당신이 멋대로 오해한 거거든?”
“그나저나 미스터 뚜를 여기서 딱 만나다니!”
시끄럽게 옆에서 쫑알거리는 소미가 맘에 안 드는 두영은 소미의 말은 귓전으로도 안 듣고
있었다. 한마디로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너는 말해라, 난 듣지 않는다는 식. 그런 두영의 태
도에도 아랑곳 않고 소미는 해맑게 웃으면서 두영에게 팔짱을 꼈다.
“미스터 뚜도 특별해. 외국에서 만난 나의 소중한 인연이니까.”
안녕하세요. 바름입니다.
2편 가져온다고 말만하고 뜸들여서 죄송해요!
외국이니까 영어를 써야하는데, 제가 영어에는 소질이 없어서..ㅋㅋ
이번 2편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잘 부탁합니다~
참, 다 아시죠..? 차차=차소미. 두 사람은 동일인물이라는 것!
첫댓글 오늘 1편 2편 다봣어요 ㅎㅎ 재밌어요 ㅎㅎㅎㅎ
소미가 정말 사랑스러운 스타일의 여주인것같아요 ㅎㅎ
연재 중단안하시고 꼭 완결내셨으면 좋겠어요 ^^*
그럼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ㅎㅎ
감동폭풍 ㅠ 3편가지고 돌아올게요!
ㅋㅋㅋ헐 재밋어요 담편두기대되용 ㅋㅋㅋㅋ 고럼기대할게용 ~!!!!!!!!!!!
네ㅠㅠ감사합니다! 3편들고 올게요!
ㅋㅋㅋㅋ 미스터뚜 >ㅁ< 우리 소미는 참 귀여운것 같아용
귀여워해주셔서 감사해욬ㅋ 3편들고 내일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