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패치와 담배 한보루
수년만에 메니에르병이 도져서 담배끊기로 했다.
보건소 금연클리닉으로 가는 길에 담배 관련 단체의 사람을 만났는데
‘에세’ 1보루를 선물받았다. 이를 어쩐다?
집사람한테 기막힌 상황을 메시지로 전달했다.
답장이 왔다. ‘ㅋㅋ... 다른 사람한테 선물해요.’
누구한테 선물한다?
보건소의 예쁜 금연상담사가 대단히 친절하다.
이산화탄수 수치가 대단히 높다며 금연 패치 주고, 금연침 까지 맞으란다.
공짜로 제공하면서 이렇게 대접해주니 대한민국 공무원 참 좋아졌다.
상담사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담배를 선물하고 싶었다.
그러나 상담사의 해말간 얼굴을 바라보며 그래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세에 금연패치를 포개 놓으며 이 상태에서 금연을 시도하기로 했다.
메니에르 병도 병이지만, 일의 효율 높이고 등산할 힘 키우며 술맛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어차피 끊어야 한다.
담배를 코 앞에 두고 시도하는 금연이야말로 진짜 금연이고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그런데...
담배관련단체인 한국담배소비자보호협회의 일을 맡기로 했으니
이 또한 ‘금연 패치와 담배 한보루’의 갈등만큼 기막히다.
소위 ‘애연가클럽’으로 일컬어지는 협회가 20주년을 맞이해
경영혁신을 하는데 내가 그에 대한 자문을 맡기로 했으며
사무국장은 그 댓가로 담배 한보루를 건넨 것이다.
20년 역사도 집필하게 된다. 내가 창립 당시부터 관여해 왔기 때문이다.
어떻게 담배 맛도 모르는 자가 애연가 세계를 다룰 수 있겠는가?
그래서 다시 한번 결심했다.
담배 피우지 않고 담배관련 글과 역사의 기술에도 깊이 관여해 보자.
그사이 40년 사랑했으면 담배와 입을 맞추지 않아도 통할 것이다!
애연가가 골초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자!
체질상 담배를 사랑해도 좋은 사람, 습관적으로 담배를 태우는 사람,
흡연자를 미워하는 금연자 모두를 위한 담배관련 단체의 표본을 제시해 보자!
한국담배소비자협회가 애연가클럽이 아니고 흡연자, 금연자 모두를 위한 단체임을 알리는
경영혁신을 시도하려면 애연가였던 내가 적격자다.
그사이 나는 이 단체의 매체에 많은 ‘담배예찬론’, ‘금연정책 비판론’ 등을 기고해 왔다.
이제는 비흡연자를 배려하는 ‘예절 바른 흡연’도 주창해 보자.
애초에 이 단체의 창립당시명칭도 ‘예절바른 담배피우기운동’ 이었다.
금연자들을 위한 배려를 내세우는 협회의 방침을 정립하는 것도 의의가 있을 것이다.
나아가 절대적으로 금연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조언도 나서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흡연자들을 범죄자로 매도하는 현실을 좌시할 수는 없다.
마약범처럼 취급되면서 까지 오죽 하면 담배를 피겠는가.
담배판매로 발생되는 수조원의 세수(稅收)를 활용해
‘그린 존’ 등 쾌적한 흡연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흡연자, 금연자 모두에게 좋다.
담배로 인한 폐암환자들을 위해 전문병원 등도 설치해야 한다.
세금을 낸 사람들에 그 세금이 일부가 쓰여져야 한다.
흡연자들의 대부분이 서민이다. 그들에게 세수의 일부분이라도 돌아가야 하며
터무니없이 담뱃세를 올려 서민의 생활을 더욱 궁핍하게 해서는 안된다.
만약 정부가 격렬한 금연주의자의 눈치만 보며 정책을 펼치려면
아예 담배를 기호품 아닌 마약으로 지정해야 한다. 그리고 판매도 금지시켜야 한다.
흡연자는 당연히 금연자를 보호하고 배려해야 한다.
흡연자들은 금연공간 확대, 거리금연법 등에 호응하며 그런 추세로 가고 있다.
금연자도 흡연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 역시 주요 납세자인 담배소비자에 대한 매도에만 집중해선 안된다.
금연자, 흡연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고 서로 배려하게 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 이 글을 쓰며 내 나름의 담배관련 단체의 방향을 설정해 봅니다.
첫댓글 예전병이 도졋다니 안좋은 소식이지만 기회에 담배끊는다니 반가운 소식이고...
우리 아들 주례도 선뜻 승락해주어 고맙고~ 건강하자~~!!
화목하고 건전하신 박창연, 채송화 부부의 듬직한 아들을 맡기신게 내겐 커다란 영광이네.
신민형선생, 기구한 운명이로고. 담배 끊으려고 하는데 담배 선물에 담배소비자협회 일이라니......ㅋㅋㅋ 그러나 그 딜레마를 멋지게 해결하였구만. 금연인이 담배소비자협회 일 못할 것이 있냐 -- 이거잖아. 감시하겠다.ㅎㅎ
협회에도 선언했네. 그리고 담배 대신 홍삼선물이 좋다고...
담배 끊으면 여러모로 좋지 뭐..끊어! 민형이 끊으면 나도 끊는다~~람쥐 ㅎㅎ
4일째다. 일주일 되면 우리들의 금연기념으로 술 한잔 하자.
일단 내 건강에 안좋으면 끊는게 좋지... 건강 회복 빨리 되길 바란다
맞아, 이제야 병진의 말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민형이가 부럽다! 정확히 40년째 피우고 있는 내도 끊기는 해야 할 것 같은데... 아직은 건강한 걸까?
ㅇ얘들아 담배끊을때는 미친놈처럼 해야 되는거야
일단 주위사람들에게,특히 자식들에게 나,담배 끊을꺼야,하고 공표부터하고 도움 절대 안되는 술,담배 좋아하는 주변사람들은
절대 적어도 3주정도는 만나면 안되,안되, 안되, 알았지
윈스턴 처칠이 담배를 끊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이보게. 담배 몇 번 끊은 것 갖고 그렇게 호들갑인가? 나는 수백 번도 끊었었다네." 뭘, 하긴.. 이젠 시대가 많이 달라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