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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노무현의 생생한 모습을 기록하다!
열혈 명계남, 리얼 증언과 한맺힌 싸움의 기록『봉하로 간다』. 우리나라 참여정치 마당의 한가운데서 온몸을 던져 킹메이커 대열에 합류했던 배우 명계남이 자신이 직접 만나고 겪어본 ‘그만의 노짱’을 공개하고, 그간의 노무현 평전이나 자서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저자는 노사모 운동의 긴박했던 전개와 그 핵심 논의를 사실대로 토로하고, 현 정권과 조중동으로 대별되는 보수언론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하였다. 참여정부 시절 문재인, 유시민, 이용섭 등의 친노 그룹은 물론, 저자가 적으로 규정한 한나라당 인사들에 얽힌 여러 에피소드들을 들려주고, 노사모 대표일꾼으로 활동할 당시에 자신의 생계마저 접고 덤벼들었던 열혈 노사모 활동가들을 소개한다. 부록으로 문성근의<개혁국민정당> 창당발기인대회 연설 전문을 수록하였다.
저자 명계남
1952년 7월 26일 충남 공주에서 출생하고 대구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노사모 대표일꾼. 한때 한국 영화는 '명계남이 나온 영화와 명계남이 나오지 않은 영화'로 구분됨. '이스트필름'을 설립하여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오로라공주' 등을 제작하였다. 취미는 손글씨 쓰기이다. 연세대 신학과를 중퇴하였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그저 살아가고 싶지만 그게 잘 안 되어서 적에 대한 증오와 인생 냉소, 괴팍함과 육두문자, 친구에 대한 의리와 님을 향한 그리움을 무기 삼아 원대하고 잔인한 역습을 꿈꾸며 차근차근 실행 중이다.
머리말
1. 그리운 노짱, 당신도 우리처럼
담배
왕따 후보와 소울메이트
쥐는 재래시장 상인들의 공적(公敵)이다
노사모 지각생 문성근의 활약
-문성근이 내건 노짱 지지 조건
-문성근도 “내가 해봐서 아는데……”
-노무현의 가슴에 남은 DJ의 이 한 마디
이라크 파병과 대연정 제안의 진실
-파병반대는 조갑제가 할만 했는데
-무산, 삽질 정부가 중국에 빼앗긴 동양 최대 철광
-대연정 제안의 삭제된 조건절과 노짱의 진실
B급들이여, 그는 정말 당신들의 적이었나
-노회찬은 A급이지만
-김기식, 이 말만은 말아주!
-C급 좌파 김규항
-가재는 가재 편, 게는 게 편?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관계자’에게 전해주고 싶은 연극 대사
“씨바! 노짱님, 정치하지 마십시오.”
“가아들이 아아아들이가!” --옆에서 지켜본 노무현의 업무 스타일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는
2. 배우의 눈으로 본 노짱과 문성근, 그리고 그들의 스피치
네 번째 부산 선거, 권선징악은 책 속에나 있는 말
-노짱은 연설 빵점, 혹은 백점
-“울분이 소낙비처럼 쏟아지고 있다”
노무현과 김대중의 연설 특징
광대형 연설의 두 가지 전형
-촬영장에서 뻐꾸기도 안 까는 문성근의 연설
-또 다른 스타일의 광대형 연설
“100만 민란의 수괴 문성근을 청와대에 가둡시다!”
-성근에게 남긴 DJ의 유언, 그리고 ‘문짝’
-“그럼 이거 말고 다른 방법 있습니까?”
-제발 박용진처럼
레닌과 네크라소프
3. 수꼴 빼곤 다, 국민 절반 이상 노사모!
더러운 먹이를 먹고 더 잘 컸던 생명체
노사모의 열혈 활동가들
-미키루크와 노사모의 분화
-소나무의 희망포차
-치열했던 노사모 내부 토론과 복주대사, 나백수
환희의 절정, 316 광주대첩
-부산에서 광주까지, ‘우린 노트북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ㅎㅎ
-노사모는 체력 짱!
-떴다 떴다 노무현
-“와아아아!!”, 참여정부의 고고지성
이제야 밝히는 노사모의 돈줄
더스틴 호프만 〈 노사모
협잡과 반역, 탄핵을 탄핵하라
-조선일보, 아무리 싸가지 없기로서니
-탄핵반대 촛불과 분신, 그리고 자살까지
-촛불은 시청 앞으로 - 그러나 “노사모는 빠져라”
-여긴 민쥐쥐의 국가다
4. 對수꼴 전쟁
어느 언론사 사주의 기자 녀석 길들이기
덤벼라, 수꼴 언론!
-개는 역시 개다
-노사모 vs. 조선일보, 우리의 유일한 1승
-예수님이 매매춘을?
-순둥이님의 안티조선 시위
국민이란, 같은 덫에 반복해서 빠지는 어리석은 것들?
-송아지가 강아지 된 사연
-아주 신기한 미스터리 하나
-양아치 역할 전문배우 명계남도 이해하는 인지언어학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누구라도 당한다
-소문 전파 실험과 기자들의 야마잡이
-해운대 고깃집 아줌마의 ‘학실한 보물지도’ “누가 그라데”
-바다이야기 “명계남이 바다에서 인어공주와 결혼해서 애를 낳았대”
-서울대 강연의 불효자 프락치
결국,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다
대화 - 객석한담(客席閑談)
-존경했던 유인촌이
-영화, 돈 줄 막으면
-“다 괜찮은데 다만, 이가 갈리는 건 ……”
5. 내 고향 봉하에서
노짱의 노래
-“빨갱이 씨, 부산을 떠나시지!”
-노짱과의 독대
=작은 연인들
어떻게 그런 사람이 있었을까
-하하, ‘바보 노무현’에 바보 비서관
-<노무현 정치대학>
적이여, 역사의 사탄이여
-가장 독랄한 천라지망(天羅地網)
-1억짜리 명품 시계와 알마니
-적에게 묻는다
맺으며
부록
*문성근의<개혁국민정당>창당발기인대회 연설전문
*노무현 의원의 제16대 대통령 민주당 후보 국민경선 출마 연설문
*이창동 감독의 4.11총선 문성근 후보 지지연설 전문
* 명계남의 노무현 대통령 100재 추모사
우리나라 참여정치 마당의 한가운데에서 온몸을 던져 킹메이커 대열에 합류했던 배우 명계남이 남 눈치 안 보고 제대로 쓴 체험적 사회 비평서이며, 노사모 운동의 긴박했던 전개와 그 핵심 논의를 사실대로 토로한 우리 최근정치의 미시사다. 또한 친구 문성근과 함께 연극과 영화라는 한정적 분야에만 매몰돼 살아왔던 저자 개인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진실에 눈을 뜬 후, 그것을 헤치려 어떻게 몸부림쳐 왔는지를 기록한 참 삶의 궤적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오랜 배우생활로 다져진 저자의 ‘죽이는 말빨’에 빠져들어 웃고울다가, ‘노짱’의 진면목을 새삼 느끼며, 정의로운 소수의 사람들이 어떻게 싸웠는지, 그리고 잔인한 다수의 적들에게 어떻게 내몰렸는지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열혈 명계남, 마침내 말문 열다!
누군가 ‘킹 메이커’라 하면 화를 내며 자신은 그냥 ‘몸빵’ 노빠였다는 그가
직설로 털어놓는 시대의 이면과 한맺힌 싸움의 기록,
그리고 홀로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인간 노무현의 생생한 면면!
“내가 보고 접했던 인간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노짱에 관해서, 그리고 노사모 활동 뒤풀이며, 참여정부 시절의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소소한 일들, 발호하는 쥐새끼들에 대한 분노와 냉소 등등을 다 쏟아내면 좀 후련할 줄 알았더니 그렇지도 않다. 더욱이 지금은. 오히려 많은 이들이 노무현을 총체적으로 생각하고 평가하는 데 장애가 되지나 않을까 겁이 더럭 난다. 그리고 너무 부끄럽다. 이 책을 내야할지 말아야할지 모르겠다. ”
저자 명계남이 책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며 한 말이다. 책에는 쓰여있지 않은 그의 출간 소회다.
이 책에 담긴 노무현 대통령의 소소한 면면들은 지근거리 인사가 아니면 볼 수 없고 알 수도 없는, 옛날 시골집 툇마루 벽에 걸린 흑백사진처럼 진솔하다. 저자 명계남이 직접 만나고 겪어본 ‘그만의 노짱’을 공개한 것이라 그간의 노무현 평전이나 자서전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고스란히 담겨있다. 보수언론에 대한 비판은 재치만발의 비아냥과 도전적인 직설에 거침이 없어서 독자가 박장대소를 하게 만든다. 간간이 섞는 특유의 육두문자는 시원함을 더한다. 노무현 대통령 때 우리가 채굴권을 확보했던 북한의 동양최대 철광, 무산을 현 정권이 중국에 몽땅 빼앗긴 사례를 ‘폭로’하기도 한다. 자존심 강한 노무현이 직접 “한신이 불량배 가랑이 밑을 긴다”는 표현으로 미국에 대한 굴욕감을 내비치며 국내 진보진영의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강행한 이라크 파병의 진짜 이유는 부시의 북폭 철회였음을 이 책은 밝히고 있다. 또, 파병 못지않게 욕을 먹은 노무현의 ‘대연정 제안’ 역시 그 진의는 지역구도 극복이었으나, 그 정책 의중과 구체적 시행방법 -그가 한나라당에 내건 조건은 어느 언론에서도 보도하지 않았던 사실을 가슴 아파하며, 이제 그것을 알린다.
이 책에 기록된 새로운 노짱 모습은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사람 들에게는 커다란 선물이 될 만하다. 그 중 몇 가지를 예로 들면,
-자고로 못된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저 아쉬우면 ‘민생시찰’이라는 미명 아래 재래시장 상인들의 하루 장사를 망쳐왔는데, 노무현은 그것을 극력 경계하여 참모들의 권유마저 뿌리치던 모습,
-故 리영희 선생께 문병을 가고자 했지만 정치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오히려 망설였던 모습,
-당정협의라는 명목으로 여당 의원들을 실질적인 수하 취급했던 구태를 깨려다 오히려 비난을 샀지만 끝까지 당론을 지키며 당정분리를 실천하던 모습,
-믿었던 진보세력에 대해 솔직하게 드러냈던 서운함,
-대선 후보라고 해서 아내가 마련해준 새옷 입기 어색해하다 결국 저자와 문성근에게 설득당하는 소박하고 훈훈한 모습 등을 가감 없이 볼 수 있다. 그외에도 대통령이 담배 때문에 영부인과 여느 여염집 부부와 다름없이 아웅다웅하는 모습하며, 짧고 무뚝뚝하지만 속정이 배어나는 특유의 격려 스타일하며, 같은 당 의원들의 변덕에 속 끓이고 짜증을 내던 보기 드문 모습까지…….
출간 전 모니터링으로 그러한 모습들을 접한 일반 독자들은 ‘노무현이 좋은 대통령인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인간적인 사람인 줄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마도 노무현의 그러한 면면들이 단순 노사모들을 강고한 ‘빠’로 변신시킨 요인일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노사모 대표일꾼으로 활동할 당시, 자신의 생계마저 접고 덤벼들었던 열혈 노사모 활동가들도 소개하고 있다. ID 미키루크는 잘 나가던 사업마저 접고 노사모를 너머 17대 대선 때는 정동영 의원을 민주당 후보로 만든 1등 공신이라고 한다. 정동영 계의 캠프조직이 그의 발바닥 행동력을 따라 갈 수 없었다고 단언한다. 미키루크에 관한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천하의 명계남이 노무현 외에도 존경하는 사람이 다 있구나 싶어진다. 노사모 모임을 따라 전국을 돌며 포장마차를 운영하여 토론장소를 제공하고 그 수익금을 노무현 후보에게 기증한 ID 소나무, 이 소나무는 가난과 건강악화로 시들시들해졌지만 마음에 차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가 누구라 해도 고개 한번 까닥하지 않는 독야청청을 보였다. 대표일꾼 수행비서를 자처하며 주유소 창업도 미루고 뛰어들었다가 결국 고향에서의 핍박을 못 이겨 쫓겨나다시피 했던 예비역 대령 복주대사와, 그외 사시 1차 합격도 도외시하고 참여했던 나백수, 짜장면 대신 지식을 전달하던 철가방, 오라버, 주정뱅이 등등……. 저자가 아는 이들 외에도 탄핵 정국에서는 국회 앞에서 항의분신을 해서 1년이 넘도록 치료를 받은 이도 있었고 자살을 한 이도 있었다. 저자는 그들을 우리나라 참여정치사의 맨 앞장 맨 앞줄에 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 명계남과 열혈 노사모 활동가들에 대해 읽다보면, 난세에 주군을 따라 죽는 옛 충신들의 순정한 멘탈리티마저 느끼며 뭉클해진다. 노무현을 좋아했던 독자들은 눈물을 훔칠 만하다.
명계남의 ‘죽이는 말빨’은 적들에 대한 비아냥에서 본격적으로 그 빛을 발한다.
이 책에는 참여정부 시절 문재인, 유시민, 이용섭, 이창동 등의 친노 그룹은 물론, 저자가 적으로 규정한 한나라당 인사들에 얽힌 여러 에피소드가 실명으로 기술되어 있다. 이명박, 나경원 등에 대해서는 때로 이러다 명예훼손 고소당하지나 않을까 싶을 정도로 격하게, 또 때로는 파안대소가 절로 나도록 감칠맛 하는 조롱과 비아냥을 섞어가며 독자를 들었다 놓는다. 이런 어투의 소회 피력과 이야기는 진보 좌파진영 인사들이라고 해서 누그러지지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이지만 바로 그만큼 밉다는 노회찬, B급이 아니라 C급으로 규정한 김규항 등이 그들이다. 시민운동을 하다 최근 민주통합당에 들어간 김기식에게는 ‘어디 너 한번 지켜보마’고 벼른다.
조중동으로 대별되는 보수언론에 대해서는 한층 더 집요하게 그들의 횡포를 까발리며 절정의 입담을 과시한다. 그것은 추상적인 일반론이 아니라 모두 그와 노무현이 언론에 당하고 경험한 내용이다. 그런 와중 보수언론들의 친일 행각과 친독재 행보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16대 대선 때 노무현 후보가 한 줄기 눈물을 흘리던 방송광고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노무현의 그 눈물은 문성근의 〈개혁정당창당〉 발기인대회 연설을 듣던 중 흘렸던 것인데 문성근의 그 연설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된다. 이 책은 부록에 그 연설 전문을 담고 있다.
명계남은 노무현 서거 후 하루도 그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다고 한다. 그렇게 애통함과 죄책감으로 몸부림치다 이젠 봉하에서 살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그래서 이제 나는 봉하로 간다.
이제야 간다.
그 님 곁에서 그 님과 다시 살기 위해서 간다.
그를 추억하며 나날이 커져만 가는 그리움과 아쉬움, 무력감을 추스르며, 동시에 저들에 대한 증오를 날카로이 벼리고 싶다.“
그의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다. 그렇기에 그는 본문 맨 마지막을 가슴 서늘한 도전의 말로 맺는다.
“적이여, 역사의 사탄이여. 너희는 끝까지 무사할 성싶은가.”
독자들은 오랜 배우생활로 다져진 명계남의 ‘죽이는 말빨’에 빠져들어 웃고울다가, ‘노짱’의 진면목을 새삼 느끼며, 한국 정치사회의 더러운 이면에서 정의로운 소수의 사람들이 어떻게 싸웠는지, 그리고 잔인한 다수의 적들에게 어떻게 내몰렸으며 내몰리고 있는지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노무현을 사랑했든 아니든, 대한민국을 바로 보려면 이 책을 필독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책속으로 추가>
무산, 삽질 정부가 중국에 빼앗긴 동양 최대 철광
북한의 두만강 인근 무산이란 곳은 동양 최대 철광이다. 북한산만한 산 전체가 철광이니 정말 어마어마한 자원이다. 그런데 삽질 정부 들어서면서 노짱이 우리 밥상에 올려다 놓은 그 채굴권마저 중국이 쩝쩝 꿀꺽 해버렸다. 포철에서 그 철광을 쓰려했던 건데, 선배가 애써 끓여놓은 죽을 멍청한 후배놈이 삽질이나 하다가 개한테 빼앗긴 격이다.
벌써 한 2년쯤 전에 문성근이 정동영 의원에게 들은 얘기 한 토막.
2010년, 중국 총리 원자바오가 평양 가서 김정일과 회담하고 여러 산업분야의 전면 경제교류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정동영 의원이 그걸 읽다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본 문장인데’ 싶어, 노무현·김정일 간 2007년 10.4 남북정상 선언문을 꺼내 봤더니 문장이 아주 완벽하게 똑같았다. 10.4 선언의
그 문장을 조중 합의문에 그대로 옮겨 버린 것이다. 남북이 하려고 했던 것을 모두 접고 중국 쪽으로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는 의미다. - 〈이라크 파병과 대연정 제안의 진실〉 중에서
“참여정부가 혁명으로 들어선 정부야?”
진보진영에 대한 대통령의 섭섭함은 참으로 컸다. 수꼴 조중동의 그 어떤 악의에 찬 기사나 야당의 비난보다도 그들의 날선 공격에 가장 가슴 아파했다. 사실 내 뵈었던 바로 노짱은 내심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민주당보다도 오히려 민노당 쪽에 더 가깝게 생각하셨던 것 같다. 대통령은 꼭 한번 그들에 대한 배신감과 답답함을 내색하신 적이 있다. 기억나는 대로 적어 보면 이렇다.
“아니, 나 민노당 그 사람들 이해를 못하겠어. 얘기를 하고 같이 논의를 해보자는데도 무조건 안 한다 그러고. 그 사람들이 주장하는 재벌들 대상의 보유세가 내가 하려는 종부세하고 뭐가 달라. 종부세가 더 세면 셌지. 이름이 다를 뿐이지 뭐가 달라. 함께 얘기를 해봐야지. 얘기도 안 하고 왜 나를 적으로 취급하느냐 말이지. 참여정부가 혁명으로 들어선 정부야? 어떻게 한꺼번에 다 하나”
- 〈B급들이여, 그는 정말 당신들의 적이었나〉 중에서
무릎을 꿇고 앉은 우리는 이렇게 호소했다.
“노무현, 부탁합니다. 김대중 이름 이마에 붙이고 부산에서부터 싸워온 사람 아닙니까. 거기서 그렇게 싸우다 지고 왔습니다. 그러니 저 계산도 없고 무모한 촌놈 광주에서 안아줘야지 어쩝니까.”
그렇게 말하는데 눈물은 또 왜 그렇게 나던지. 고개를 숙이면 무릎으로 눈물이 방울져 떨어지곤 했다. 사실 경선 시작 일주일 전에 병환 중이던 내 어머님께서 돌아가셨는데 나는 그때 전국을 돌아다니느라 임종도 지켜드리지 못했다. 이래저래 나는 울었다. - 〈환희의 절정, 316광주대첩〉중에서
‘유리목’ 문성근의 폭발 뇌관
나나 안성기 선배 같은 경우는 촬영대기 시간에 동전치기도 하고 스텝들과 소위 와이담을 하면서 히히덕대곤 한다. 천하의 안성기도 그럴 땐 동심으로 돌아가 짓궂은 머슴아가 된다. 배우들 간에 소위 ‘뻐꾸기 깐다’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한데 문성근은 뻐꾸기를 안 깐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슛 직전까지 연구하고 연습한다. …… 문성근은 배우들 사이에서 ‘유리목’으로 통한다. 호흡조절에 상관없이 목이 잘 쉬는 배우를 우리 판에선 흔히 유리목이라고 한다. 그런 그가 연설을 준비할 때는 원고 토씨 하나까지 치밀하게 직접 계산해 작성하고 연습한다. 그 기간 중 유리목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연단에 섰을 때 그는 폭발한다.
- 〈광대형 연설의 두 가지 전형〉 중에서
1억짜리 명품 시계와 알마니
……그에 대해 문성근이 이런 얘기를 한 적 있다.
“2002년 노짱이 후보 때 어느 날 만났는데, 매고 계신 넥타이가 너무 낡고 후져보였어. 내 넥타이랑 노짱 양복 색깔을 눈대중으로 얼추 맞춰보니 어울릴 것 같잖아. 그래서 바꿔 매자고 할까 하다가 순간적으로 아차, 내 건 외제 아닌가 싶더라고. 그래서 뒤집어 봤더니 이게 알마니네. 그래서 안 되겠다 싶었는데, 좀 아쉬워서 혼자 중얼거렸어. ‘알마니라 안 되겠네.’ 그랬더니 노짱이 고개를 돌려 물으시는 거야.
‘알마니가 뭡니까?’
참, 그런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까지 몰아가는지…. 대통령 후보 시절 알마니도 몰랐던 그 양반은 그렇게 비싼 시계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거다.”
- 〈적이여, 너는 끝까지 무사할 성 싶은가〉 중에서
“무현아, 일나라. 무현아, 뭐하노. 거 춥다. 집에 가자.”
이재우 형님은 노짱 서거 이틀 전 뭔가 감지를 하셨던지 기분이 하도 안 좋아 통닭을 사들고 노짱을 찾아뵈었다고 한다. 그날 통닭을 앞에 놓고,
“아무튼 무현이 니 맘 굳게 먹그라.”
이 정도 말씀들 나누셨다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날 노짱의 모습은 평소와는 다른 것이었다고 가슴을 친다. 지금도 비오는 날이면 재우 형님은 술 한잔 하고 대통령이 안장돼 누워계신 너럭바위 앞에 앉아 이렇게 말을 건네며 운다.
“무현아, 일나라, 무현아 뭐하노, 일나라. 뭐하노 거서. 거 춥다, 집에 가자. 안 답답나, 뭐하러 거 있나…….” - 〈머리말〉 중에서
“씨바! 노짱님, 정치하지 마십시오.”
…… 그때 노짱이 뒤로 다가와서는 내게 말을 걸었다.
“명계남 씨, 어떻게, 영화보다 재미있습니까?”
그런 그를 새삼 정면에서 가까이 보니 가슴이 아렸다. 그게 이런 식의 불퉁스런 말로 나갔다.
“씨발, 재미 하나도 없습니다.”
“아니, 왜, 왜 그래요?”
“아, 이건 뭐……, 이런 더러운 정치판에 노짱께서 꼭 계셔야 합니까. 이런 치사하고 더러운 양아치 판이 세상에 또 어디 있습니까. 노짱님, 정치하지 마십시오!”
노짱이 잠시 침묵했다. 호흡을 고르며 두어 박자 쉬고 나서 다소간 비감한 분위기로 말씀하셨다.
“어떡합니까. 정치라는 게 그런 겁니다. 정치라는 게 그런 이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이번 경선에서 나를 음해한 후보도 정치 입문할 때부터 그런 마음을 갖고 있진 않았을 겁니다……” - 65p
일국의 여당 대통령 후보 사무실이 대학의 동아리방보다 못했다고 하면 대체 누가 믿을까?
당에서, ‘당’이라는 데에서 후보실을 만들어주지 않는 것이었다. 방만 하나 덩그러니 비우고는 집기도 들여놓아 주지 않았다. 기막힐 노릇이었다. 결국 몇몇 사람이서 경선 캠프에 있던 집기들을 들고 떠메고 해서 후보실을 채웠다. 무슨 동아리방 이전하는 것도 아니고 자취방 이사하는 것도 아니고 그게, 그 방이 당시 우리나라 여당 대통령 후보실이었다. - 〈왕따 후보와 소울메이트〉 중에서
첫댓글 명계남 지음 / 출판사 모루와정 | 2012.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