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2015년 저의 3대 프로젝트 중 그 두번째!! 필리핀 아모란토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Pulp Summer Slam 2015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생애 첫 해외원정 관람을 떠났습니다. 그런데...저의 모든 기대를 저버린 이번 필리핀 원정은 저에게 다시는 이 나라에 오지 않겠다는 다짐만을 남긴채 그대로 묻혀버렸네요. 대체 무슨일이 있던 것이냐??!! 입장 이번 공연 관람을 위한 티켓은 온라인으로 예매를 했기 때문에 필리핀으로 떠나기전 미리 티켓 바우처를 인쇄해서 갔습니다. 그리고 그 티켓 바우처를 'SM시티 마닐라' 라는 곳으로 가서 바꾸라더군요. 그래서 갔죠... 필리핀 쇼핑몰들은 다 좋은데 왜이렇게 층별 안내가 잘 안되어 있는지... 한참을 헤맨끝에 겨우 티켓 교환처를 찾아서 바우처를 들이 밀었습니다. 근데...티켓 교환처에 갔는데 직원들이 잘 모르는 눈치입니다. 어찌어찌 조회해보더니 위와 같은 티켓을 주는데 이건 사전에 Pulp Summer Slam 페이스북에서 봤던 티켓이 아니더군요. 이게 뭔고 하니 티켓교환 바우처였습니다. 이걸 가지고 공연장가서 다시 바꿔야 합니다. 하...여기까지 오기위해 자동차 클락션 소리로 시끄럽고, 코를 찌르는 냄새를 참아가며 힘들게 왔는데 이럴거면 처음부터 아예 공연장에서 바꾸면 되는 거 아닌가요;; 뭐..아무튼 숙소에서 공연장까지는 거리가 좀 있기에 역시나 택시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는 와중에도 역시나 교통은 헬이었고, 주변에서 클락션은 여지없이 울려대고.. 택시에 에어컨은 나오지만 바람이 약한지라 뙤약볕 속에서 몸은 이미 퍼졌고, 그렇게 어찌어찌 공연장 도착하니 입구에서 보안검색을 하는군요. 필리핀내 모든 건물 입구에서 소지품 검사하는 것은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제 가방을 열어 보여줬는데 보안 검색 직원이 제 여권 케이스에 있던 볼펜을 보며 볼펜은 반입이 안된다면서 가져가더군요. '헐~ 뭐 볼펜은 뾰족한 물건이니 그럴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볼펜까지?? ' 하고 약간 의아하긴 했지만 그래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막상 안에 들어가니 여기저기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뭐여...필리핀에서 볼펜은 위험하고 라이터는 안전한건가요;; Pulp Summer Slam 2015 이랬거나 저랬거나 마침내 공연장에 들어섰습니다. 캬~ 정말 사람 많네요. 저희가 공연장에 들어선 시간은 대충 오후 3시 30분 정도였습니다. 타임 테이블대로라면 오후 3시부터 쏘닉(Chthonic) 이 한창 공연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아직도 무대 세팅 중이더군요. 언제부터 지연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제가 느낀 필리핀의 특성상 애초에 공연 처음부터였지 싶군요.) 결국 쏘닉의 공연은 예정보다 40여분 지연되서 시작되었습니다. 네..뭐 제가 공연장 한두번 다닌것도 아니고 공연시간 지연이야 숱하게 봐왔으니 짜증은 났어도 그러려니 했는데.. 문제는 이게 이후에도 밴드하나 공연할때마다 지연시간이 점점 늘어납니다. Pulp Summer Slam 2015 타임 테이블 [쏘닉(Chthonic)] 예정보다 40여분 늦게 시작된 대만의 블랙메탈 밴드 쏘닉(Chthonic) 의 무대!! 평소에 블랙메탈을 즐겨듣지는 않지만 이 밴드의 인지도는 어느정도 알고 있던지라 공연이 보고 싶었고 관심있게 지켜봤는데 무난했던 공연이었습니다. 다만 오그라드는 멘트는 아쉬웠던;; [더 워드 얼라이브(The Word Alive)] 전형적인 미국식 메탈코어 밴드 더 워드 얼라이브(The Word Alive) 가 바통을 이어받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공연장에 오기전부터 이미 반 탈진 상태였기에 아예 뒤로 쭈~~욱 빠져서 편하게 보기로 합니다. 이들의 무대는 처음에는 괜찮다 싶었는데 듣다보니 곡들이 다 똑같이 들리더군요. 아무래도 몸이 피곤해서 그러지는 않았을까 싶은데 결국....조금 보다가 널부러져서 잠에 들었습니다. [이스케이프 더 페이트(Escape The Fate)] 미국의 이모/포스트 하드코어 밴드 이스케이프 더 페이트(Escape The Fate) 의 무대입니다. 이쯤와서는 공연시간이 대체 원래 타임 테이블보다 얼마나 밀렸는지 감도 안옵니다. 이들의 공연 초반까지만해도 아직 잠이 덜 깨서 헤롱헤롱 거렸는데 곡을 듣다보니 뭔가 제 스타일이더군요. 그 후 정신차려서 끝까지 봤는데 마음에 듭니다. 한국 돌아가면 정식 음원 찾아서 들어봐야지 마음먹었었는데 아직 찾아보진 못했네요. 생각난 김에 포스팅 마치면 찾아서 들어봐야겠습니다. 음..여기까지는 그래도 어찌어찌 버텼습니다. 그리고 원래 저희의 계획은 이어지는 필리핀 자국밴드 슬랩쇼크(Slapshock) 그레이하운드(Greyhoundz) 퀘소(Queso) 이 3밴드 공연타임에는 잠시 나가서 저녁을 먹고 카르카스(Carcass) 공연 시간에 맞춰 들어올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망할 락페는 상당히 폐쇄적이라 중간에 밖으로 나가면 다시 들어올 수 도 없답니다!! 맙소사!! 타임테이블 보고 시간 배분해서 중간에 저녁먹고 들어와서 다시 보려고 했던 저희의 모든 계획이 수포로 되었죠. 공연이 열린 아모란토 스타디움은 우리나라 잠실 보조경기장 정도의 크기입니다. 그 안에 3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있고 음식은 무조건 이 안에서만 해결해야하다니... 뭐 하나 먹을라면 한시간씩은 줄을 서야하고, 주변에선 아무 거리낌없이 담배를 피워대는데 비흡연자인 저로서는 참기가 힘듭니다. 게다가 필리핀 사람들 공연 보는데 왜 그렇게 물병을 던져대는지 맞을 뻔도 했네요. 주변에 물을 파는 곳도 없이 오로지 맥주만 파는데 저는 술을 안마시는지라 이것도 고역;; 그나마 딱 두곳 있는 마운틴 듀 주는 곳은 역시나 인산인해... 일단 살아야겠기에 줄을 선채 주변을 둘러보니 이건 완전 포로수용소에서 배식받고 있는 느낌이 들면서 제 자신이 불쌍하게 느껴지더군요..ㅠ.ㅠ 메뉴 고를거 없이 그나마 줄이 짧은 곳에서 구매한 음식은... 치킨 한조각과 피자 한조각...감자 몇개... 뒤쪽에 빠져 같이 간 동생과 함께 앉아서 먹는데 왜이렇게 처량하기만 할까요...하.. 그 와중에 어느새 그레이하운드(Greyhoundz) 의 공연이 끝나고 다음은 퀘소(Queso) 의 공연이 이어질거라는 사회자의 멘트!! 얼래? 그러고보니 이전 타임에 슬랩쇼크(Slapshock) 가 공연을 했어야 했는데?? 순간 떠올랐습니다... '아..공연이 너무 딜레이되어 슬랩쇼크(Slapshock) 의 공연은 취소되었나보구나!!' 그럼 이제 퀘소(Queso) 의 공연만 버티면 카르카스(Carcass), 크래들 오브 필쓰(Cradle Of Filth), 킬스위치 인게이지(Killswitch Engage) 의 공연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몸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버티기로 합니다. [퀘소(Queso)] 퀘소(Queso).... 저는 이번 공연을 통해 생전 처음 들어본 밴드인데 필리핀에서는 국민밴드인가봅니다. 앞선밴드들의 공연에서 보여줬던 관객들의 호응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엄청난 호응과 떼창들... 음악은 제 스타일이 아니었던지라 음악보다는 필리핀 관객들의 호응만 구경했네요. 시간은 점점 늦어져 가지만 어쨌든 목을 축여줄 마운틴 듀도 받았겠다. 이제 이 공연만 버티면 된다 생각했는데.... 퀘소(Queso) 의 공연이 끝나고 다시 나온 사회자 두명이 블라블라 떠들더니 소개한 밴드는 바로!! 취소된 줄 알았던 슬랩쇼크(Slapshock) 였습니다. 하.....순간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 저와 같이 간 동생은 한마음으로 짜증을 내며 그냥 공연장을 나와버렸습니다. outro '뭐 아무리 그래도 한밴드만 버티면 되는데 그냥 나가버리다니 좀 그렇다~' 라고 할 수 있겠으나 진짜 그 현장에 있어보지 않으면 모를겁니다. 아침부터 이미 몸은 지칠대로 지쳐있었고 기대했던 공연은 미친듯이 지연되면서 이대로 가면 원래 최대 목적으로 했던 킬스위치 인게이지(Killswitch Engage) 의 공연은 빨라야 새벽 1시...늦으면 2시는 되야 시작할거 같더군요. 타임 테이블상 킬스위치 인게이지(Killswitch Engage) 의 공연시간은 밤 11시 부터였습니다. 필리핀이 워낙 치안이 불안한 곳이라 한국에서 계획을 세울때도 서포케이션(Suffocation) 까지 다 보고 나올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 않았고 가급적 킬스위치 인게이지(Killswitch Engage) 까지만 보고 빨리 빠져나와 택시타고 숙소로 복귀하자는게 계획이었는데 이대로라면 새벽 2~4시 사이에나 킬스위치 인게이지(Killswitch Engage) 의 공연이 끝날 거 같더군요. 제가 다른건 몰라도 시간관념에 대해서는 상당히 빡빡한 편입니다. 그래서 일상생활 중에서도 지각하는거에 대해 많이 안좋게 보고 있구요. 그러다보니 이런부분에 더더욱 민감하게 반응했을수도 있겠으나 하루종일 필리핀의 안좋은 모습들을 보고 체험한지라 그 자리에 더이상 있기가 싫었습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서 방에서 동생넘과 그냥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필리핀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네요.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그대로 나와버린것에 대해 후회는 안합니다. 연이 있다면...언젠가 킬스위치 인게이지(Killswitch Engage) 의 공연을 꼭 보게될 날이 다시 오겠죠. |
출처: SlipkoRn - 웃기지도 않은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라이오라~™
첫댓글 짜증과 고통이 전해지는 듯한 공연 후기;;;;
필리핀 애들도 실력은 절대 뒤쳐지지 않을텐데 걔들 공연을 스킵한 이유는 뭔가욤?
낮 3시부터 밤 12시까지 공연만 보고 있을수는 없으니....그 타이밍에 밥을 먹고 올라했던건데..망할 페스티벌은 나가면 다시 들어올 수 도 없고..
피쳐링 : Philippine Airlines
잘봤습니다^^
썸머슬램... 예전에는 소변을 패트병에 보고 던졌어요. 초창기에는.... 저도 필리핀하면 절대 안가는게.. 공항에서 삥을 뜯어요. 돈 좀 있어보이면 돈을 요구하는데 돈을 주지않으면 보안검색을 해서 비행기를 못타게 합니다. (지금도 그러나 모르겠지만) 절대 안가는 나라입니다.
와....지금은 그정도까지는 아닌거 같은데...하기사 예전에 제 여자친구도 가족들과 마닐라 여행을 갔다오는 길에 공항 보안검색에서 디카 배터리를 뺐어갔었다고 하더라구요...대표님 말 들으니 더더욱 가기 싫어지네요.
고생만 하다 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