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사 접고 거리로 나선 자영업자들 "빚만 남았다, 영업제한 철폐를'
"부산에서 노래방 문 닫고 왔어요. 어차피 영업을 못해요." 광화문광장 집회에 전국 각지서 몰려들어 방역패스·영업제한 철폐, 지원금 확대 요구 정치권도 가세… 정치인 야유 받기도 <△ 사진:>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비대위) 정부 방역대책 반대 총궐기 대회'에서 인원 제한으로 집회 현장에 들어오지 못한 회원들이 펜스 밖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시민열린마당 일대는 자영업자들의 울분 섞인 외침으로 가득했다. PC방·호프집·공간대여업 주축의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자비대위)'가 정부 방역지침 강화에 반발해 총궐기 집회를 열자 추운 날씨에도 전국 각지에서 자영업자들이 모여들었다.
부산에서 부인과 함께 왔다는 정도선(53)씨는 "오후 9~10시가 돼야 노래방에 손님이 오는데, (영업시간 제한은) 영업을 못하게 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오늘내일 영업 못하고 교통비가 드는 것보다 그동안 영업 못한 게 손실이 더 크고 훨씬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 '여야 정치권도 대거 행사 참석'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방역패스 철폐 △영업제한 철폐 △소상공인 지원금 대폭 확대 △손실보상법 시행령 개정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 사진:>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비대위) 정부 방역대책 반대 총궐기 대회'에서 집회 관계자들이 사업자등록증을 접어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기홍 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는 "모든 국민이 우리가 왜 길거리에 나섰는지, 코로나19로 빚밖에 안 남은 우리의 현실을 알아야 한다"며 "방역패스, 영업제한을 철폐하고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현금 보상을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방역패스 시행으로 영업 현장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지원을 받아도 시원치 않은데 방역조치로 처벌 조항만 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정치권도 행사장을 찾았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장은 "2년 동안 자영업자 손실보상금을 계속 요구했는데도, 전 국민을 상대로 재난지원금만 뿌린 게 지금 정부"라고 비판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턱없이 모자란 손실 보상은 의미가 없다"며 "(자영업자 입장에선) 다 죽게 생긴 마당에 '포스트 코로나'라는 구호도 어이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권 인사에겐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상공인 희생이 있어 우리나라가 뒤처지지 않고 발전할 수 있었다" "여러분들의 희생과 협조, 국민들의 단결이 있다면 우리 경제는 한 단계 더 도약할 것" 등의 발언을 했다가, 청중에게 "내려가라" "안 속는다" "거짓말하지 말아라" 등
원성을 샀고 결국 현장을 서둘러 빠져나가야 했다.자영업자비대위와 소상공인연합회 대표들은 집회를 마치고 정부서울청사로 이동해 오영식 국무총리 비서실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오 비서실장은 "정부도 (자영업자 요구를) 우선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며 "전달받은 요구사항이 잘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전국 각지서 집결… 경찰과 충돌 소란도'
이날 경찰은 행사장에 펜스를 설치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18일부터 시행된 새 방역수칙에 따라 집회 참석 인원이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최대 299명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진입 통로를 일원화해 주최 측이 입구에서 참석자의 접종 여부와 체온을 확인하고 방명록 작성을 안내하도록 했다. <△ 사진:>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비대위) 정부 방역대책 반대 총궐기 대회'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영업제한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한지은 인턴기자
○··· 집회장 내부에선 참석자 간 1m 이상 거리를 두게 했다.주최 측은 당초 집회 인원으로 신고한 299명에 맞춰 단체 집행부를 중심으로 행사장에 들였다. 그러나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모이면서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수십여 명은 펜스 밖에서 '들어가자' '방역패스 중단하라' 등 항의성 구호를 외쳤다. 일찌감치 현장에 도착하고도 방역패스가 없어 입장하지 못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일부는 펜스 사이로 행사장에 진입하려다가 이를 막는 경찰과 충돌해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윤한슬 기자 /나광현 기자
◆ '코로나에 쑥대밭 된 보건소 "시청, 구청 직원 1% 동원명령 내려주세요'
직원들 줄사표에 갈수록 떨어지는 현장대응력끝이 안 보이는 코로나19 업무에 현장 뛸 7·8급 보건소 직원 줄사표 시·구청 인력을 보건소에 차출해야/"4,000건의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날이 매일 이어지고 있으니 직원들이 줄사표를 냅니다. 시청, 구청 공무원의 1~2%라도 보건소에 보내주세요."
22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주최로 서울 반포동 한 호텔에서 열린 '코로나19, 보건소 대전환을 모색하다' 포럼에서 터져 나온 호소였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쑥대밭이 된 보건소 상황 때문이다. <△ 사진:>코로나19 위중증 환자수가 다시 최다치를 기록한 22일 오전 서울 강동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관계자가 시민에게 전자문진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상준 서울 도봉구 보건소장은 기간제, 파견 인력 등을 총동원해 감염병관리팀을 두 개로 늘리는 등 코로나19 대응에 115명의 전직원을 투입했지만 매일매일이 역부족이라 했다. 김 소장은 "하루 업무량을 건수로 계산해보니 4,000건"이라며 "콜센터만 해도 직원은 3명뿐인데 하루 800건이 몰려드니 응답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업무는 업무대로 치이면서 '보건소가 먹통'이라는 비난까지 오롯히 보건소의 몫이다.일을 아무리 해도 끝이 안 보이니 무력감만 쌓인다. 무력감은 줄사표로 이어진다. 이날 신준호 한국농촌의학지역보건학회장이 공개한 코로나19 광역단체별 보건소 사직 현황을 보면, 서울·경기를 제외하고 부산은 70명, 강원은 66명, 인천·충남은 55명 등이 각각 사표를 냈다. (···)
◆ '병상 이어 보건소에도 행정명령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202명을 기록한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뉴스1
○··· 김상준 도봉구 보건소장은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지자 정부가 병상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을 내린 것처럼 시청이나 구청을 대상으로 지금 현재 아주 급박한 업무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건소 지원근무를 하게 행정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류호 기자
◆ '정부 믿고 백신 맞았는데'… 고3 아들 잃은 엄마의 눈물'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 집회 "정부 책임지겠다는 약속 안 지켜" "골수이식까지 했는데 나몰라라"/ 공무원 김모(29)씨의 삶은 아스트라제네카(AZ)백신을 맞은 3월 이후 송두리째 흔들렸다. 정선군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해외입국자 이송을 맡던 그는 접종 20여일 만에 '중증재생불량성 빈혈'이란 진단을 받았다.김씨는 접종 후 3개월이나 입퇴원과 응급실 출입을 반복했다. 그는 "급기야 지난 7월엔 골수이식을 받고 가슴에 중심정맥관을 삽입했다"고 말했다. <△ 사진:>22일 코로나19 백신피해자 가족협의회가 강원도청 소나무공원 앞에서 백신 피해 원인 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 한달 약값만 100만원이 넘는다.공무원이었기에 정부를 믿고 백신을 맞은 그였지만 지금까지 한 푼의 의료비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중증재생불량성 빈혈 발병과 백신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정부가 백신 부작용 발생 시 책임진다던 약속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중증질환을 얻었거나 소중한 가족을 떠난 보낸 피해자들이 한겨울 거리로 나왔다.
22일 오전 강원 춘천시 중앙로 강원도청 앞 광장에 모인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는 이날 "백신에 의한 피해와 죽음은 대한민국 정부의 인재(人災)"라며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정책에 협조하다 큰 일을 당했음에도, 인과성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 '코로나19 배신접종이상반응피해자 가족협의회원'
코백회(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김두경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한호기자
○··· 지난 10월 백신을 맞은 고등학생 아들을 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한 어머니는 "75일 전 시간이 제 평생 잊지 못할 한으로 남았다"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그는 "백신에 대한 유효기간이나 부작용 등 정확한 정보도 알지 못하고, 이상반응이 후유증인지 원래 내 몸이 이상했던 것인지도 모르는 채 있어야 하는 것인지 개탄스럽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AZ백신을 맞은 어머니를 잃은 딸도 "기저질환자와 노인분들에게 선의를 베풀 듯 이상이 나타나면 조치해 줄 테니 정책에 동참하라고 해놓고, 정작 백신후유증이 나타나니 질병관리청 뒤에 숨어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코백회는 이날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지자체별 백신 부작용 치료 지정병원 선정 △의사에게 백신 이상반응 신고 자율권 부여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심의위원회에 피해자 및 희생자 가족 참여 △백신안정성 재검토 및 피해보상전문위 심의내용 전부 공개 △질병관리청의 기존 심의결과 전면 무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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