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음악계 최고의 백밴드로 통하는 부커 T 앤 더 MGs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스티브 크로퍼가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4일 보도했다. 오티스 레딩의 '(시팅 온) 더 닥 오브 더 베이'와 윌슨 피켓의 '인 더 미드나잇 아워'에 참여하고 공동 작곡한 이 뮤지션은 전날 내슈빌에서 사망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유족은 성명을 통해 "스티브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삶에 큰 영향을 준 사랑받는 뮤지션이자 작곡가, 프로듀서였다"면서 "남편이자 아버지, 친구를 잃은 슬픔을 겪는 동안, 스티브가 그의 음악을 통해 영원히 살아갈 것이라는 사실에 위안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사망 원인은 곧바로 알려지지 않았다.
어소시에이트 에디 고어는 고인이 사망하기 전날에도 내슈빌에서 신작 음악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AP 통신에 털어놓았다. 고어의 말이다. "그는 정말 좋은 인간이다. 우리는 그를 갖게 돼 정말 축복 받았다."
4인조 부커 T 앤 더 MGs는 멤피스 레이블 스택스 레코드의 하우스 밴드였으며, 1962년 곡 '그린 어니언스'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크로퍼는 1970년대 후반 존 벨루시와 댄 애크로이드가 이끄는 밴드 블루스 브라더스에 합류해 그들의 히트곡 '소울 맨' 커버에 참여했다.
1996년 영국 음악잡지 모조(Mojo)에서 역대 두 번째로 뛰어난 기타리스트로 선정된 크로퍼는 1961년 20세의 나이에 스택스 레코드에서 일을 시작했다. 일 년 뒤, 키보디스트 부커 T 존스, 드러머 알 잭슨, 베이시스트 루이 스타인버그로 구성된 MGs가 결성됐으며, 1964년에 도널드 '덕' 던으로 교체됐다. 원년 멤버 가운데 크로퍼와 스타인버그가 백인으로 인종 분리가 엄연했던 시대에 보기 드문 인종통합 밴드였다. 덕도 백인이었다. 잭슨은 1975년, 던은 2012년 세상을 등졌다.
AP 통신은 그가 화려한 연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간결하고 경쾌한 리프와 탄탄한 리듬 실력으로 멤피스 소울 음악을 정의하는 데 기여했다. 백인 뮤지션들이 흑인 아티스트의 작품을 차용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던 시기에, 크로퍼는 낮은 프로필을 유지하며 협업하는 보기 드문 백인 아티스트였다고 평가했다.
이 밴드는 1992년에 로큰롤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크로퍼는 2021년 기타 닷컴 인터뷰를 통해 "항상 스스로를 리듬 연주자라고 생각해 왔다"면서 "나는 다른 기타리스트들이 그런 걸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걸 보면서 계속 반복해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한다. 같은 리프를 두 번 연주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타리스트일 뿐만 아니라 크로퍼는 다작의 작곡가였으며, '시팅 온 더 닥 오브 더 베이'와 '인 더 미드나잇 아워' 말고도 에디 플로이드의 'Knock on Wood'를 공동 작곡했다. 크로퍼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는 "1961년 가을부터 1970년 말까지 스택스가 발매한 거의 모든 음반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는 2012년 가디언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하루에 15시간씩 스튜디오에서 시간을 보냈다"며 "아티스트가 17명 또는 18명 정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꽤 바쁜 일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1941년 10월 21일 미주리주 윌로스프링스 근처 농장에서 태어난 그는 음악잡지 롤링 스톤이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100인 중 39위였고, 그래미상 후보로 7차례 지명돼 두 차례 수상했다.
아홉 살에 가족과 함께 멤피스로 이주하기 전에 근처 두 마을에서 살다 흑인 교회 음악에 노출돼 "나를 날려버렸다"고 돌아봤다. 크로퍼는 열네 살 때 우편 주문을 통해 자신의 첫 기타를 구입했다.
그는 파이브 로열스를 사랑했고, 탈 팔로우, 척 베리, 지미 리드, 쳇 앳킨스, 로먼 폴링과 빌 도갯 밴드의 빌리 버틀러 등의 기타리스트들을 존경했다.
크로퍼와 기타리스트 찰리 프리먼은 로열 스페이드를 결성했고, 이들은 결국 더 마키스로 해쳐 모였다. 이 이름은 당시 위성 레코드로 알려진 스택스 스튜디오 밖에 처진 대형 천막을 지칭했다. 결국, 더 마키스는 세션에서 연주하기 시작했고 1961년 '라스트 나이트'로 자신들의 히트 싱글을 만들었다.
2011년 8월 9일, 크로퍼는 파이브 로열스에게 바치는 헌정 음반 '데디케이티드'를 발매했다. 2013년, 그는 피터 프램턴의 공연에 특별 게스트 기타리스트로 참여했는데, 첫 공연에는 프램턴, 로버트 크레이, 빈스 길 등이 출연했다. 같은 해 4월, 크로퍼는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에릭 클랩턴의 제4회 크로스 로드 기타 페스티벌에 부커 T 앤더 MG's뿐만 아니라 부커 T 존스,맷 머피와 함께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