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2030] ‘어르신 손님’ 사라진 미슐랭 식당
출처 조선일보 : https://www.chosun.com/opinion/cafe_2040/2024/11/22/AM53XWY5NBBJXPWSTGZRCI2KIQ/?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지난 주말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한 식당에 다녀왔다. 좌석이 오픈 주방을 중심으로 니은(ㄴ) 모양으로 한 번 꺾인 바(bar) 형태였다. 셰프가 가운데 서서 음식 설명을 한 뒤 큰 접시에 담긴 것을 조금씩 덜어 개인 접시에 올려줬다. 천천히 먹고 싶어도 다음 음식이 나오는 타이밍 때문에 옆 자리 사람들과 속도를 맞춰 먹어야 하는 분위기였다. 맛이 좋아서 접시는 금방 비워졌다.
음식도 음식인데 자리 구조상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저녁 5시 반부터 1시간 반 동안 두 명씩 일곱 팀, 총 14명이 함께 밥을 먹었다. 보통 다른 식당에선 옆 테이블에서 누가 밥을 먹고 있나 굳이 들여다볼 일이 없기에, 함께 밥 먹고 있는 사람들의 연령대와 성별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 경험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바로 옆 자리 커플은 기념일인지 꽃다발이 있었고, 대각선 건너편 커플은 술을 좋아하는지 빈 병이 빠르게 늘어갔다. 고급 단체 급식 같은 느낌이었다.
이 식당은 옛 문헌에 나온 조리법을 발굴해 전통 방식으로 만든 한식을 내놓는 곳이었다. 먹으면서도 부모님 생각이 조건반사적으로 났다. 어르신 입맛에 맞는 곳이지만 이날 함께 식사한 이들은 우리 부부를 포함해 모두 20~30대로 보였다. 블로그에 올라온 과거 후기들을 보면 중장년층 손님도 꽤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식당의 셰프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인기를 끌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캐치 테이블’이라는 앱으로만 예약을 받는 이 식당은 예약이 열리자마자 몇 분 만에 한 달 치 예약이 마감된다고 한다. 프로그램에 나온 다른 셰프들의 식당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앱 사용이 서툴어도 예약이 널널했을 땐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손가락의 기민한 움직임까지 예약 조건에 추가된 것이다. 어르신들에겐 이런 변화가 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아마도 프로그램의 반사이익을 누릴 한동안은 이 식당이 주로 젊은 손님들로만 채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디지털화는 불가피한 것이다. 캐치 테이블 앱이 탄생한 스토리를 들어보니 주점을 운영하던 어머니가 재고 파악과 예약 관리에 애를 먹자 도움을 드리고자 처음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식당 운영하는 지인에게 들어보니 앱을 쓰면 테이블 숫자만큼만 예약을 받아 초과 예약의 염려가 없고, 앱 자체에서 예약금을 결제토록 돼 있어 노쇼(예약 부도)가 방지돼 이제는 전화 예약조차 받지 않는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사실 선착순 만큼 평등한 예약 방식도 없다. 예약을 받을 때 연령별로 테이블 수에 차등을 두어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손가락이 느려서, 앱을 다룰 줄 몰라서 원하는 경험에서 번번이 배제되는 것은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이런 ‘디지털 허들’에 발목 잡혀 특정 연령층이 일상 곳곳에서 소외되고, 트렌드에 뒤처질 수밖에 없는 이 흐름을 막을 방법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누구나 그 허들에 걸리는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다. 훗날 그 허들에 걸리는 날, 가고 싶은 식당이 있어도 그곳에 내 자리는 없다는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서글퍼진다. ‘캐치 테이블’에 실패한 나의 빈손을 한참 동안 바라볼 것 같다.
박상현 기자 blue@chosun.com
빛명상
행복 쌀가루가 쌓이는 밤
함박눈 쌓여가는 깊은 밤
봉창 손구멍 틈새로 들려오는 애잔한 소리
찹쌀떠억~~ 이어지는 해삼 멍게 잡슈소오~!
어느새 목구멍에선 꼬륵 꼬르륵 소리가 날 즈음…
망개떠-억!! 까지 겹쳐져 골목 모퉁이길을 돌 때면
참다못한 옆집 인식이가 봉창문을 밀고
함박눈 틈새로 사라져가는 소리를 부른다
찹쌀떡!!!하고…
이 골목 저 골목에서 예…에이…예예~~
찹쌀떡 아저씨 멍게 총각 망개떡 할배까지
덩달아 달려온다
이번엔 뒷집 종호가 시끄럽다하고 소리치며
먹고 싶은 맘을 대신한다
함박눈 뒤집어 쓴채 울상이 된 아저씨
눈썹이 하얘진 총각
눈이 소복 이 쌓인 물지게를 진 망개떡 할배를
조용히 불러들이는 감나무 집의 광호…
옆집 앞집 뒷집 사람들
어느새 우리 집 뜨락으로 모여들고
때아닌 반짝 잔치로 익어갈 무렵…
쌓여가는 눈은 어느새 행복 쌀가루로 바뀌어져 간다
아파트에 밀려난 그 소리
그리워진다
출처 : 甲辰年 그림찻방3
빛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3
2024년 6월 22일 초판 1쇄 P. 252-253
자연스러움의 가치
우리는 자연스러움의 가치를 너무 많이 잊어버린 것 같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가 자연에서 벗어나는 만큼 부작용이 발생한다. 인공적인 멋, 인간의 현실적인 삶을 질적으로 향상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모든 것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생기면서 먼 거리를 편하게 오갈 수 있게 된 것처럼. 그로 인해 공기가 오염되고 인간은 더 움직이기 싫어하게 되었다.
전기를 이용할 줄 알게 되면서 밤도 낮처럼 환해지고 여러 가지로 편리한 삶이 되었다. 그리고 어린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휴대폰과 인터넷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접하게 되는 전자파는 또 다른 심각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 전자파는 DNA를 손상시키고 그 악영향은 대를 물려 유전하면서 여러 신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이미 언론도 전자파의 부작용을 자주 보도하고 있다.
우리가 무엇인가 좋은 것, 편한 것을 얻게 되면 가진 것 중에 무언가는 잃어야 한다. 도로를 닦으면 산이 깎이고 자연은 훼손되듯 일종의 ‘거래의 법칙’이 작용한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 또한 생긴다. 반면 자신이 먼저 무엇인가 내어주어야 얻는 것도 있다.
겸손, 봉사, 절약...
자연스러움의 가치 다정송풍茶鼎松風
출처 : 빛(VIIT)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021년 1월 18일 초판 1쇄 P. 334-335
첫댓글 감사합니다.
자연스러움의 가치를 생각하고
어릴적 추억의 소리를 생각하니 괜스레 울컥해집니다 .
감사합니다 .
겸손 절약 봉사 자신이 내어 주어야 얻는것 가르침의 소중한 글 감사합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 또한 생긴다.
'거래의 법칙' 겸손 봉사 절약...
깨우침의 귀한 빛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자연스러움의 가치를 더 느끼게 되는 시대입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자연스러움의 가치를 잊지말아야겠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디지털 허들을 점점 느끼게 되는 시간 속에서 옛 자연스러움의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자연 속에서 자라는 사람이 더 정서적이고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그림찻방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진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갈수록 디지털화 되면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인정은 사라지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행복 쌀가루가 쌓이는 밤.. 모두가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정답게 지내는 모습이 참 행복해보입니다.
편리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만큼 우리는 자연스러움의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더욱 더 겸손하고 봉사하고 절약하며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귀한 빛글 마음에 잘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자연스러움의 가치...빛책속의 귀한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자연스러움의 가치,
귀한 빛의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귀한 빛 의 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그림찻방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이가 많이 드신 분이 보디빌딩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신체를 자랑하면서 한 말이 기억납니다.
"불편하게 사는 것이 아름답습니다."
왠만하면 걷고 왠만하면 자동을 피하는 삶이었습니다.
아나로그가 자신의 건강에도 좋지만, 지구 건강에도 좋으니 일석이조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