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100이닝·100K’를 돌파한다. 기아 ‘원조 핵잠수함’ 이강철(36)이 ‘더블 트리플’에 도전한다. 이강철은 1일까지 팀 내 최다인 52경기에 나가 83⅓이닝을 던져 83개의 삼진을 잡았다. 5구원승(1구원패)에 8세이브 8홀드 방어율 2.92의 빼어난 성적으로 롱릴리프나 셋업맨,최종 마무리까지 ‘전천후 구원’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강철은 2일 광주 삼성전을 포함,남은 32경기에서 16⅔이닝과 17K를 보태면 100이닝과 100탈삼진을 채우게 된다. 얼마든지 가능한 숫자. 이강철은 지난 89년 기아의 전신인 해태에 입단,98년까지 10년연속 두 자리 승수,세 자리 투구횟수,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그 결과 이강철은 지난달 2일 광주 SK전에서 프로 2번째 2,000이닝과 역시 2번째인 1,600탈삼진을 돌파했다. 이강철은 올시즌 4년 만에 100이닝과 100탈삼진을 돌파,확실한 ‘재기의 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강철은 지난 99년 무릎수술,2000년 삼성 이적(FA),지난해 7월 기아로 U턴하는 과정에서 3년을 허송세월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첫번째 2,000이닝도,프로 최다인 1,700탈삼진의 영예도 그의 차지가 됐을 터였다.
이강철은 특히 탈삼진에 큰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 1,607개를 기록,92개만 더하면 선동렬 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이 갖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 최다탈삼진(1,698개) 기록을 깰 수 있다. 이강철이 게임당 1개에 가까운 삼진을 솎아내는 것은 올시즌 직구의 구위가 최고시속 139㎞에 이를 정도로 크게 좋아졌기 대문이다. 또 공배합도 비교적 나이든 타자들에게는 직구를,젊은 타자들을 상대로는 변화구,특히 떠오르는 공(업슛)을 구사하는 게 효과를 보고 있다. “지금 상태로는 내년 이후에도 야구를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년에 (선)동렬이 형의 기록에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이강철은 아직 ‘힘 좋은’ 핵잠수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