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오른쪽 하단에 있는 시계는 지금이 벌써 10월 2일 하고도 4시간 21분이 지났다는걸 알려주고있다.
나같은 야행성 인간은 자정이 넘었건 어쨌건 우선 자고 일어나봐야 하루가 지났단걸 실감하지만,그래서 지금이 10월 2일 새벽 4시 22분(그새 1분이 흘렀다)이라해도 평소 내기준엔 그냥 10월 1일 밤이 깊은 시간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9월 1일부터 요이~땅!하고 남은 시간을 새기 시작한 입국날짜 디데이-카운트다운 덕에 요즘엔 시간에 민감하다.
바쁘게 산 3년동안 하루 24시간이 이렇게 긴줄은 몰랐다.
여태까지 참고 살았던 3년은 눈깜짝 할 사이에 지나간것 같은데 하루라는 24시간이 지나는건 끈기없는 나로선 이건 고문이다.
시계보기를 그만두기위해 정신을 다른곳으로 돌리기 시작한다.
이름하여 "스파이더 솔리티아"
어제부터 (아니..하루가 지났으니 엊그제 부터다)단 한번도 이기지 못한 분함에,이 새벽시간 동안 이길때까지 해봤다.
방금전 내리 두판을 기어이 이겨버리고 왠지 또 시작하면 이번엔 질것같은 마음에 이곳에 들어와 글쓰기 버튼을 눌러버린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때 시절 짝궁이였던 (그 이름도 안잊혀지는) 이.동.렬 이란놈과 했었던 스트리트파이터 카드게임이 생각난다.
첫판 가위바위보에 이겨 그녀석 손에 쥐어진 카드를 뒤로 펼쳐보여 그놈이 고른 카드의 파이터보다 내가고른 파이터가 강해 그 카드는 내것이 되었다.
"너..따고 배짱 없어.."
따고 배짱..
치사하고 비겁하긴 하지만,방금전 난 이동렬이 그렇게 싫어한 '따고 배짱' 짓을 해버렸다.이기면 다음판부터 안해버리는 짓..
그렇지만,나에게도 할말은 있다.
"메~~~~~~~~~롱"
약을 올리고 나니 엊그제부터 쌓여왔던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듯 하다.
이럴때마다 느끼지만,나란 사람...이리도 단순하다니..ㅋㅋ
사실 글쓰기 버튼을 누르기전,
스파이더 솔리티아를 끝내자마자 냉장고에서 오이 두개를 꺼내 정성스레 껍질을 벗기고 칼로 허리부분을 세 동강을 내어,쫑지기에 덜어놓은 고추장과 함께 방으로 들고 들어와 컴퓨터앞에 앉은거였다.
맥주를 마시기 위한 계획된 '짓거리'였음을 시인한다.
두병째 병뚜껑을 따면서 한국에 돌아가면 난생처음 해보는 독신생활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본다.
늘 그래왔듯..생각해봤자 결론은 나지 않는다.
'날라다니는 바퀴벌레가 나오면 누가 잡아주지?'
늘 생각은 여기서 멈춰버리기 때문이다.
날라다니는 바퀴벌레...
언젠가 KBS 9시 뉴스에서 본 기억이 난다.
'작은 집 바퀴는 독일에서 온 바퀴벌레이고,날라다니는 바퀴벌레는 그 색갈에서부터 크기또한 독일제 일반 바퀴와는 다르게 크고 굵으며 시커먼색갈에 ,성격또한 괴팍해 일반 살충제로는 쉽게 죽지도 않는 미국제 신종 바퀴벌레이다.'라고..
미국제라...
크기나 색갈,성격이 어떤지를 떠나 미국에서 온 바퀴벌레란말에 인상이 찌그러진다.
젠장..미국제도 별수없군..부시 탓 인게야..ㅋㅋ
지금시간 벌써 5시 40분.
이젠 슬슬 이 쓸데없는 중얼거림도 마쳐야할 시간이 온것 같다.
별 말 쓴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은 벌써 1시간이 지난 5시 40분이라니..흠~
스파이더 솔리티아에 받은 열받음과 미국제 날라다니는 바퀴벌레에 대해 복잡해진 머리에 ,맥주덕에 더해진 취기때문에 시간이 이리도 금방 지나갔구나...나름대로 감탄하면서 이젠 자야할 시간임을 고한다.
모두들..굿 나잇! 곰방와~ 오야스미~
아직도 '등록'을 누르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음은..
맥주 두명에 올라온 취기에
'쫑지기'란 단어를
'똥디기'라 썼음을 시인하여야 할지,말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기 때문임이다.
첫댓글 곤니찌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