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경남 양산 평산마을 60대 시위자가 문 전 대통령 부부를 상대로 맞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숙 여사가 모욕감 줘” 유치장서 고소장 제출
경남 양산경찰서 경찰관들이 지난 16일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 인사를 커터칼로 협박하는 등 소란을 피운 평산마을 장기 1인 시위자를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하고 있다. 사진 평산마을 주민
22일 양산경찰서에 따르면 평산마을 장기 집회·시위자 A씨(60대)는 지난 16일 특수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이후 경찰서 유치장에서 고소장을 양산경찰서에 제출했다. A씨는 우선 문 전 대통령을 상대로 형법상 간첩죄 혐의로 고소장을 냈다.
A씨는 이어 문 전 대통령 아내인 김정숙 여사를 피고소인으로 한 모욕죄 혐의 등 취지가 담긴 고소장도 제출했다. A씨는 해당 고소장에 김 여사가 ‘쌍욕을 했다’ ‘모욕감을 느끼게 했다’와 같은 내용을 담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경찰도 고소했다. 유치장에서 ‘빵을 다 먹지 않았는데, 경찰이 가져갔다’는 취지다. 현재까지 A씨가 문 전 대통령 부부와 경찰 등을 상대로 양산경찰서에 제출한 고소장은 3~4건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 내용이 다소 허황한 부분도 있어, 고소인 조사를 통해 혐의를 구체화하고, 법적 요건이 되는지 파악해야 하는데 고소인이 면담을 거부하고 있다”며 “A씨가 종이를 더 달라고 하면서, 고소장을 계속 작성하고 있다. 이 사건도 일반 사건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책 나선 文 내외 협박"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지난 5월 10일 이후부터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 주차돼 있는 60대 시위자 A씨의 차량. 연합뉴스
앞서 지난 18일 A씨는 특수협박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지난 16일 오전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 공업용 커터칼로 문 전 대통령 사저 비서실 관계자를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전날인 지난 15일 오후에는 평산마을 산책에 나선 문 전 대통령 부부에게 “겁○○○ 없이 어딜 기어 나와” 등 모욕성 발언을 하며 협박한 혐의(협박)도 받는다.
A씨 지난달 20일 공무원들이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 텐트를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할 때 가위를 들고 주민을 위협한 행동을 했고, 경찰은 모욕·폭행 혐의로 이러한 내용도 구속영장에 포함됐다.
양산 이사와 100일 넘게 시위
지난 21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사저 앞에 집회를 멈춰달라는 문구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가 주소지였던 A씨는 문 전 대통령이 퇴임하고 사저에 입주한 지난 5월 10일부터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100일 넘게 집회·시위,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평산마을과 인접한 지산마을로 이사왔다.
A씨는 지난 5월 31일 문 전 대통령 내외가 대리인을 통해 모욕·명예훼손·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한 평산마을 시위자 4명 중 1명이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비서실을 통해 “주민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법적 조치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