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증이란?
편집성 성격장애(Paranoid Personality Disorder)란 타인에 대한 강한 불신과 의심을 지니고 적대적인 태도를 나타내어 사회적 부적응을 나타내는 성격특성을 말합니다. 특히 자신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거나 학대를 받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의심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 주요 증상입니다.
다음은 편집증의 주요 특성들로 정리된 것입니다(Manschreck, 1989).
객관적 특성들
l 비판적이고 비난적인 행동, 방어적 경향, 의심
l 과대성 또는 과도한 자부심
l 조심스럽고 도피적
l 분노, 증오, 적대감, 분개, 폭력성, 공격성
l 유머가 없음
l 과민성, 세부사항에 대한 과도한 주의
l 성급하고 쉽게 짜증을 냄
l 소송과 논쟁을 좋아함
l 완고함, 독선, 은둔, 음울
주관적 특성들
l 자기참조, 피해, 과대, 열등, 애정 및 질투 망상
l 사기, 침입, 상처받는 것에 대한 망상
l 과대평가된 관념(개인의 성격, 기분과 상황과 관련해 일어나는 망상과 같은 생각, 망상보다는 약하지만 비합리적인 신념)
편집증적 경향은 그 정도에 따라 진단이 다르게 내려집니다(Fenigstein, 1994; Sarason & Sarason, 1987).
1.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정상인의 경우는 가끔 의심하는 사고를 보이고, 편집성향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의심하는 인지 스타일을 가지는 것을 특징으로 합니다.
2. 증상이 중간 정도로 심한 경우
l 편집성 성격장애: 의심하는 인지 스타일이 효율적 행동을 손상시킬 만큼 강함. 망상은 없고 현실검증력은 정상적임
l 편집(망상)장애: 안정되고 만성화된 망상체계를 보임. 다른 영역에서는 현실 검증력이 정상적임
l 급성 편집 장애: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갑자기 시작되며 6개월 이내로 지속됨. 만성화되는 경우는 드묾.
3. 증상이 매우 심한 경우
l 편집형 정신분열증: 단편화되기 쉬운 복합망상이 나타나며 심한 연상이완이 동반됨. 명백한 환각이나 다른 혼란의 증거가 있음. 현실의 왜곡이 심함.
위의 분류 중 편집성 성격장애에 대한 진단기준(DSM-5)은 다음과 같습니다. 타인의 동기를 악의에 찬 것으로 해석하는 등 광범위한 불신과 의심이 성인기 초기에 시작되어 여러 가지 상황에서 나타나며 다음 7가지 특성 중 4개 이상의 항목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1) 충분한 근거 없이 타인이 자신을 착취하고 해를 주거나 속인다고 의심한다.
(2) 친구나 동료의 성실성이나 신용에 대한 부당한 의심을 한다.
(3) 정보가 자신에게 악의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부당한 공포 때문에 터놓고 얘기하기를 꺼린다.
(4) 타인의 말이나 사건 속에서 자신을 비하하거나 위협하는 숨겨진 의미를 찾으려 한다.
(5) 원한을 오랫동안 풀지 않는다. 예컨대, 자신에 대한 모욕, 손상, 경멸을 용서하지 않는다.
(6) 타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자신의 인격이나 명성이 공격당했다고 인식하고 즉시 화를 내거나 반격한다.
(7) 이유 없이 배우자나 성적 상대자의 정절에 대해 반복적으로 의심한다.
정신분석적 입장에서는 편집성 성격장애의 원인을 망상장애와 비슷한 방식으로 설명합니다. Freud는 편집성 성격장애가 무의식적 동성애적 욕구에 기인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동성애적 욕구에 대한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서 부인, 투사, 반동형성의 방어기제를 사용함으로써 편집성 성격특성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Cameron(1963)은 편집성 성격장애가 기본적 신뢰의 결여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편집성 성격을 지닌 사람은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가학적인 양육을 받는 경향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자신과 타인에 대한 가학적 태도를 내면화합니다. 따라서, 타인의 공격, 경멸, 비판에 예민하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타인의 공격과 속임을 경계하게 됩니다.
인지적 입장에서는 편집성 성격장애자의 행동적 특징을 그들이 지닌 독특한 신념과 사고과정에 초점을 두어 설명하기도 합니다.
또한 편집증은 낮은 자존감을 기저로 하고, 그 자존감을 유지하려는 극단적인 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이훈진, 원호택, 1997; Bentall, Kinderman, & Kaney, 1994). 부정적인 자기개념이 편집증을 유발시키며, 이로 인해 다른 사람이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나 태도도 본인에게 적대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편향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서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고, 긍정적인 결과만 자신에게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자기봉사적(self-serving) 귀인편향 역시 편집증을 겪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자기 방어의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울은 편집증 연구에서 흔하게 함께 다루어지는 주제입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편집증 기저에 우울이 존재하며, 다른 연구에서는 우울의 위장된 형태가 바로 편집형 정신분열증이라고 보았습니다(MacKinnon, Michels, 1971; Zigler, Glick, 1988). 우울과 편집증은 침체되고 불쾌한 기분(dysphoric mood)을 공통점으로 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Bentall, 1994; Candido, Romney, 1990).
## 편집증 성격장애, 이렇게 다루어 주세요!
만약 자신이 현실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의사나 정신 건강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시작입니다. 자기도 모르게 드는 생각들이 객관적으로 보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그것 자체로 정신 건강에 매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편집증 성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정신 건강과 더불어 신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균형 잡힌 식사, 운동, 충분한 수면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모든 요소들이 편집증에서 멀리 떨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편집증적인 생각들이 떠오르면, 그것들과 스스로 대화를 해보는 것도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본인 스스로 내 생각이 비합리적인 생각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때 가능합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나는 미쳤어”, “제정신이 아니야” 등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려놓고 “나는 실제로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 걱정될 뿐이야.”라고 다독이는 것입니다.
정신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편집증이나 비합리적인 생각들이 일상생활을 방해한다면 심리학자나 심리치료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치료를 통해서 증상이 완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편집적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치료를 받으려고 하지 않는데 본인의 생각이 비현실적이라는 자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성격장애는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성격적 문제이기 때문에 수정과 변화가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고, 그 중에서도 편집성 성격장애에 대한 치료는 상당히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편집성 성격장애자에 대한 심리치료에서는 치료자와 내담자 간의 신뢰로운 관계 형성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심리치료를 필요로 하는 다른 내담자들에 비해서 치료사를 대체로 불신하거나 적대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원활한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이로운 치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해당 성격장애를 가진 내담자들이 치료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점 중들 중 하나는 되도록 솔직하고 개방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서로를 신뢰할 수 있을 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견고한 신뢰관계의 바탕 위에서 내담자가 자신의 내면적 갈등을 솔직하게 열어 보이고 이에 대해 치료자가 공감적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치료를 통해 내담자는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또한 현재 겪고 있는 문제와 갈등의 근본적 원인이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자각하고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실제적 노력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출처:
1) 현대 이상심리학, 학지사 출판, 권석만 저, 2013.
2) 이훈진 (1999). 편집증의 원인에 대한 탐색적 연구. Korean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 18(1),
1-15
3) WebMD Medical Reference, Reviewed by Jennifer Casarella on October 02, 2019
https://www.webmd.com/mental-health/why-paranoid#1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 가능 이미지 (Unsplash)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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