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칼코마니

<table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0" width="550"> <tbody><tr><td style="padding: 15px 0px 0px; line-height: 140%;" align="left">데칼코마니 물을 짚은 백로를 흔들리는 백로가 한 발로 올려다본다 거울 속과 똑같은 모습을 짝이라 할 수 있을까 물 밖으로 사라지면 표정도 멀어 그날, 산책길이 그러쥔 당황 한 짝처럼 멀어진 것들은 닿을 수 없어 슬픈 것이 아니라 닿고 싶기에 슬프다 주저앉은 울음을 일으키듯 한철을 손질했을 주름진 손은 다시, 온기 한 벌 껴입을 수 없어 홑겹 시간을 걸쳐 입은 바람이 길이가 다른 다섯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끝과 시작도 없이 손끝과 소리로 만들어내는 익숙한 체온 짝이라는 말만큼 다정과 냉정사이를 오가는 관계도 없다 등과 등을 맞댄 잠 돌아누운 표정이 느껴지질 않아 나를 베고 있는 나의 골똘한 팔이 마주한 벽엔 눈코입이 보이질 않았다 - 시, '데칼코마니'---------------------------------------------------- 산책길에서 바라본 백로- 물에 다리만 담가놓은 모습을 올려다보는 모습이 같습니다 겹치면 딱 포개질 데칼코마니- 그러나 물에서 백로가 물러나면 똑같은 모습도 사라집니다 짝이란, 거울에 비친 내가 아니라 서로 마주보며 늘 가까이 있는 사람일 겁니다 - 최연수 시인의 향기메일 중에서******************************************************************본체와 따로 노는 그림자는 없습니다데칼코마니라는 미술 기법은 때로는 완벽한 일체감으로 시선을 끕니다아무리 혼자여도 짝을 이루어야 완벽에 가까워지는 게 삶이고무리를 지어 혼연일체가 될 때 의지가 생겨 변화를 이끕니다가정의 탄생과 정당의 탄생을 비교해보면 참 닮은 점이 많습니다탄생이 비슷하니 해체의 과정도 닮았습니다고요한 물에 비친 백로의 모습이 데칼코마니 같아도 실제로는 물결에 흔들리듯이 겉과 안은 약간 다를 수 있는 것이지요^*^요즘 뉴스에 등장하는 '갑질'을 보고 들을 때마다 '호가호위'란 말이 생각납니다 착각이 지나치면 박제된 호랑이 옆에서 으스대는 광대가 되는 데 말이지요요지경으로 들여다보는 세상살이 같아서 마음이 무겁지만날로 높아지는 가을 하늘 아래 살사리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습니다하룻길 천천히 걸으시고, 자주 웃으시길 빕니다 </td></tr><tr><td height="50"></td></tr></tbody> </t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