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대표부 “유포 독극물은 중국發...대만은 경유만”
전국 곳곳에서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된 가운데 우정 당국이 유사한 유형의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키로 하고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21일 최근 해외에서 발송된 일부 우편물에서 유해 물질로 의심되는 물질이 발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의심 우편물을 발견하면 개봉하지 말고 경찰 등 수사기관에 바로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유해 의심 국제우편물들. /연합뉴스
주한대만대표부가 최근 대만발 국제우편물로 추정되는 소포에서 독극물 의심 물질이 전국에 유포된 것에 대해 “해당 소포는 중국발로, 대만을 경유해 한국으로 최종 도달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한대만대표부는 21일 “한국 울산 복지시설에선 지난 20일 대만에서 발송된 것으로 알려진 소포를 개봉 후 관계자 3명이 호흡곤란으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며 “현재 한국 대부분 매체가 ‘대만에서 발송된 수상한 소포’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으며 지방정부도 지속적인 긴급 재난 문자, 안전 안내 문자 발송, 국민들에게 대만 및 타이베이발 소포를 개봉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한대만대표부는 이번 사안을 즉각 우리 재정부관무서(財政部關務署·대만의 세관 업무 기구)에 통보해 조사를 진행토록 했다”며 “조사 결과 해당 소포는 중국에서 최초 발송돼 대만을 중간 경유한 후 한국으로 최종 도달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이어 “본 대표부는 이상의 조사 결과와 관련 자료를 즉각 한국 경찰 및 유관 기관에 공유했고, 현재 양국 관련 부처는 긴밀히 연락을 취하며 공조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체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됐다. 국제 우편물을 연 원장과 직원 등 3명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격리 병상에 입원했고 현재 증세가 호전돼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다. 제주에서도 20일 A씨가 “수상한 소포를 받았다”고 신고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대전·경기 용인·경남 함안 등 전국 도처에서 유사한 신고가 계속해 접수됐다.
21일 오후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에서는 독극물 의심 소포가 접수돼 건물이 전면 통제됐다. 서울 서초우체국에도 해외에서 온 수상한 소포가 보관돼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 특공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초우체국 직원과 이용객들을 건물 밖으로 내보냈다. 서울 용산우체국에도 해외에서 발송된 우편물 2개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현장에 출동했다. 그 외에도 은평·송파우체국에서도 유사한 소포가 발견됐다.
소포에서 나온 물질은 흰색의 반죽 또는 가루 형태 두 가지였는데 특별한 냄새는 나지 않았다고 한다. 울산에서 이 물질에 피부를 접촉한 피해자는 손발 저림, 어지럼증 등을 호소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피해 사례가 접수된 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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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이 잇따르자 서울시는 21일 오후 8시 18분쯤 안전 안내 문자메시지를 시민들에게 보냈다. 이 문자메시지에는 “오늘 정체불명의 국제 우편물이 여러 곳에서 신고되고 있으니 출처가 불분명한 우편물을 열어보지 마시고 112나 119에 즉시 신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 용산구도 이날 오후 8시 53분 구민들에게 “중국·대만발 유해 물질로 의심되는 해외 우편물(소포 형태)을 수령하신 용산구민은 개봉하지 말고 즉시 112 또는 119로 신고해 달라”는 안전 안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의심 사례가 계속되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유사한 유형의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