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과잉의 시대다.
자신의 삶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나 높아져 버렸고
그에 반해 그에 다다를 수 있는 길은
한정되어 있다.
아무리 노력하고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모두가 다 성공할 수는 없다.
그런데 모든 이들이
저마다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꿈을 꾸고 산다.
그러면 모두가 불행해지기 쉽다.
극소수만이 큰 성공을 하고
나머지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
좋은 자리와 자원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머지 모두는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기대 심리가
현실감 없이 높아졌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
자신의 삶에 대한 기준,
행복에 대한 기준,
성공에 대한 기준이
비현실적인 수준으로 높아졌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
높은 괴리감이 생긴 이유는
사람들이 접하는 정보의 양이
매우 많아졌고
더불어 사이버 가상현실이 주는 실재감이
삶에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으며
미디어의 세계에 몰입하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는 게 병이라는 말처럼,
사람들은 매스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필요 이상의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다.
자신의 행복감을 최적화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서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보를 흡수한다.
정보들은 무차별적으로 제공된다.
수용자의 수준이나 상태를 고려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어린이도 포르노를 접할 수 있다.
1세대 미디어라 할 수 있는 것은
영화와 신문이다.
대중의 지식수준을 향상시켜
시민 민주주의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어 한층 더 강력한 매스 미디어인
텔레비전이 등장했다.
영상 미디어의 시각적 효과는
엄청나게 발전되었고
그에 노출되는 시청자들의 의식도
보다 강력하게 지배당하게 되었다.
매스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들은
돈 없이는 제공될 수 없다.
그러므로 상업에 보다 결탁되었고
광고는 이득을 위해
사람들의 소비 심리와 기대 심리를
엄청나게 자극하게 되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그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정보 매체가
대중 속으로 유통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인터넷이다.
사람들은 단순 정보 수용자에서 벗어나서
미약하나마 정보의 직접 전달자의
위치에 서게 되었다.
블로그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는 미디어의 홍수를 의미하게 되었다.
또한 정보의 범람 속에
정보의 평균적 수준의 저하를 부르게도 되었다.
그 이전에 유통되는 정보들은
검열을 거치거나 심의를 마치거나
제작 과정에서 여러 기준들을
통과한 것들이었다.
다시 말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수준을 담보하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안의 여러 미디어들은
그 이전 매체가 가져야 했던
질적 수준을 보장하지 않는다.
보다 충동적이고
보다 솔직한 것이며
대신에 보다 근거가 부족한 것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은 몰랐던,
아니 몰랐으면 더 좋았을지 모를
여러 이야기들을 접하게 되었다.
더욱이 이 이야기들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으며,
의도적이거나 아니면 미숙함에 의해
왜곡되고 편집되어
사실과는 다른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주위에서 만나지 못했던
변호사와 펀드매니저의 이야기를
온라인을 통해 접하게 되었으며,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나
수십 명의 애인을 거느린 바람둥이도 보게 되었다.
가상인지 진짜인지 모르나
대한민국 엘리트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예전에는 생각도 못해봤을 생각도 하게 되었다.
잘 나가는 사람과
나와의 차이는 무엇인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고등학생때까지만 해도
그들은 내가 꿈꿀 수 없던 사람이었다.
그들은 전교 수석을 놓치는 일이 없는 괴물이었다.
그러나 미디어나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정보들은
나도 그들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1%의 생활상을
아주 당연한 듯이
나도 이룰 수 있는 꿈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욕망은 보다 구체적으로 자라났다.
그런데 문제는
그와 나와의 차이점이
실제로 무엇인가는
미디어 속에서는
잘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구를 한다고
누구나 마이클 조던이 될 수는 없고
노래를 부른다고
누구나 조용필이 될 수는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공부를 한다고 해서
모두가 상위권이 될 수는 없고
열심히 한다고 해서
모두가 부자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은 미디어의 메시지 속에서
곧잘 삭제되어 전달된다.
대중이 원하는 이야기는 희망의 가공이지
절망의 확대 재생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중의 입맛을 쫓아 퍼지는 정보들은
욕망을 누그러뜨리기보다는
부추기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대중을 꼬시고 유혹하는 정보들이
보다 강력한 점유율을 갖게 되고,
현실에 솔직한 이야기들은
상품성에서 고배를 마신 후
뒷전으로 밀려나고 만다.
사람은 모든 것을 잘 할 수 없다.
보다 솔직한 표현으로,
한 가지를 제대로 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사람들은 미디어의 현란한 이미지와
인터넷의 신뢰할 수 없는 정보들에 현혹되어
현실 감각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슈퍼맨이 되고자 하는
말도 안 되는 꿈을 꾸다가
결국 추락하고 만다.
그리고 비통하고 좌절하고 괴로워한다.
예전보다 풍족한 삶을 살면서
예전보다 정신적으로 병들어 있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경쟁상대로 여겼던 사람들이
같은 마을 사람들이었다.
많지 않은 수의 경쟁자들과
높지 않은 삶의 기대치가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에서 알게 된
잘나가는 소수들마저
나의 경쟁상대로 여기게 되었으며
각 분야에서 세계 일류의 모습들을
나의 롤 모델로 삼게 되었다.
동네 갑순이가 최고 미녀인 줄 알고
만족하던 시절과
무수한 연예인들을 알게 된 시절은
같을 수가 없다.
반드시 한 분야에서 일류가 아니더라도,
종합적으로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멋진 것으로 정하는 것도 있는데
그것은 더욱 난센스다.
외모는 누구 이상이기를 바라고
애인은 누구 이상이기를 바라며
운동은 누구 정도, 노래는 누구 정도,
영어는 어느 정도, 연봉은 어느 정도 등등.
어느 하나에 전념해도
그 하나를 이루기가 쉽지 않은데
모든 것을 다 어느 정도 이상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에서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은
어느 하나만 뛰어나게 잘하는 것보다
사실 어려운 일임에도 말이다.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높아진 기대치는
금방 좌절에 부딪히게 된다.
그리고 욕구 불만과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만다.
미디어는 쓴 소리를 잘 하지 않는다.
주제파악을 하라고 하기보다
노력하면 너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실을 깨달으라고 하기보다
너도 꿈꿀 자유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달콤한 위로와
격려의 거짓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에 중독되어 이성을 상실하면
자의식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초거대 팽창을 하고 만다.
더욱이 많은 한국의 청년들은 늦도록
부모에 경제적으로 의지하면서 살기 때문에
현실에 눈을 늦게 뜬다.
책임감, 독립심, 경제관념이 부족하다.
현실은 아무리 모두가 다 공부를 잘 하더라도
서울대 입학 정원은 4000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며
모두가 연애에 힘을 쏟아도
한효주급 미인의 숫자는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최고급 일자리의 수는 정해져 있고
그 자리를 차지할 탁월한 인재는
내가 아니라 따로 있다는 것이다.
확률을 계산하지 않는 투자는
원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무모한 도박일 뿐이다.
물론 내가 그 자리에 설 수 없다고
완전히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내가 갖고 있는 모든 욕심들을
다 채울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하고 싶은 것을 모두 다하고
갖고 싶은 것을 모두 다 누릴 수는 없다.
나의 신체적, 정신적, 물질적 한계를 자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그나마 내가 보다 경제적으로
나은 삶을 살 확률을 높여준다.
최선의 선택을 내리기 위해선
포기해야 할 것들을 정확하게 아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합리적인 결정이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열등감으로부터 벗어나
건전한 자아관을 갖기 위해서는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자기를 평가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나는 남들과 다르며
남들은 나와 다르다.
사람들은 저마다 재능이나 환경에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비교 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와
무엇을 좋아하는 가를 생각해야지
남들보다 더 잘할 수 있는가,
남들을 모두 이길 수 있는가 만을 생각하면
괴로움만이 밀려올 것이다.
남들이 한다고 해서
내가 꼭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올바른 현실 감각과
그에 밑바탕을 둔 건강한 자아관은
정신적 행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할 수 없는 일을 꿈꾸며
안 되는 것을 괴로워하는 인생은
안타까운 것이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가상현실의 화려함에 취해
내가 실제 삶에서 가질 수 있는
소박한 성취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잃어버린 자존감을 영원히 찾지 못할 것이고
행복할 일은 평생 없을 것이다.
연정훈이 한가인과 결혼한 것은
나와는 상관없는 그의 인생이다.
‘나는 왜 그와 같지 않은가’ 에 매달리게 되면
인생에서 찾을 수 있는 답은
매우 드물어질 것이다.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가진 소중한 것들은
순식간에 의미를 잃어버릴 수 있다.
내가 어떤 열정을 가지고 노력해서 얻은
그 무엇인가가 있다고 하자.
자랑스럽게 여겼던 그 성취가
나보다 훨씬 더 잘해낸,
그래서 매스 미디어에 오르내리는,
혹은 성공담을 책으로 펴낸
그 누군가의 무엇과 비교되는 순간
초라하게 변할 수 있다.
그런 생각들에 빠지면
삶은 공허해진다.
비록 신문에 오르내릴 정도는 아니더라도
나 또한 열심히 해서 얻어낸 것이고
충분히 자랑스러운 것이다.
신문에 오르내리는 그 하나 때문에
내가 내 노력과 내 열정을
부족했던 것으로 여겨야 할까?
또한 우리는 모두 너무나
‘우리는 누구나 잘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우리를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커지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안에서만 잘 할 수 있다.
그리고 각자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모두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우리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고,
우리 모두는 다 같은 능력을 갖고 있다는 생각은
우리를 불행하다고 여기게 만든다.
모두 같다는 가정 하에서는
모두 하나의 줄에 서서
모든 이가 가장 바라는 바만
추구하려 하기 때문에
경쟁은 한 곳으로 몰리게 쉽고
다른 것들의 가치는
사소하게 비추어지기 때문이다.
모든 미녀를 김태희 하나에 비교하는 것은
제각각의 개성 있는 아름다움을
질리게 만드는 것과도 같다.
huntsun.tistory.com/109
첫댓글 유익한글 잘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글입니다. 저또한 한국인으로 학창시절부터 1등을 향행 끊임없이 노력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끊임없이 위만 바라보며 달려오다 직장 생활을 하며 외국을 많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어디든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외국인들을 접해보니 삶에 대한 가치나 지향점이 우리와 많이 다른 것을 보고 처음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미국에 살고 있고 미국의 삶에 더 익숙해져 있지만 아직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많이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개인의 행복보다 사회적 인정과 돈, 성공을 더 추구하고 그것들을 획득해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직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그 지점에 이를 수 있고 그 또한 개인의 노력여하 보다는 타고난 수저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더 큽니다.
나 혼자 생각과 삶의 태도를 바꾸어도 주위에서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결국 대다수가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 그래서 내 자식만은 서울대를 나와 검사가 되거나 의사가 되기를 바라는 자식에 때한 삐뚤어진 욕망이 사회 전체에 투영된 비정상적 사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맞습니다
좋은글을 볼수있어 너무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욕심에 눈이 가리면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모든 병폐가 주제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한마디로 주제파악을 하고 살아야겠습니다.
옛말에 心也者는 鬼神之樞機也요 門戶也요 道路也라
마음이란 신(鬼神)이 드나드는 통로요, 오가는 길이라
내마음 상태에 따라 마치 무당에게 다른 귀신이 접신이 되듯이
사람의 마음이 귀신이 드나드는 문이고 길이라는 것입니다
마음이란 귀신이 왕래하는 길이니
마음속에 성현을 생각하면 성현의 신이 와서 응하고
마음속에 영웅을 생각하고 있으면 영웅의 신이 와서 응하며
마음속에 도적을 생각하고 있으면 도적의 신이 찾아와 응한다는 얘기와
천지간에 가득 찬 것이 신(神)이니
풀잎 하나라도 신이 떠나면 마르고
흙 바른 벽이라도 신이 떠나면 무너지고,
손톱 밑에 가시 하나 드는 것도 신이 들어서 된다는..
신이 없는 곳이 없고, 신이 하지 않는 일이 없다는 말씀과
삿 된 마음을 가지면 사신(邪神)이 들어 일을 망치고
믿음이 없이 일에 처하면 농신(弄神)이 들어 일을 어지럽게(飜弄) 하며
탐심을 두는 자는 도적의 신(賊神)이 들어 일을 더럽힌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가족, 보람, 성실, 동료애, 책임감등 참 좋은것들인데 우리 한국인들은 너무 돈에만 매몰되서 불행한게 크죠 다 비교하는것도 돈으로만...
전후 70년간의 발전원동력도 남과 비교하는것과 돈에 대한 열망때문이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이때문에 나라가 소멸하는 지경
참 아이러니하죠
생존 21세기
카페에서 많은 정보 알려주셔서
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