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3주년이 되는 올해는 미국이 일제의 한반도 침탈을 묵인한 이른바 '가쓰라-태프트 밀약' 108주년이기도 하다. 3·1운동을 가쓰라-태프트 밀약과 결부시키는 이유는 이 밀약이 맺어진 뒤 일본의 한반도 침략이 본격화되고 3·1운동 당시 미국이 이 운동을 철저히 외면했기 때문이다. 3·1운동 103주년을 맞아 대부분의 언론이 당시를 조명하면서 가쓰라-태프트 밀약과 미국의 조선 독립 운동 외면 사실을 제대로 소개하지 않는 것은 역사 왜곡에 가깝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은 1905년 7월 29일 당시 일본 총리 가쓰라와 미 육군 장관 태프트가 비밀리에 도쿄에 만나 만든 것으로 미국은 일본의 대한제국 지배권을, 일본은 미국의 필리핀 지배권을 각각 인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밀약이 맺어진 수개월 후인 1905년 8월 일본은 제2차 영일동맹에 이어 9월 포츠머스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한반도 지배권을 세계열강들로부터 인정받게 되었다. 일본은 그로부터 불과 몇 달 후인 11월 17일 을사늑약을 강요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탈했으며, 미국의 묵인 아래에 조선반도 식민침략을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