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에서는 ‘분노에 찬 필리버스터를’, 한쪽에서는 ‘편안한 수면을’
채상병 특검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24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했다. 그렇지만 결국은 특검은 의결되었다.
필리버스터는 국회에서 다수당이 수적 우세를 이용해 법안이나 정책을 통과시키는 상황을 막기 위해 소수당이 법률이 정한 범위 내에서 의사(議事)의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주로 무제한 토론을 요구하여 매우 긴 시간 동안 발언하거나, 회기진행을 늘어뜨려 시간을 소모하거나, 표결을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형태다.
이번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는 볼만한 장면이 연출됐다. 첫 번째로 나온 유상범 의원은 4시간 동안 토론형식의 연설을 하였다. 유상범 의원이 시작한 지 약 20분 후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이 머리를 뒤로 젖힌 채 잠든 듯한 모습이 보였고 같은 당 김민전 의원도 자리에서 눈을 감고 팔짱을 낀 채 조는 듯한 모습도 포착되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잠든 모습의 너무나 평온해 보인다. 집에서 자는 듯 나무나 자연스럽다.
잠든 김민전 의원 앞에서는 ‘누굴 위한 탄핵인가. 탄핵정치 중단하라’ 피켓이 세워져 있고, 잠든 최수진 의원 앞에는 ‘편파 운영 즉각 중단’ 피켓이 세워져 있다. 연단에는 국민의힘 의원이 분노에 찬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얼마나 힘들면 저러고서 잠을 자고 있을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 안타까운 면도 있다. 그리고 부러운 건 죽자고 투쟁을 하는 장소에서 저렇게 잠을 잔다는 것에 대해서 화를 내는 국민도 있다.
편안하게 잠든 두 의원의 모습에 대해 좀 더 비판적인 국민은 국민의힘이 채상병 특검을 반대한다고 하는 것은 국민에게 보여주기식 쇼로 보인다고 말을 한다. 정녕 채상병 특검을 반대한다면 잠이 오면 허벅지를 꼬집어 잠을 쫓아내거나 화장실에 가서 찬물에 세수라도 하고 왔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