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성격은 당구 경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어느 스포츠 종목인들 그렇지 않을까마는... 굳이 분류를 하자면 피지컬 보다는 멘탈 스포츠에 가까우니 성격의 영향이 그만큼 더 할 것이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당구에 있어서 개인의 성격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미세분석절 고찰' 등의 글을 쓰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내 성격을 생각할 때 참으로 한심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서 이다.
경기중에 드러나는 성격으로 분류를 하자면, 많은 분들이 짐작하시다시피 나는 비관파이며, 자학적인 성향을 심하게 나타낸다.
잘못 읽은 경로에 대해, 그리고 손이 잘못 나간 결과로 틀리게 맞은 두께에 대해, 또 스트록의 불안정으로 엉뚱하게 형성된 구질에 대해 자책하고 비탄해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반성하여 급격한 발전을 이루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냥 자학하고 통탄할 뿐이다. 그게 전부이다.
그러니 그게 자신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 없을 뿐 아니라, 개인의 스트레스 관리에도 아주 좋지 앟으며, 심지어 같이 경기하는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선물하기도 한다.
고치려고 애를 써보기도 했는데 잘 안되었고, 그러다보니 이제는 뻔뻔하게 그냥 밀고 나가는 편이다.
이런 성격에 따라오는 것은 주위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소위 말하는 까칠함이다.
한 동안 잃었던 스트록의 리듬이, 독감을 앓으면서 희한하게 되돌아오고 좋은 컨디션이 유지되던 며칠 전.
경기 중에 큐 끝에 먼가가 보이면서 눈에 거슬리기 시작하였다.
나는 이러면 집중력을 흐트린다. 아니 아주 경기의 흐름을 놓친다.
옆 테이블에서 나는 큐 미스에도 내 큐가 흔들리는 스타일이니 더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두어 이닝을 그러고 나서는 팁을 자세히 보았다. (어두어진 눈 때문에 이게 얼른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짜증을 북돋우었다.)
이런 팁이 미세한 균열이...
아, 이러면 안되는데...
그것을 어떻게 해보려고 발버둥 쳐보았지만, 결국 팁이 깨지고 말았다.
이제는 올데 갈데 없다.
한 동안 헤매는 일만 남았다.
같은 종류의 팁으로 바꾸었지만, (그랬으니 사실 큰 차이가 없겠지만)
이 까칠한 성격은 동일한 타구감이 아니라고 악악댄다.
그리고 그것을 보정하기 위해 스트록을 일부 변형한다.
당연히 달라지는 경로. 물론 안 맞는 쪽으로 ㅡ.ㅡ
이성적으로 차분히 따져볼 때, 새 팁이 그렇게 큰 차이를 낼 이유가 없을 것이다.
조금, 아주 미세하게 차이를 내는 정도일 것인데,
이 싸가지 없는 성격탓에 스스로 무너진다.
이걸 그냥 두고 바로 잡으려고 하면 또 3주는 걸릴 것이다.
그러느니 잠시 정신 수양을 하는 것이 빠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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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고 과정을 거쳐, 한 며칠 예정으로 전지 훈련을 떠납니다.
이번 한 주간 클럽에서 뵙지 못합니다만, 혹시라도 제가 생각나신다면....
어디선가 정신 수양에 몰두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주십시오.
다음주에 다시 나타나도록 하겠습니다. (__)
첫댓글 훔...팁이 깨졌던 경기가 저와의 경기였던거 같은데...저도 전지훈련을 떠나 볼까...생각중입니다...
저도 독감 끝무렵인데..............독감 끝나면 희안하게 좋은 컨디션이 될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저는 지난 몇달 동안 하도 공이 안 맞길래 최근 마지막으로 클럽에 갔던 날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상대를 아예 바꿔 봤더니, 몇달만에 애버리지 1.0 이 넘는 게임을 한번 하는 불상사를 경험하게 되더군요. 물론 제 경우엔 극히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것이 틀림 없긴 하지만, 누구에게든 분위기를 함 바꿔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격을 아주 바꾸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는 것 알고 계시죠? 사람이 갑자기 바뀌면 어쩐다는 옛말도 있자나요. 저는 서화님과 게임을 할 기회는 별로 없더라도, 클럽에서는 오래도록 뵙고 싶거든요. ㅎㅎ~~
저는 딱히 바꿀 것도 마땅치 않는데, 이참에 마눌님을........
왠지.. 저장해 둬야 할거 같은 -_-;;;
캡쳐 해뒀습니다!!! 음햐햐햐햐
이참에 마눌님을 더욱 정성껏 모셔야겠다는데.........만땅님은 왜그러셔요???
캡쳐야뭐...누구나...
멋지고,~~대단한 서화님을 알고있는 자체만해도 기분좋고, 행복합니다. 어디 수련잘하시고,한게임 부탁해요. 주중이라도 서화님이 콜 하시면 상경합니다.다음날 새벽에 갈망정~~~
며칠 훈련하시고 성격이 바뀌신다면.....그 비법을 저한테도 전수해주세요....,.ㅡ;ㅜ'''''
나두 전지훈련 떠나고 싶은데....집 떠나면 개고생이라고 더 스트레쓰 받아서 올까봐 겁나네여!
전지현 좋아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군요. 마눌님 밖에 모르는 저로서는 참.....
-> 위/아래 코멘트에 일관성이 좀 결여된거 같은데요 ㅡㅡ; 급수습? ㅋ
그냥 노후대책으로 보아주시기를......
진짜루 전지 하신것 같습니다....
당구가 안될땐 술을먹고...술이 빨리취하면 다시 당구를치고..당구가 안되면 다시 술을먹고...뭐 그런게 세상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