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모금 등 가능하나 코로나로 대선 행보 차질
윤석열 지방 일정 연기, 유승민 공식출마선언 보류
도지사 사퇴 예정됐던 원희룡도 일단 방역에 전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오른쪽)이 1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관위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12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여권에서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첫날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다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라는 돌발 악재로 대선 주자들의 행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야권 주자 가운데서는 윤 전 총장이 가장 먼저 예비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윤 전 총장의 대선 캠프를 총괄하고 있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리인 자격으로 예비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공정과 상식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겠다”며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국민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를 만들겠다.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그동안 사비를 들여 캠프를 운영해온 윤 전 총장은 이날 예비후보자 등록으로 인해 후원회를 만들거나 유급 선거사무원 선임이 가능해졌다. 이 전 실장은 캠프 인선과 관련해 “후원회장님을 좋은 분으로 모시기 위해 여러 후보를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며 “작지만 효율적인 캠프를 구성하겠다는 후보의 생각에 따라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국민의힘 주자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유승민 전 의원이 이날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는 대리인을 통해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페이스북에 “반드시 야권 단일 후보가 돼 국민의 선택을 받아 정권을 교체하고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능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각오를 적었다.중앙선관위는 선거 240일 전인 이날부터 내년 2월12일까지 예비후보자 등록을 받는다. 후보자는 선거 기탁금 6000만원(대선 후보 기탁금 20%)과 피선거권·전과기록·정규학력에 관한 증명서를 중앙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더라도 내년 2월13∼14일 이뤄지는 후보자 등록은 가능하지만,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 당일부터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고 10명 이내의 유급 선거사무원을 선임해 공약집을 만드는 등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예비후보자와 당내 경선 후보자는 후원회를 둘 수 있으며, 선거비용제한액(513억900만원)의 5%에 해당하는 25억6545만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하지만 예비후보자 등록과 함께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펼치려고 했던 주자들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발이 꽁꽁 묶였다. ‘윤석열이 듣습니다’라는 이름의 민생 행보를 이어가던 윤 전 총장은 지방 순회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일부 면담 일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번 주에 예정됐던 공식 출마 선언을 연기했다. 전날 대선 출마 및 도지사직 사퇴 발표를 검토했던 원희룡 제주지사는 당분간 대선 행보를 보류하고 제주도 방역 대응에 전념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대담기획 준비위원회가 마련한 당내 대선후보 초청 연속 대담회도 잠정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