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혁교회의 목회와 실제(6)
교회의 직분③ : 목사의 의무(직무)
말씀 : 에베소서 4:9-12
에베소서 4:9-12절에 보면 주님께서 교회에 주신 직분 중에 ‘목사와 교사’라고 했는데 이것은 무엇인가? 목사들과 주일학교 선생들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다. 목사와 교사라는 말은 목사 즉 교사를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목사의 직분은 가르치는 직분이다’는 것이다. 주님께서 당신의 교회를 이 땅 위에 세우시고 교회가 이 땅에서 거룩한 목적을 잘 이루도록 하기 위해서 가르치는 직분을 우리 가운데 세우신 것이다. 이 목사의 직분은 참으로 어려운 직분이다. 왜냐하면 교회 안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다 모여 들게 되기 때문이다. 나이 많은 사람, 젊은 사람, 어린이 등등 교회의 구성원들은 신분과 나이 등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다. 이런 교회를 가르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이런 교회 안에 사람을 세워서 가르치게 하셨다.
그러면 교사인 목사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야 한다. 목사가 그렇지 않고 자기가 수양해서 깨달은 자기의 지혜를 가르치면 그것은 교회가 아니다. 우리는 여기서 교회의 가장 중요한 측면 중의 한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교회가 가르침을 받는 공동체라는 것이다. 목사와 모든 교인들이 다 같이 가르침을 받는 공동체이다. 누가 가르치는가? 오직 하나님이 가르치신다. 곧 성령 하나님께서 가르치신다. 주님께서는 이것을 아주 강조해 주셨다. 교회라는 공동체는 주님에 의해서 가르침을 받는 공동체인 것이다. 이 공동체가 가르침을 받지 아니하면 주님의 뜻에서 벗어난 공동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나 이 면을 중요시 하는 것이다. 주님께서 우리를 친히 가르치시는데, 어떤 제도를 내셨느냐 하면 우리들 가운데서 어떤 사람들을 목사로 세우셔서 성도들을 가르치도록 하신 것이다. 이것이 주님의 뜻이다.
주님께서 왜 그렇게 하셨을까요? 그냥 주님께서 친히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면 좋을 텐데 왜 그렇게 하셨을까요? 이것은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궁금하게 여겨왔다. 옛날 하나님께서 친히 말씀하신 적이 있었다. 모세 시대에 하나님께서 친히 시내 산에 강림하셔서 큰 폭풍과 우레 소리를 동반하시며 말씀을 하시니까 백성들이 “하나님 우리는 도무지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한 사람을 세워서 우리에게 말씀하십시오”라고 요청했다.16) 그래서 세워진 사람이 모세였다. 그 시대 사람들이 모세를 통해서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그와 같은 방식을 사용하시기를 원하셨던 것이다. 그래서 칼빈과 같은 사람은 이것을 가만히 생각하다가 ‘이것은 우리로 하여금 겸손하게 하도록 하시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하나님께 직접 가르침을 받는다고 하면 사람들이 ‘나는 하나님 앞에 직접 가르침을 받는 사람이다’ 이렇게 교만해지기 쉽다. 그러나 중간에 사람을 세워서 가르침을 받게 하시면 우리가 일단은 그 사람이 무엇이라고 말하는지 잘 들어야 된다. 그리고 나서 판단을 해야 된다. 목사가 뭐라고 이야기하면 무조건 들어서는 안 된다.17) 이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가끔 보면 목사의 말씀을 무조건 들으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옳지 않다. 성경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목사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면 일단 우리는 그 분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정확히 들어야 한다. 정확히 들은 다음 성경으로 가서 이것이 과연 그러한가 하여 성경을 늘 상고해 보아야 한다. 그런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게 해서 ‘저 말씀이 정말 성경에서 가르치는 말씀이다’라는 것이 분명해지면 그것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그 말씀을 따라가는 것이다. 이렇게 했던 대표적인 사람들이 베뢰아 사람들이었다. 베뢰아 사람들을 성경에서는 ‘더 신사적이다’라고 표현했다.18) 이 말은 ‘마음이 더 열려져 있다’라는 말이다. 베뢰아 사람들은 마음이 열려져 있어서 바울이 가서 가르치면 과연 그러한가 하여 성경으로 돌아가서 성경을 읽고 상고하였다. 그 다음에 그 말씀이 가르치는 대로 살겠다고 하였다. 우리는 목사들을 통해서 선포되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런 베뢰아 성도들과 같은 자세로 듣고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교사인 목사를 세워서 성도들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게 하셨기 때문에 우리가 목사를 세울 때 하나님의 말씀을 잘 깨닫고 잘 가르칠 수 있는 은사가 있는가를 잘 살펴서 뽑아야 한다. 그리고 그 분들로 하여금 정규적인 신학 교육을 받도록 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배워 바로 가르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교인들은 목사를 통해 선포되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 배워서 자기의 삶 가운데 구현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교사인 목사의 직분이라는 것은 아주 고귀한 일 중의 하나인 것이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주의 백성들에게 은혜를 주시는 방도인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일을 맡아서 하는 직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온 교인들이 주님의 사역자들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들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 특별히 목사라는 직분은 하나님의 말씀을 맡아서 봉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이 목사에게 기대하고 바라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잘 가르쳐 주는 것이다. 우리는 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잘 배워서 가르쳐 주시도록 기도해야 한다. 또한 다음 세대를 책임질 목사들을 잘 세워서 말씀을 가르치는 직임을 잘 감당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러면 주님께서 교회에 목사와 교사로 세우신 이유가 무엇인가? 에베소서 4:12절에 보면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고 했다. 이 말씀에 기초해 보면 주님께서 교사인 목사를 세우신 목적은 세 가지다. 첫째로, 성도를 온전하게 하는 것이다. 이 말은 우리 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성경의 전체적인 가르침을 잘 받아서 온전한 사람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가르침을 받는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성도를 온전하게 하는 일’은 이 세상의 어떤 지혜로 되어 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성도가 온전하게 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된다. 그러므로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 풀어 설명하여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잘 가르쳐야 한다. 이것이 목사의 주된 직무다.
둘째는, 봉사의 일을 하게 함이다. 목사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잘 가르치는 목적이 무엇인가 하면 우리로 봉사의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 온 성도들이 하나님의 가르침을 온전히 받았으면 그 다음에는 교회의 지체로서의 의식을 가지고 ‘내가 어떻게 봉사의 일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행해야 한다. 이것은 교회 안에서의 일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인답게 이 세상에 살면서 어떻게 봉사하는 사람으로 살 것인가, 단순히 사회에 대한 봉사 정신이 아니고, 주님께서 이 일을 해 나가시는 목적 곧 주님께서 하나님 나라의 일을 지금 어떻게 진행시키고 나가시는가를 바라보면서 성도답게 내가 무엇을 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을 깨닫고 해 나가는 것이다. 이것을 쉽게 말하면 두 가지다. 하나는, 하나님께서 나를 불러서 일을 맡겨 주신 것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학교의 선생으로, 어떤 사람은 장사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의사로, 어떤 사람은 회사원으로, 어떤 사람은 정치하는 자로 살도록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것이다. 우리가 신실한 그리스도인이라면 내게 맡겨주신 그 일을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해 나가야 한다. 그 일이 바로 하나님의 일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잘못 생각하는 일들 중에 하나가 교회 일은 하나님의 일이고, 사회에 나가서 하는 일은 육신적이고 세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그렇게 가르친 적이 없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내가 나가서 하는 모든 일이 하나님의 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일을 제대로 해 나갈 수 있도록 정신을 깨우치고, 원리를 가르치는 일이 목사가 설교 시간에 하는 일이다.
또 하나 봉사의 일은 무엇이냐 하면 그것은 우리 교회의 지체로서 감당해야 할 사역이다. 이것은 세 번째 목적과 관련이 되어 지는데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온전하여지고 봉사의 일을 하게 되면 그 결과로서 12절에서 말하는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가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교회 안에 있으면서 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이제 교회 교인으로서의 의식을 날마다 더 가져 나가야 한다. ‘나는 교회의 회원이다, 이 교회의 지체이다’라고 하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내가 지체로서 이 교회가 주님의 몸된 교회답게 되도록 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을 찾아서 해 나가는 것이다. 만일 목사가 열심히 가르치는데 성도들이 그 일을 안 한다면 목사가 잘못 가르치고 있거나, 가르치기는 잘 가르치는데 사람들이 움직여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어떤 감동을 못 주거나, 가르침을 받는 사람들이 자기 일에 바쁘거나 겸손히 배우는 마음이 없어서 가르침을 받지 않거나, 그 가르침을 무시해 버리거나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므로 목사는 늘 애써 모든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잘 선포하고, 그 말씀에 순종해 살아가도록 감동이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어렵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늘 감동을 받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혹시 감동이 없어도 하나님의 말씀이 제대로 이야기되어진다면 그 말씀을 잘 새겨서 우리 마음 가운데 실현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목사들이 열심히 말씀을 가르치고 설교하다가 교인들이 전혀 반응이 없으면 소위 교인들을 움직여 나갈 방법론을 찾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목사들은 이런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요즘 한국 교회는 오직 외적인 성장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교회 성장 세미나와 같은 프로그램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양보할 수 없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성경이 가르치는 원리에 따라서 하도록 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하다가 비록 교회가 외적으로 크게 성장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주님께서 이 땅에 교회를 세우시고, 교회에서 가르치는 교사인 목사를 세우신 뜻이 우리 가운데 구현되어 지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이렇게 주님께서 교사인 목사를 세우셔서 이루시고자 하시는 그 뜻을 좇아 바르게 이루어갈 때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는 방도인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잘 가르침 받아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온전하게 되며 봉사의 일을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 가게 될 것이다.
목사는 말씀의 봉사자인 동시에 또한 교사이다. 설교에도 가르치는 작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설교는 언제나 하나님 편에서 하나님의 입이 되어 진리를 선언하는 성격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교육은 이와는 성격을 달리 한다. 교사와 제자들 사이에 하나님 말씀의 진리에 관한 문답이 있고 서로의 대화가 있다. 목사는 교사로서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진리를 가르쳐 성숙한 신자가 되게 할 사명을 가지고 있다. 개혁교회에서 교리 교육은 불가피한 경우 외에는 목사의 책무로 되어 있다.
목사의 봉사 가운데 설교와 교리교육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심방과 상담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심방은 교회의 영적 관리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개혁교회에는 일반적으로 한국교회처럼 심방을 주로 하는 여전도사나 남전도사가 없다. 심방은 언제나 목사와 장로들의 몫이다. 개혁교회에서는 교회의 공식적인 심방이 있고, 목사가 필요에 따라 스케줄을 짜서 수시로 하는 심방이 있다. 공식적인 심방은 장로들(목사 포함)이 두 사람씩 팀을 이루어 각 가정을 일 년에 적어도 한 번씩 방문하는 것인데 이 심방은 언제나 온 가족이 모이는 밤 시간에 하게 된다. 그리고 수시 심방은 목사의 재량으로 일반적으로 낮에 하게 된다. 목사의 수시 심방은 주로 병자, 과부, 독신자,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개혁교회 목회생활에서는 특별히 외로운 사람들을 심방하여 위로하고 돌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다. 목사는 이런 교인들을 규칙적으로 심방하게 된다.
성경은 병든 자와 고아와 과부 같은 어렵고 외로운 자들을 돌볼 하나님의 종들의 사명에 대하여 거듭 말하였다. 마태복음 25:31-46절을 보면 “인자가 자기 영광으로 모든 천사와 함께 올 때에 자기 영광의 보좌에 앉으리니 모든 민족을 그 앞에 모으고 각각 구분하기를 목자가 양과 염소를 구분하는 것 같이 하여 양은 그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두리라. 그 때에 임금이 그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이에 의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음식을 대접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였으며 헐벗으신 것을 보고 옷 입혔나이까. 어느 때에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가서 뵈었나이까 하리니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또 왼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저주를 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원한 불에 들어가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지 아니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 입히지 아니하였고 병들었을 때와 옥에 갇혔을 때에 돌보지 아니하였느니라 하시니 그들도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이나 목마르신 것이나 나그네 되신 것이나 헐벗으신 것이나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공양하지 아니하더이까. 이에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하시리니 그들은 영벌에, 의인들은 영생에 들어가리라 하시니라”고 했다. 이 말씀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주린 자, 목마른 자, 나그네 된 자, 헐벗은 자, 병든 자, 옥에 갇힌 자를 돌보는 것이 곧 자기에게 행하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개혁교회 목사의 수시 심방은 주로 이런 외롭고 어려운 사람들을 상대하게 된다. 목사는 다양한 형편을 가진 모든 신자들의 목자다. 그러나 목사는 먼저 외로운 자, 가난한 자, 병든 자, 고통을 당하는 자의 목사가 되어야 한다. (*)
....................................................
16) 출애굽기 20장을 참조하라.
17) 이 말씀은 목사의 말씀을 존중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잘 가르치는가를 성경 말씀에 잘 비추어 보라는 말이다.
18) 사도행전 17:10-14절을 참조하라.
*강의자 : 손재호 교수
*본글은 2024년 8월 16-17일에 부천개혁성경신학교 2024년 봄학기 집중강의 겸 부천개혁교회 제직교육을 '개혁교회의 목회와 실제'란 주제로 실시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