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기(9)(2006.1.24)티파니 쇼 그리고 파타야의 밤
농눅빌리지를 떠나 호텔로 들어가면서 가이드로부터 파타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파타야는 국제적인 휴양지로 관광만을 목적으로 개발된 휴양도시로 한국 여행객에게 매우 익숙한 곳이다. 아마 해외 관광객 중 다섯 명 중 한 명은 그 곳으로 간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시계적인 '아시아 휴양지의 꽃'으로 불릴 만큼 하루 24시간을 쏟아 부어도 지루하지 않은 즐겁고 기분 좋은 여행지 중 하나다. 타야는 방콕에서 약 147㎞ 떨어져 있다. 자동차로 2시간이면 닿는 곳이다. 방콕에서 파타야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는 마음껏 내달리고 싶을 정도로 길이 잘 닦여 있다.
이 곳이 세계적 관광지로 알려진 건 베트남전쟁 때 미군휴가병을 받으면서부터다. 그 전엔 태국 왕실의 요트클럽이 있던 작은 어촌에 머물렀다. 파타야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지니 않아 조용하던 낮과는 달리 밤은 형형색색의 강렬한 불빛을 밝히며 화려한 모습을 드러냈다. 분명 같은 도로인데 낮과 밤은 완전 다르다. 어디서 쏟아져 나왔는지 모를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을 유혹하는 화려한 불빛과 흥미로운 볼거리로 별천지를 만든다.
농눅빌리지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들은 호텔로 들어갔다. 우리들이 방에 들어갔을 때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창문을 여니 파타야 바다가 우르르 몰려들고 있었다. 잠시 후에 바라를 보니 아름다운 낙조의 모습이 달려들었다. 여행을 하면서 낙조를 보기 쉽지 않은데 붉게 물드는 하늘과 바다를 보면서 가슴 설레였다. 더 벅찬 경험은 꼭대기층(39층)에서 씨푸드(sea foods)로 저녁식사를 하게 된 것인데 메뉴도 훌륭했고 바다를 바라보면서 하는 식사는 정말 좋았다. 새우와 조개 그리고 바다가재가 포함된 식사는 다른 어느 곳에서의 식사보다도 훌륭했다. 그곳에서 분위기를 잡아가면서 식사를 한 후에 우리들은 티파니쇼를 보기 위해서 버스를 탔다. 십 분정도 지나자 티파니쇼 공연장에 닿았다.
2000년에 왔을 때는 알카자쇼로 알려졌는데 이번엔 티파니쇼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들이 도착했을 땐 막 쇼가 시작된 것 같았다. 우리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도착했는데 실질적으로 2층이었다. 가이드의 이야기로는 캠코더로 촬영하는 것은 안 되고 일반 카메라로는 촬영이 가능하다고 말해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꺼내자 위에서 조명이 나를 비추며 안 된다는 표시를 한다. 나는 잠시 당황했으나 한 컷을 찍는데 성공했고 아예 그 다음은 포기하고 말았다.
티파니 쇼는 성전환 수술자(trans gender)들과 다른 출연자들이 벌이는 쇼인데 게이들의 쇼와는 차이가 있다고가이드는 말한다. 커다란 무대와 수많은 출연진이 만드는 복합 공연. 오페라 분위기가 흐르다가 느닷없이 팝이 공연되기도 하고, 각국의 민속공연이 이어지기도 한다. 한 시간동안의 공연에 등장하는 예쁘고 늘씬한 아가씨들은 대부분이 성전환 수술자라고 한다. 들어갈 때 주는 입장권으로 음료수를 한 잔을 마시고 나서 자리에 앉아 쇼를 구경했다. 2000년도에는 조용필의 단발머리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윤도현의 아리랑이 나왔다. 각국의 관람자를 위한 배려라고 생각을 하면서 쇼를 보는 동안 1시간에 너무 짧게 느껴졌다. 사실 티파니쇼가 세계 3대 쇼에 속한다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쇼가 끝나면 출연했던 사람들이 공연장 앞에 와서 사진을 찍자고 유혹한다. 사진을 찍으면 예외 없이 1달러를 줘야 하는데 어떤 때는 그들 중 한명과 사진을 찍다가 한 명이 살짝 함께 찍은 후 1달러를 요구한다고 한다. 그들은 정말 예쁘다.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그 사람들에게서 멀리 도망을 가게 된다.
우리들은 티파니 쇼를 본 후에 거리 관광으로 들어갔다. 우선 ?셔쩔痢? 타고 가다가 노천카페앞에서 멈췄고 우리들은 가이드가 이끄는 대로 한 카페로 들어갔다. 그 카페는 작은 악단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들이 들어가자 한국음악을 연주했다. 계란형의 테이블이 있고 그 안에는 열 명이 넘는 도우미들이 우리와 함께 했다. 나는 서른 살이 넘어 보이는 한 여성과 4목 게임을 했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그녀는 다이스 게임을 제안했다. 그것은 1-9까지 숫자가 쓰여진판이 있는데 두 개의 주사위를 던져 각각의 수나 합한 수 중에서 하나에 해당하는 숫자를 눌러 먼저 게임을 끝내면 이기게 되어있는 단순한 게임이었다. 그녀는 영어를 말할 수 있어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한 두 판지나자 그녀는 천 원 짜리 지폐를 게임기 아래에 묻었고 나도 같은 동작으로 천 원 짜리 돈을 묻었다. 그녀는 능숙하게 게임을 리드했지만 누구도 게임을 끝내지 못했고 나는 천 원을 팁으로 주고 인사를 나누며 아쉽지만 그 곳을 떠났다.
우리들은 태국복싱을 하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각의 링이 설치된 곳은 작은 카페이면서 태국복싱을 볼 수 있도록 설치되어있었다. 우리들은 세 게임을 보면서 그것이 쇼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게임에서 이긴 사람은 관광객들로부터 팁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고 1달러를 받는다. 물론 이긴 자의 몫이라고 생각을 하면 될 것이다. 마지막에는 뱀쇼가 펼쳐졌다. 부부인 듯한 사람들이 코브라를 매트에 풀어놓고 쇼를 하는 것인데 아슬아슬했다. 나중에 독을 병 속에 담는 것을 보면서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파타야에는 남자를 유혹하는 여자들이 많이 있다. 의사소통만 된다면 그녀들과 맥주 한 잔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하는 동안에 태국 관광청 직원에게 질문을 하니 그녀도 맞는다고 한다. 동양인보다는 서양인이 특히 많다고 하는데 파타야의 고요한 속성이 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길을 가다보면 우리나라처럼 호객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50바트를 내면하루 밤을 나이트클럽에서 즐길 수 있다는 내용을 쓴 피켓을 들고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이층 쇼 윈도우에 여성의 쇼를 보여주어 손님들을 끌어들이는 수법을 쓰기도 했다. 거리에는 남자들 보다 여자들이 훨씬 많이 있고 손만 뻗으면 선악과를 따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 곳에 에이즈의 본산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뱀 쇼를 본 후에 우리들은 시장으로 갔다. 중간에서 우리들은 회귀한 장면을 보았다. 좌판에 각종 벌레를 볶아서 파는 것을 발견했고 가이드가 전갈 볶음을 사 주었다. 나를 포함한 용감한 사람들이 전갈 볶음을 먹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우리들은 한참동안 시장을 돌아다닌 다음 다시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사실 밤에 하는 시내 관광은 선택관광으로 50달러나 한다. 하지만 일인 당 지출되는 내용은 10달러나 될까 생각해 보았다.